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괴짜 감독에게 반지를 받은 훈훈한 이유
1997년 혜성처럼 나타난 로맨틱 코미디의 걸작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을 아시나요? 시원스러운 웃음이 매력적인 줄리아 로버츠와 당시 상큼한 신인이었던 카메론 디아즈가 출연한 뭉클하고도 코믹한 영화인데요. 지금 들여다볼 영화는 이 영화와 글자 하나가 다른 '내 여자 친구의 결혼식' (원제 Bridesmaids)입니다.
올해 초 운동과 다이어트로 30kg가량을 감량해 화제가 된 '피치 퍼펙트'의 배우 레벨 윌슨은 이 영화, '내 여자 친구의 결혼식'에 출연한 바가 있지요. 주연 크리스틴 위그의 끔찍한 룸메이트로 등장했는데 짧은 분량이었지만 특유의 엉뚱하고도 묘한 코믹 연기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해외 매체 'People'에 의하면 그녀가 최근 '내 여자 친구의 결혼식'을 연출한 감독 폴 페이그로부터 반지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이 반지, 보통 반지로 보이지 않습니다. 중앙에 핑크색 원석을 둘러싸고 영화 제목이 새겨져 있고요, 반지 한쪽 옆면에는 그녀 윌슨의 이름, 다른 한쪽에는 'Hold on' 이라는 글자가 있습니다.
'Hold on'은 영화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노래 제목입니다. 삼인조 여성으로 구성된 그룹 '윌슨 필립스'가 부른 노래인데요,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이에게 따뜻한 용기를 주는 노랫말이 뭉클한 노래지요.
레벨 윌슨이 반지를 받은 이유는 올해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이 개봉 10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에, 폴 페이그 감독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출연진에게 선물한 것으로 보입니다.
폴 페이그 감독은 인기 코미디 시리즈 '오피스'를 비롯하여 '팍스 앤 레크레이션', '너스 재키'등을 연출했고, 영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히트', '스파이', 주연 캐릭터가 모두 여성으로 리부트 된 2016년 '고스트바스터즈'도 연출한 재능있는 흥행 감독입니다.
다수의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를 만든 폴 페이그 감독은 일상도 유쾌해 보입니다. 스리 피스 정장을 갖추어 입기로도 유명한 그는, 할리우드 멋쟁이 감독이기도 한데요. 1994년 결혼한 아내와 깨볶는 일상을 sns에 자주 올리는 애처가이기도 합니다.
반지를 받은 레벨 윌슨은 무척 감동해서 SNS에 반지 사진과 함께 "이 멋진 신사 @폴 페이그! 고마워요! 이 영화가 나온지 벌써 10년이나 됐다니 믿어지지가 않네요!"라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폴 페이그 감독도 본인의 SNS에 영화 10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남겼는데요. 최근 원더우먼 영화에서 빌런을 연기한 바 있는 크리스틴 위그와 함께 각본을 쓴 애니 머몰로 사이에 앉아있는 그의 사진을 올리며, "10년 전, 이 재능있는 두 사람이 훌륭한 각본을 써서 영화로 만들어달라며 날 찾아왔고, 10년 전 오늘, 그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이 두 사람에게 다 갚기 힘든 고마움을 빚졌어요."라고 애정이 담긴 글을 남겼습니다.
감독과 배우 모두 10년이 지나도록 훈훈한 이 영화는 2012년 21회 MTV영화제에서 최고의 코믹연기상, 최고의 속뒤집히는 순간상을 수상했고, 1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코미디 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유쾌통쾌하 마음 깊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다가 폭소로 복통을 일으키는 영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10주년을 맞아 가볍게 관람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Hold on' 노래가사에 위로를 받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