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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미국 올드카의 진수, 폰티액 스타 치프 사파리 왜건

조회수 2019. 12. 31. 18: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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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문제 때문에 지금은 볼 수 없는 보닛 마스코트 사진만으로도 마음이 즐거워지는 하루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올드카 애호가는 영국 올드카나 독일 올드카에 비해 미국 올드카는 익숙하지 않은 듯합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생활 여러 분야에서 유럽보다는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왔지만, 자동차만큼은 클래식카와 새 차 모두 미국세가 그렇게 크지 않은 것은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해외의 지인이 소장하고 있는 멋진 미국 올드카의 사진 몇 장을 받고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차의 이름조차도 몰랐지만, 멋진 모습과 특이한 요소들은 물론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보닛 마스코트에 깜짝 놀라게 되었죠. 먼저 보닛 마스코트부터 보실까요?

제트기 모습을 형상화한 이 마스코트가 보닛 위에 달린 멋진 미국 올드카의 이름은 바로 폰티액 스타 치프 사파리 왜건(Pontiac Star Chief Safari Wagon)이었습니다. 간단히 스타 치프 왜건이라고 부르면 될 듯합니다.

보닛 마스코트의 앞부분은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동물의 얼굴을 성형해 놓았습니다.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 나갈 듯한, 아니 날아갈 듯한 모습입니다. 밤이 되어 조명 빛을 받으면 과연 어떤 모습을 하게 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1950년대 미국차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다는 자신감이 자동차의 디자인에 그대로 투영되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경제력과 군사력, 그리고 거기에 승자로서의 자신감까지 더해진 것이죠.

자신감의 결과는 화려함으로 표현되기 시작했는데요. 큰 차체를 바탕으로 앞과 옆, 그리고 뒤에 이르는 차체의 각 부분은 물론이고, 휠과 실내에 이르기까지 반짝이는 크롬 도금 부품을 아낌없이 썼습니다. 둥글린 차체 각 부분에 쓰인 크롬 부품들도 마음껏 기교를 부려 현란하고 멋진 굴곡을 만들어 냈습니다.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인 제트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디자인 요소들은 자동차에 적용되기도 했는데요. 마치 제트기의 날개를 닮은 듯한 핀 테일이 유행했고, 테일램프마저도 크고 둥근 제트기의 분사구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죠. 이런 디자인 트렌드는 60년대 중후반까지 이어졌는데요. 지구라는 범위를 넘어 우주를 향해가던 당시 미국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름조차 알지 못했던 이 폰티액 스타 치프 왜건에도 이런 것들이 모두 담겨 있는데요. 특히 세단이 아닌 왜건의 형태에 이렇게 많은 요소를 담아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폰티액 스타 치프 사파리 왜건의 실내는 외관에서 받았던 그 감동을 한층 더 증폭시킵니다. 나무로 만든 커다랗고 가는 스티어링 휠, 우주선 조종석을 닮은 앞 유리 주변부와 대시보드 디자인, 기교를 잔뜩 부린 투톤 컬러의 좌석, 그리고 실내 여러 부분에 쓰인 크롬 부품들까지..

이 폰티액 스타 치프 사파리 왜건만 보아도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황금기라 불리는 1950~60년대에는 모든 미국 자동차 업체가 전 세계 어느 업체도 감히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압도적인 힘과 폭발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랬던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지금은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를 따라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니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이 차를 소장하고 있는 지인에게 너무 멋진 차라는 답변을 보냈더니, 1분이 채 되지도 않아 사진 두 장을 다시 보내왔습니다. 마치 화보의 한 장면처럼 세피아 처리를 한 실내 사진이었습니다. 이렇게 환상적 분위기를 내는 차가 친구의 손에 있었다니 놀랍습니다.

존재조차 잘 모르던 1950년대 폰티액 스타 치프 사파리 왜건의 여러 사진을 보며, 자동차의 세계가 참 깊고 넓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특히 안전 문제 때문에 지금의 자동차에서는 볼 수 없는, 정말 멋진 보닛 마스코트를 보며 사진만으로도 마음이 즐거워지는 하루였습니다.

글 김주용 (엔터테크 대표, 인제스피디움 클래식카 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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