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돈 많은 사람이 가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이 가는 것입니다.

조회수 2019. 7. 29. 11: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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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여름휴가 계획을 하나둘씩 세우는 계절입니다. 이미 떠난 사람도 있고, 아직 고민 중인 사람도 있겠죠. 막상 여행을 가려해도 계산기를 두들겨 보고는 지레 포기하는 분들이 있으시죠. 그래서 여행의 비용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어떤 사람이 여행을 갈까요? 돈 많은 사람? 시간이 많은 사람? 아닙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는 겁니다. 자신이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라면 더 고민할 이유가 없죠. 안 가면 되니까요. 다른 사람 시선 의식하거나 남이 가니까 가는 여행은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그러나 스스로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여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가는 쪽'으로 결정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어요.


#. 돈 때문에 망설인다면 그냥 갑시다.


여행을 좋아한다면 그다음은 돈입니다. 넓은 의미에서 돈에는 시간도 포함되어 있다고 봐요. 직장인이라면 연차를 더 쓰면서 수당을 포기해야 하고, 여행 기간을 늘리면 들어가는 비용이 추가되니까요.

여기서 다시 한번 고민을 하죠. 갈까 말까... 갈까 말까 고민한다면 안 가는 게 맞고, 돈 때문에 고민이라면 가는 게 맞습니다.


#. 내 수준에 얼마나 여행에 돈을 쓰면 적합할까요?


정답은 없지만 기준을 잡아 보라면 저는 한 달 월급이라 말하겠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1년에 한 번 가는 여행이라면 한 달 월급 정도는 써도 낭비다, 짠돌이다 할 수 없는 합리적인 수준이죠.


예를 들면 월급 500만 원인 3인 가족이 여행을 준비한다면, 


[9박 10일 기준]

1. 유럽 항공권 240만 원, 숙박비 135만 원, 여행경비 125만 원(1일당 12만 원)

* 이 경우는 1일당 쓸 수 있는 비용이 너무 빠듯하죠. 그래서 장거리(미국,유럽) 여행은 월급 2배를 예상 경비로 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 대신 1년이 아닌 2년을 기준으로 해야겠죠.

2. 동남아 항공권 120만 원 , 숙박비 180만 원 , 여행경비 200만 원(1일당 20만 원)


[4박 5일 기준]

1. 동남아 항공권 120만 원, 숙박비 80만 원, 여행경비 300만 원(1일당 30만 원)



하나 더 예를 본다면 월급 300만 원인 1인 가구의 경우,


[9박 10일 기준]

1. 유럽 항공권 80만 원, 숙박비 120만 원 , 여행경비 100만 원(1일당 10만 원)

2. 동남아 항공권 40만 원 , 숙박비 110만 원 , 여행경비 150만 원(1일당 15만 원)


[4박 5일 기준]

1. 동남아 항공권 40만 원, 숙박비 60만 원, 여행경비 200만 원(1일당 20만 원)


#. 이제 경제적 사고로 생각합니다.


먼저 인스타그램을 끕니다. 자신과 비슷한 수준이라 생각한 친구나 지인이 호화로운 호텔 사진과 여유로운 풍광, 맛있는 현지식을 올리는 사진에 휩싸이면 이성을 잃게 되니까요. 이성을 차리시고. 위에서 정한 분류에 맞게 이제 설계를 들어가야겠죠.


①항공권이나 ②숙박은 미리 예약하는 게 싸다는 건 당연지사. 최소 4~5개월 전에 해두세요. 요즈음 가격 비교 사이트(플레이 윙즈, 호텔스컴바인 등)가 워낙 좋으니 개별 예약도 쉽더라고요. 단, 인생사 어찌 될지 모르니 호텔의 경우는 확약 조건은 아무리 싸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③여행 경비는 최소 비용의 최대 만족,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 기회비용 등등을 계속 되뇝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게 무언지 생각해보면 답은 쉬워요. 좋아하는 장소나 볼거리 위주로 동선을 짜면 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여행 가이드북을 안 보시길 바랍니다. 수백 가지의 카페나 맛집 수록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여행 경로를 맛집 위주로 짜기 때문이죠. 맛 칼럼니스트가 아니라면 이런 여행 가이드는 패스.

 


#. 경제적 여행을 위한 몇 가지 팁


티켓은 온라인(KLOOK, KKDAY 등)으로 미리 구매하세요. 가격도 더 저렴하지만 줄 서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답니다.

호텔 예약 시 조식을 전부 포함하지 마세요. 며칠이라도 현지식 아침을 먹어보는 것도 좋거든요.


햇반과 컵라면은 필수죠. 돌아다니다 보면 지쳐서 저녁 먹는 것도 만사 귀찮을 때가 있어요. 이럴 때 호텔에서 간단히 먹는 저녁은 꿀맛이랍니다.


숙소 근처 슈퍼마켓을 최대한 활용하세요. 그 나라의 색다른 식재료나 과일들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요.


관광지에서는 메인 도로를 약간만 벗어나도 가격차가 많습니다. 물건 살 때 절대 사람 많이 몰리는 곳은 피하세요. 음식점도 마찬가지.


유명 관광지라도 꼭 가야 할 이유 아니라면 가지 않습니다. 관심 없는 성당, 마천루, 쇼핑몰, 해변....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이 훨씬 더 잘 찍혀있고 보기 좋습니다. 본인이 관심 없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도 방법.


홍콩에 간다고 전부 홍콩 음식만 먹으란 법은 없습니다. 피자, 스파게티, 포르투갈, 인도음식 등 다양한 요리를 즐겨보세요. 제가 다녀본 나라 중에 인도 음식점은 전부 최고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인도 음식점들은 매우 비싼 가격임에 비해 해외에서는 인도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많기 때문에 더 싸고, 정통이기 때문입니다.


#. 여행지에서는 시간과 돈, 체력은 동의어입니다.

본전 생각해서 매일을 전투적으로 관광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여행 기간이 길면 하루는 호텔에서 쉬는 것도 좋아요. 우리가 일상에서도 하루는 쉬잖아요. 또한 돈 아낀다고 지하철 탔다가 피곤하고, 시간 버릴 바에는 택시를 타는 것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괜히 탈 나면 남은 여행을 망칠 수도 있으니 체력은 돈이고, 시간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균형을 잘 맞추시길 바래요.


한 번뿐인 여행인데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다 해봐야지 생각하신다면 괴로울 수 있어요. 돈도 시간도 체력적으로도. 다음에 또 오면 되잖아요. 그때 더 좋은 컨디션(경제적, 정신적)일 수 있으니 본인의 수준 이상의 무리한 지출은 지양하시는 게 좋습니다.


왜 같은 장소를 또 와도 되냐면요. 여행은 같은 곳이라도 올 때마다 다른 감동을 우리에게 주거든요.


20대에 왔던 곳을 40대에 다시 왔을 때..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예전의 나와 다시 마주칠 수 있답니다. 물론 내 모습과 생각은 그때와 지금은 너무나 달라져 있겠지만 말이죠. 그러나 여행은 그 당시의 내 모습도 지금의 나를 완성시키는 중간 과정이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기회입니다.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운'과 같은 기회. 그걸 확인하는 게 여행입니다. 


그건 성실하고 노력한 삶을 산 사람에게 주어지는 '운'과 같은 거에요.
그런 '운'이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삶을 기대하며,
우리는 오늘 또 여행은 떠나겠죠.
이 글은 직장생활연구소 연구원 골드래빗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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