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회의 중에 낙서하는 이유

조회수 2020. 12. 11. 13: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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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낙서하는 이유

밑줄을 긋거나 도형들을 겹치고 또 겹쳐서 그리는

정체불명의 낙서

가만 보면 많은 사람들

비슷한 버릇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낙서하는 이유는 뭘까요?


평소에 낙서를 하지 않던 사람도

특히 전화통화할 때나, 회의 중 또는 강의 중

낙서를 하고는 합니다.

(수업 중 교과서에 이런 낙서

한 번쯤 해보지 않았나요?)

그런데 무의식적으로 끄적거리게 되는 낙서에는

놀랍게도 우리 뇌의 숨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정보에 하루 종일 노출되는

우리 뇌에는 시각 청각 촉각을 포함해 오감을 넘어서

모든 감각들을 통해 신호가 들어옵니다.

예를 들어 대화를 하면,

대화의 내용뿐만 아닌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나 표정, 손짓 같은 정보가 같이 전달됩니다.

그중, 뇌가 특히 좋아하는 정보는 바로

눈으로 보는, ‘시각 정보’입니다.

그런데, 통화를 하거나 회의를 할 때는

말하는 소리는 들리지만

말하는 사람의 표정이나 손짓을 볼 수 없어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이럴 때 낙서를 하면 어느 정도의 집중을

유지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낙서를 하면 그 상황에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집중 수준을 유지시킬 수 있는데요.

그런데, 낙서를 안 하면

그 수준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운 겁니다.

"낙서를 하는 것은 주의가 분산되어

다른 데로 가버리는 걸 막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주의의 수준을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 한소원 교수 / 서울대 심리학과

즉, 지루할 때 낙서라도 안 하면 

아예 생각이 먼 산으로 떠나버리거나

잠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낙서는 이해를 도와주는 효과도 있는데요.

말할 때 손짓 발짓을 같이 하는 이유,

발표할 때 ppt를 활용하는 이유는

정보의 채널이 많아지면

더 이해하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채널로만 정보가 들어올 때보다,

여러 채널로 정보가 들어오는 것 같으면

뇌의 입장에서는 조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주의를 기울여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 장동선 박사 / 궁금한뇌연구소

곧 정보의 채널이 적은 통화 중, 회의 중에 낙서를 하면

정보의 채널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겁니다.

평소 말할 때 움직임이 큰 이태리 사람들의

팔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더니

자유롭게 움직일 때보다

이해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어떤 문제를 풀거나 다른 사람의 설명을 듣고

기억을 하는 학습 테스트를 할 때

손을 쓸 수 있을 때와 손을 묶어 놨을 때의

결과의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 장동선 박사 / 궁금한뇌연구소

낙서도 같은 맥락입니다.

더 잘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손을 움직이는 낙서 행위로 나타나는 겁니다.

실제로 낙서가 기억력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영국의 한 대학에서 기억력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낙서를 한 사람들이 안 한 사람들보다

무려 29%나 더 잘 기억했습니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의미 없는 모양만 끄적거려도

그게 단서로 작용해서 더 잘 기억하게 해주는 겁니다.

이처럼 빌 게이츠도 다보스포럼에서

낙서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 실제 빌게이츠의 낙서 -

정리하자면 우리가 낙서하는 이유는

단순한 딴짓만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더 잘 집중하고, 잘 이해하려는

뇌의 무의식적인 노력인 것입니다.

잘 집중하고 잘 이해하고 싶을 때

오히려 낙서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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