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가리면 아파트도 폭파(?) 시키던 시절
1994년 11월 20일
서울 남산 중턱에 있었던
한 아파트가 폭파됐습니다
당시 시민들은 너도나도 구경 나와
무너지는 아파트를 보며
환호성을 질렀는데요
남산 중턱에 아파트가 있었다고요?🤔
그것도 신기한데, 폭파라니....
지금의 남산이 있기까지
어떤 역사가 숨어 있을까요?
남산의 역사를 크랩에서 담아봤습니다
3, 2, 1
발파!
우렁찬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리는 아파트...
아니 이게 무슨 일이죠?
심지어 무너진 아파트를 보며
속이 시원하다!는 시민들
1994년,
남산 중턱에 있던 아파트가
폭파됐습니다
무너진 이 아파트는
1972년에 세워진
‘남산 주공 외인아파트’인데요
외국인을 위해 세운 아파트로
외화를 벌어들일 목적으로 지어졌죠
벌써 50년 전인데
최대 35평에 17층 높이에
☆국내 최초★로
비상용 옥상 헬리포트를 만든 곳입니다
흠..멀쩡한 이 아파트를
왜 폭파한 걸까요?
사실,
외인아파트는 완공 이후
남산의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1990년 서울시 ‘남산 제모습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철거 대상이 된 거예요
왜 이런 사업을 하게 되었냐고요?
이름 그대로, 남산이 제모습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민족혼을 빼앗는다는 명분으로
지금의 리라아트고 자리에
‘경성신사’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소나무를 베어내고
아카시아 등 잡목을 심기까지 했어요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애국가의 이 가사처럼
원래 남산에는
소나무가 울창했는데 말이죠
해방이 된 이후엔
미군시설, 외국인 주택단지가
조성되었습니다
70년대에 들어서는
안기부와 같은 안보시설과
호텔이 들어섰고요
군사정권 당시 ‘남산에서 나왔다’
라고 하면 벌벌 떨 정도로
시민들에게는
두려움과 공포를 가져다 주는
상징성이 강한 곳이었죠
한마디로,
남산은
시민을 위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남산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1994년,
서울시 600년을 맞아
대대적인 '남산 제모습가꾸기'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미군 편의시설 등이 철거됐고,
안기부와 수도방위사령부는 이전했습니다
중턱에 위치한 외인아파트도
철거하기로 하는데요
아파트 폭파의
D-DAY
시민들은 구경을 위해
목 좋은 자리에 모입니다
폭파 시간에 맞춰
오후 3시가 가까워오자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는데요
가슴을 조이는 긴장감은
폭발소리와 함께
시민들의
환호성과 박수소리로 변합니다
자욱한 먼지가 사라지자
뚜렷이 보이는
남산의 새얼굴!
"오늘 허물고 보니까
그동안 25년동안 서울시민들한테
경관을 헤친데 대해서는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 장동운 / 외인아파트 건설 당시 주공총재
이후
수도방위사령부 자리에는
남산골 한옥마을이,
남산 일대에는
남산공원이 들어섰죠
"너무나 참 시원하고요
저 건너편에 보이는
하얏트 호텔도 철거가 됐으면 어떻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웃음)"
- 김영훈 / 서울 시민
"안기부 건물이었다는 게
우리한테는 어렵고 무서운 존재였는데
지금은 다시 시민들한테
친근한 존재로
다시 돌려준게 좋은 일인거 같아요"
- 이현주 / 서울 시민
외인아파트를 폭파하고 남은
폐자재들은
경부고속도로를 확장하는데
재활용됐답니다
이렇게
남산이 시민들 곁으로 온 건
그리 오래된 얘기가 아닙니다
연인들은
자물쇠로 사랑을 약속하고
가족들은
케이블카 타고 추억을 만드는 곳
남산아
앞으로도 우리 일상을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