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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카가 간다~ 1980년식 MG MGB

조회수 2019. 12. 31. 19: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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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태어나 일본을 거쳐 한국에 정착
여러 곳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


안녕하세요. 얼마 전 제게는 굉장히 즐거운 친구가 하나 생겼는데요. 앞으로 이 친구와 함께 한국에서 클래식카와 다양한 자동차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 그런 사람들을 찾아다닐 예정입니다. 우선 이 여정을 함께 할 친구인 라라카(Lala Car)를 소개해야겠죠? 나이가 좀 있는 편이지만 아직은 쌩쌩 잘 달립니다. 물론 요즘 차들처럼 다양한 편의장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차와 사람이 함께 호흡할 수 있답니다.


라라카 제1호인 이 차는 라라클래식(Lala Classic)의 아트 공장장인 김주용 관장님(인제스피디움 클래식카박물관)이 일본에서 들여왔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이 차를 운용하고 관리하면서 클래식카를 좀 더 배울 수 있는 ‘마부’를 자청했지요. 척박한 한국의 클래식카 문화를 조금이라도 발전시키기 위함인데요. 앞으로 라라카와 함께 다양한 클래식카 문화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바로 이 친구입니다. 영국 MG에서 생산한 MGB이지요. 1980년 영국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주~욱 일본에서 살다 올해 5월 한국으로 영구 귀화했습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절차를 마친 끝에 지난 7월 정식 번호판을 달아 한국의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되었지요. 나이가 좀 많죠? 여기저기 손보고 돌봐야 할 곳이 많지만 자동차라는 기계가 가진 순수함으로 가득합니다. 더군다나 지붕이 열리는 로드스터랍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로드스터에 대한 로망은 있지 않을까요?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의 외장에 베이지색 내장을 갖춰 영국차다운 느낌이 물씬 풍기지요. 요즘 차들에 비해 작아 보여도 레그룸이나 실내공간은 굉장히 넉넉한 편입니다. 차체가 낮고 지붕을 열었을 때의 개방감은 요즘 차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요즘 차들과 가장 다른 부분은 앞 유리의 크기와 기울기입니다. 앞 유리가 굉장히 가파르고 세로 길이(높이)도 짧습니다. 예전 차들의 특징이지요. 속도계는 무려 100에서 200km/h까지가 레드존입니다. 아마도 과속하지 말라는 의도겠죠? 실제 그럴게 달릴 수도 없지만요.


차체에 카페 레이서 풍의 여러 데칼을 붙여 어디서나 눈에 확 띄는데요. 차 이름(MGB)과 차에 공급되는 부품을 만드는 회사, 당시 MGB를 만들었던 회사 이름(브리티시 레일랜드) 등의 데칼을 붙여놓았습니다. 재미있게도 조수석과 보닛의 데칼은 영문을 반대 방향으로 붙여놓았어요. 왜일까요? 앰뷸런스의 앞쪽 데칼이 반대 방향으로 붙어 있는 것과 같은 거랍니다. 즉, 그냥 봤을 때는 거꾸로 보이지만 앞서가는 다른 차들이 사이드 미러로 봤을 때는 정상 방향으로 보인답니다. 


요즘 차들에는 당연히 달린 에어컨이나 에어백 같은 것은 없습니다. 불편할 수도 있지만 털털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달리기 시작하면 굉장한 즐거워집니다. 출력이 고작 70마력인데도 말입니다. 요즘 경차보다도 출력이 낮지만 운전하는 즐거움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즐겁습니다.


이 차에는 ECU 같은 전자제어 장비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운전자가 차의 상태를 정확하게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요즘 차와는 전혀 달라 엔진 브레이크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고, 파워 스티어링이 없어 주차할 때는 팔에 힘이 꽤나 들어가지요. 4단 수동변속기는 각 기어가 커버하는 영역이 넓어 웬만한 작은 실수쯤은 너그러운 할아버지처럼 받아줍니다.

엔진은 요즘에 아주 보기 힘든(일부 미국차를 제외하고 거의 사용하지 않는) 직렬 4기통 OHV 1,798cc입니다. 배기량에 비해 출력이 70마력으로 낮은 편이지요. MGB는 1960년대 설계를 그대로 1980년대까지 사용했는데, 한때 92~95마력의 출력을 냈지만 점차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를 맞추기 위해 최종 버전에서는 70마력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지붕을 씌운 모습입니다. 참, 사진 속의 강아지는 지인의 반려견 ‘슈’라고 합니다. SES 출신의 가수 슈가 아니라 슈마허의 슈라고 하네요. 워낙 차를 좋아하고 또 직접 레이스도 하는 분이라 반려견의 이름도 남다른 것 같네요.


뒷모습이 굉장히 고전적입니다. 트렁크 위에는 빈티지 캐리어를 실을 수 있는 별도의 렉이 달렸습니다. 밤에 보면 언뜻 클래식 애스턴마틴과도 비슷해 보입니다. 이 당시 영국차들에서 볼 수 있는 특징 때문이지요. 세로로 길쭉한 테일램프 디자인은 요즘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형태입니다. 참, 이 사진은 한국에 들어오기 전 일본에서 찍은 거랍니다.


디자인 때문인지 몰라도 라라카가 돌아다니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십니다. 자동차 마니아부터 차에 대해서 전혀 모르시는 분이나 여고생, 심지어 어린이들까지도 모두 라라카를 좋아합니다. 거리에서 라라카를 보시면 마구마구 아는 척 해주세요. 앞으로 저는 이 차와 함께 국내에 있는 클래식카 마니아 혹은 클래식카나 자동차 문화에 관련된 곳을 부지런히 찾아다닐 예정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영국 MG 자동차와 MGB(1962~1980)


영국의 자동차 브랜드 MG(MG Cars)는 모리스 자동차의 창업자인 너필드 경(윌리엄 모리스)의 지원 아래 세실 킴버(Cecil Kimber)가 1924년에 창업한 자동차 브랜드다. 한때 세단과 쿠페도 만들었지만 창업 초기부터 2인승 스포츠카(로드스터)를 주로 만들었고, 이는 곧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MG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여느 영국 자동차 브랜드처럼 모리스, BMC(British Motor Corporation), 브리티시 레일랜드(Leyland), 로버 그룹 등 주인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 2006년 중국 SAIC가 MG 브랜드를 사들였지만, 사실상 옛 MG와의 연계성은 끊어졌다. 


MG는 값이 상대적으로 싸면서도 영국적인 맛을 내는 스포츠카로 유명했다. 그중 1962년 데뷔해 18년 동안 38만여 대가 팔린 MGB는 MG 최고의 스포츠카로 주저 없이 꼽을 수 있다. MG 같은 소규모 브랜드의 스포츠카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많은 인기를 누렸다. 

2인승 오픈 보디의 MGB는 늘씬한 스타일과 편안한 인테리어, 적당한 성능에 다루기도 쉬워 큰 인기를 끌었다. 1965년에는 지붕의 씌운 쿠페 스타일의 MGB GT, 1967년에는 6기통 버전인 MGC를 내놓았다. 1973년에는 V8 3.5L 엔진으로 힘을 한층 키운 MGB GT V8도 더하는 등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가장 인기 있었던 모델은 역시 2인승 로드스터인 MGB로 1980년 생산이 종료되었다. MGB의 단종 이후 MG 스포츠카의 전통은 한동안 명맥이 끊겼다가 1992년 MG RV8, 1995년 MG F로 계승되었다. 


영국에서 생산되어 일본을 거쳐 한국에 터전을 잡은 라라카 제1호인 1980년식 MGB는 단종되던 마지막 해에 생산된 모델로, 길이×너비×높이 4,019×1,524×1,295mm, 휠베이스 2,312mm인 2인승 로드스터다. 1.8L B시리즈 엔진과 4단 수동기어를 조합해 92~95마력/5,500rpm의 출력을 냈지만 후기형은 배출가스 규제 대응을 위해 출력이 70마력 정도로 낮아졌다. 마찬가지로 후기형인 1980년식 MGB는 초기의 크롬 도금 철제 범퍼 대신 검은색의 플라스틱(고무) 범퍼를 달았고, 사이드미러 역시 초기의 펜더형과 달리 요즘차와 같이 도어에 달렸다.

글 황욱익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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