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사진 한 장 .."이걸 쓰고 일하라고요?"
단 3분이라는 시간.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잠깐만 일해도
코와 입, 몸속으로
매캐한 냄새의 분진이 들어옵니다.
마스크를 써도
얼굴은 순식간에
시커먼 먼지로 뒤덮입니다.
여기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카메라 렌즈 앞을 뒤덮은 건
하얀 눈발이 아닙니다.
이 먼지는
바로 분진입니다.
자동차 엔진 부품을
만들 때 나온
쇳가루와 유릿가루죠.
곳곳에 모래들이 떨어져 있으면
삽으로 치워야 하는데요.
지옥 같은 작업 환경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입니다.
결국 분진 뒤처리는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몫입니다.
이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단 한 가지 장비는
바로 마스크입니다.
하지만
이 마스크는
코와 입으로 들어가는 먼지를
막지 못할 정도로
품질이 낮은 마스크였습니다.
"마스크 품질이
저희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니까
조금이라도 작업할 때 덜 먹기 위해서
정규직 작업자분들한테
(좋은 마스크를) 빌려서 사용했죠.
여러 차례 요구를 했음에도
(하청) 회사는
저희 요구에 응하지 않고..."
- 최해령/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동자
계속되는 피부병과 각막 손상.
그리고 걱정되는 폐 질환.
노동자들은
건강을 지킬 수 있게
'품질 좋은 마스크'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스크만 바꾸는 게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떤 마스크를 써도
분진을 흡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어떤 방진 마스크를 써도 문제없도록
작업장의 설비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결국 설비의 주인인
원청이 나서야 하는 것이죠."
- 신승훈/ 금속노조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장
50년 전 이날,
근로환경 개선을 외치던
한 청년을 잃었음에도
여전히 산업재해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1위.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카메라를 응시한 그의 눈빛에서
더 이상 슬픔이나 아픔이 보이지 않도록
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사회가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