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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애환과 추억이 담긴 서울 벽화마을 이야기

조회수 2018. 5. 30. 08: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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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이 강조되면서 서울에도 곳곳에 벽화마을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동네 곳곳에 그려진 다양한 그림 속에서 추억과 애환, 그리고 삶의 고단함도 엿볼 수 있는데요. 서울 대표 벽화마을과 함께 벽화마을의 가치를 살펴봤습니다.
개발보다 재생…세월의 흔적이 있는 벽화마을

벽화마을의 효시가 된 곳이 어딘 줄 아시나요?


바로 부산 남구 문현동에 있는 ‘문현 벽화마을’입니다. 지난 2008년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조성된 문현 벽화마을 이래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벽화마을이 등장했습니다.


벽화마을이 조성된 곳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빠져나가 쇠퇴한 지역이거나 달동네와 같은 낙후된 지역인데요. 개발보단 재생을 통해 도시를 살리려는 시도 중 하나인 벽화마을에서는 세월의 흔적과 추억,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단함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이화벽화마을_드라마 단골 장소

서울의 대표적인 벽화마을은 서울 종로구 이화동입니다. 마을 곳곳에 벽화 70여점이 그려지면서 마을 전체가 거대한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평범한 동네였던 이곳은 벽화마을로 알려지면서 외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는데요. 다양한 드라마속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한류 팬들이 꼭 찾는 순례코스도 되었죠.


하지만 2016년 4월 관광객들의 소음과 쓰레기 문제를 참지 못한 몇몇 동네사람들에 의해 벽화가 훼손되는 일을 겪기도 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_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은 서울에서 몇 남지 않은 달동네 중 한곳입니다.


1970년대 초반 철거민들이 천막을 쳐 살았다고 해서 ‘인디언 마을’이라고 불렸으나 1983년 주민들이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이 개미를 닮았다고 해 ‘개미마을’로 마을명이 바뀌었습니다.


개미마을의 벽화는 서대문구와 금호건설이 마련한 ‘빛 그린 어울림 마을’ 프로젝트로 미술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참여해 만들어졌습니다. 환영, 가족, 자연친화, 영화 같은 인생, 끝 그리고 시작이라는 주제로 벽화가 그려졌는데요.


이 벽화가 주민들의 삶의 고단함은 덜어주고, 벽화를 보기위해 방문한 사람들에겐 추억이 되고 있습니다.

성동구 마장동 꽃담벽화마을_3년에 걸친 프로젝트의 결실

마장동 꽃담벽화마을은 최근 인기가 높아진 벽화마을 입니다. 마을 담벼락에 150여개의 그림들이 자리잡으면서 지역에 온기가 불어넣어 졌는데요.


지난 2014년 시작된 마장동 꽃담벽화마을 프로젝트는 마장동 30통 지역의 낙후된 환경과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총 19회기, 35명의 작가, 1400여명의 봉사자가 참여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예전엔 피해가고 싶었던 골목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트를 즐기고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하는 명소가 됐죠. 또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고요.

밝아진 마을분위기에 범죄율 낮아지고 지역활성화에도 기여

이렇게 어둡고 음침했던 골목길 곳곳에 예쁜 그림이 그려지면서 벽화마을은 금새 가보고 싶은 동네로 변신했습니다.


보통 벽화가 그려진 곳들은 가난하고 살기 어려운 동네였기에 사람들의 발길도 뚝 끊겼던 지역이었지만 그림 하나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마을 분위기도 생기가 돌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지역 골목상권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죠. 예쁜 커피숍이 들어서기도 하고요.


또한 이러한 벽화는 셉테드(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마을이 전체적으로 환해지고 골목길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저절로 범죄율도 낮아질 수 있는 것이죠.

디즈니피케이션과 젠트리피케이션 등 문제점 노출된 벽화마을

그러나 벽화가 마을에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최근 몰려드는 외지인들로 인해 사생활 침해와 쓰레기 투기, 소음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화 벽화마을에선 더 이상 관광객이 오지 못하도록 벽화가 훼손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디즈니피케이션(Disneyfication)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도시가 고유의 정취를 잃고 미국 놀이공원인 디즈니랜드처럼 관광객 놀이터로 변해간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도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상권이 발달되지만 임대료, 부동산 가격도 올라 원주민들이 내몰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외에도 페인트 곳곳이 벗겨져 방치되는 등 벽화 관리가 꾸준하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무조건 변신이 중요하지 않아…마을 특성을 잘 살린 벽화마을 기대

도시재생의 취지로 진행된 벽화마을이 마을을 활기차게 만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켰다는 긍정적이 취지에는 모두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전국 곳곳에서 벽화마을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겠죠.


그러나 마을 특유의 추억과 역사, 특징을 반영하지 않은 일반적인 벽화는 오히려 마을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자치단체장의 치적을 위해 장기적인 계획 없이 무분별하게 추진되는 벽화마을 사업 역시 지양 돼야 할 것이고요. 주민들의 추억과 삶, 그리고 고단함까지 잘 어루만져줄 수 있는 벽화마을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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