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상 2번 받았는데 마트에서 취업 제안받은 배우
올해의 오스카 트로피는 어떤 영화에게 돌아갈까? 작년 <기생충>의 행보와 평행이론을 달리고 있는 한 영화가 있다.
60대 여성이 밴 하나에 모든 짐을 싣고 미국을 달린다. 이들은 정확히는 지붕 있는 집이 없지만 주거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차에서 생활하며 일자리를 찾아 전국을 떠도는 사람들을 '노매드(유랑자)'라고 한다.
영화 <노매드랜드>에 등장하는 노매드 정확히말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많은 것을 잃고 길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모든 것이 붕괴 되었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차를 타고 전국을 유랑한다.
대자연과 호흡하고 무엇과도 얽매인 삶을 살지 않는다. 욕심내지 않고 가진 것에 만족하며 불편하더라도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21세기 유목민이다.
영화에서 완벽한 노매드로 변신한 배우 '프랜시스 맥도맨드'는 역할을 위해 실제 밴을 타고 생활했다. 현대판 유목민이 되기 위해 감독을 포함해 24명의 제작진이 밴에서 의식주를 해결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미국을 횡단하며 5개월 동안 7개 주 이상을 떠돌며 사막, 바다, 평원을 누볐다.
영화는 실제 비전문 배우가 출연해 사실성을 높였는데, 영화에 함께 출연한 프랜시스 맥도맨드가 유명 배우인지 잘 몰랐다고 한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프랜시스 맥도맨드는 1957년생 미국 배우다. 남편은 코엔 형제로 유명한 '조엘 코엔' 감독이다. 1997년 <파고>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21년 만인 2018년 <쓰리 빌보드>로 2관왕을 수상했다.
저.. 우리와 일해보지 않겠어요?
어마어마한 경력의 할리우드 배우가 연기를 위해 실제 노매드처럼 생활하고 몰입한 결과 진짜 노매드인 줄 알았다는 것. 재미있는 사실은 촬영 중 대형 마트 타깃(Target)에서 취업 제안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들의 삶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고 프랜시스 맥도맨드가 만들어낸 입체적인 캐릭터 '펀'이 탄생했다.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3관왕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영화 속에서는 사탕수수 농장 수확, 아마존 물류창고 단순노동, 국립공원의 캠핑 도우미 등으로 일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단기직, 육체노동의 달인. 집을 얻는 대신 음식을 위해 떠도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화 속에 담겨 있다.
한편, <노매드랜드>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노미네이트, 골든글로브 시상식 아시아계 여성 감독 최초 감독상, 작품상 수상, 제73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밖에도 계속해서 수상 내역을 갱신 중이다.
2020년 영국 영화 전문지 '사이트 앤 사운드'에서 봉준호 감독이 뽑은 차세대 거장 20인에 선정된 '클로이 자오' 감독은 마동석이 출연한 마블 영화 <이터널스>의 감독이기도 하다.
개봉은 오는 4월 1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