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웹예능의 현재와 미래

조회수 2020. 10. 9. 18: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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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입장에서 분석한 웹 예능




인터넷 웹 예능이 대세다.



방송의 힘은 과거 소수의 지상파에서 종편으로 그리고 유튜브로 빠르게 이동했다. 위기를 느낀 각 방송사는 모든 영상 매체를 빠르게 흡수하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맞는 짧은 웹예능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웹예능이 대중에게 제대로 선보인 것은 TVN의 '신서유기'이다. 그 후 JTBC가 만든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와썹맨' (2018년 2월)이 널리 알려지게 만들었다. 뒤이어 '워크맨' (2019년 5월)으로 전성기를 맞았고, 2020년에는 '시즌비시즌' (2020년 8월)으로 바통을 이어 받고 있다. 




웹 예능의 특징




첫째는 스타 활용이다.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채널은 어눌한 한국말과 솔직함이 무기인 박준형,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개나운서 장성규, 깡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비가 출연한다. 이들은 모두 든든한 국민 인지도를 등에 업고 지상파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진 스타들이다. 유튜브 플랫폼이라 하더라도 방송사 채널에서 검증되지 않은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쓸 수는 없다. 물론 일반인이 유튜브 스타로 등극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능 혹은 웃음이라는 분야에서는 그렇게 많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스타, 그것도 채널의 특징에 맞게 오픈되어 있고 다양한 밈 (Meme)이 존재하고 SNS와도 친숙한 스타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





둘째는 솔직함이다.


지상파가 이들을 담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기에 지상파는 제약이 많았다. 용인되는 수준의 비속어 사용, 이런 수위의 농담을 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드립, 음식을 먹고도 내려지는 냉정하고 가차없는 맛 평가. 방송이기 때문에 하는 일반적인 수준의 피드백은 없다. 짜여진 대본이 없이 큰 포맷만 유지하고 그때 그때마다 달라지는 상황. 모두 지상파보다 제약이 없다. 그리고 시청자도 그것을 이해한다. 심지어 순한맛, 그리고 매운맛으로 구분하여 대화나 드립의 수위를 나누어 가기도 한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요즘 세대에 맞게 광고도 대 놓고 한다. 숨기는 뒷광고를 혐오하고 광고가 들어왔다고 하면 채널이 컷다고 오히려 축하해 준다. 광고에 대한 취사 선택은 그저 시청자들에게 맡긴다. 제대로 된 조명이나 수려한 영상미 보다는 거칠고 날것이지만 솔직한 것들에 대해 소비자는 이미 ‘좋다. 괜찮다’라는 시그널을 확실히 보냈다.






셋째는 짧은 호흡이다.


우선 길이가 짧다. 소비자가 그것을 선호한다. 그리고 이것은 소비하는 장소와도 관련이 있다. 우리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자기전 침대 위에서, 화장실에 볼일을 보면서 소비하기에 길면 안 된다. 말을 하는 중에 무 자르듯 ‘싹뚝’하고 잘라버리는 편집이 오히려 대세다. 지상파에는 5년 아니 10년 이상 가는 방송 프로그램도 있다. 하지만 웹예능은 그 존속기간이 비교적 짧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면 아마 3년 이상 가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스타 1명으로 진행되는 포맷이기에 다룰 수 있는 내용이 한계가 있고, 젊은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찾고 원하기 때문이다. 기획자 입장에서는 채널의 포맷을 리뉴얼 하는 것보다 아예 다른 포맷과 주인공으로 새로 만드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아마 출연자들도 그것을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넷째는 소통이다.


이건 유튜브라는 채널의 특징이자 주 소비자인 젊은 세대의 특징이기도 하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적극적으로 인터액션을 한다. 우선 댓글이 매우 활성화 되어 있다. 이제는 아예 댓글을 캡쳐해서 상황에 맞게 편집으로 집어 넣는다. 댓글학원 우등생들이 넘쳐나는 데 그들은 댓글창에만 가둘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댓글로만 웃기는 채널도 있다. 스타를 활용하지만 채널의 30% 정도는 일반인들이 참여한다. 그것도 현장에서 우연히 섭외된 사람들이 말이다. 미리 짜 놓은 각본없이 부딪히며 난무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과 드립이 나오는 것을 즐긴다. 오히려 ‘나도 언젠간 길 가다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몰입감을 준다.


지상파가 시청자 게시판이 소통의 한계였다면 웹예능은 거의 무한대의 소통도 가능하다. 출연자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댓글은 기본이고 자신이 영상을 만들어 전달한다. 그리고 출연자에게 SNS를 통해서도 의견을 전하고 공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직접 대화하지 않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이런 소통은 내가 참여해서 만드는 내가 좋아하는 채널이라는 동질감을 준다. 제작진을 응원하고 건전한 질책으로 개선을 촉구하기도 한다.






다섯째는 확장이다.


웹 예능은 시간과 공간의 경계 자체가 없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으로 전세계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 소비가능하다.

언어쯤이야 능력자들이 자막을 달아주는 것으로도 가볍게 뛰어 넘는다. 심저어 '무슨 말인지 몰라도 너무 좋다'라는 영어 댓글도 달린다. TV와의 연계도 자연스럽다. 지금도 그렇지만 TV 프로그램을 축약 편집해서 웹에 올리는 것이 정석이었다. 하지만 웹예능의 시작이라 불리는 ‘신서유기’는 6분짜리의 짧은 하이라이트를 TV에 방송한 후 전체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파격을 선보였다. 방송 시청률은 4%정도였으나 유튜브 조회수가 짧은 시간안에 백만을 돌파했다. 이처럼 단지 웹상의 동영상 플랫폼에 갇혀있지 않고 더 많은 채널을 통해서 퍼져나갈 수도 있다.


2020년 현재까지 가장 핫한 프로그램인 ‘가짜사나이’는 2탄을 유튜브 뿐 아니라 왓챠를 통해서도 릴리즈 된다. 이것을 보면 인기 있는 채널은 다양한 포맷으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소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뿐 아니라 해외에 해당 판권을 팔 수도 있고 편집을 통해 캐릭터 상품 등으로 얼마든지 확대될 수도 있다.






웹예능은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젊은 세대의 TV 이탈을 막고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지상파의 광고 수입에 대한 자구책으로 시작한 것이었다. 이미 지상파 채널도 일반적인 수준 이상의 빅 재미를 뽑아낼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개인채널도 전국을 강타하는 웹 컨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어떤 트랜드를 만들어 내며 변화하게 될 웹 컨텐츠가 쏟아져 나올지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가 크다. 코로나 시대에 컨택하지 않고 즐길 거리가 많아지는 것을 마다할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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