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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 그만두고 전기 기술자로 직업을 바꾼 남자 2

조회수 2019. 3. 26.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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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떠난 사람들 인터뷰

- 1편 먼저 보기 - 


▶ 이름만 대면 아는 대기업을 다니다가 소위 ‘노가다’로 보이는 일로 업을 바꾸었다. 만나는 사람들이 “어쩌다 이 일을 하게 됐어요?” 라고 많이 물을 것 같다. 뭐라고 답하나?


맞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회사가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고 나의 직업을 위해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럼 사람들 표정이 달라진다. 거기에 출신회사를 말해 주고 석사 학위, 기사 자격증까지 있다고 하면 사람을 달리 본다. 내 자랑이 아니라 그게 우리 사회의 기술직을 바라보는 현실인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이름도 없는 시시한 회사를 다니다가 이 일을 했으면 어땠을까? 그냥 ‘할 일이 없으니 아버지 일을 하는구나.’라고 여기고 더 묻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 인터뷰를 하는 것도 내가 ‘유명 대기업’을 다니다가 때려 치우고 직업을 바꿔 전기일을 하는것이 아니었다면 인터뷰를 제안하지 않았을 거 아닌가? 솔직히 우리나라 좋은 대학 나오면 알아주듯이,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회사 다니는 것도 알아준다. 그게 현실이다.



▶ 직업을 바꾸는데 좋은 시기가 있다고 생각하나?


분명히 때가 있다고 본다. 내 나이가 서른 일곱인데 35살 전후가 아니면 그 이상의 나이면 조금 힘들 것 같다. 직업을 바꾸는 전직은 완전히 새로운 일이다.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 전직은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지 않으면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공부가 필수다. 그래서 냉정하게 사십대가 넘어서면 많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재직하면서 40대 이후가 되었다면 아직 무얼 할지 모르겠다면, 최대한 회사 생활을 연장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본다. 인사팀장 바지 가랭이를 붙잡아서라도 말이다.




▶ 책을 준비중이라고 들었다. 어떤 책인가?


전기기사 자격증 공부하면서 이해하게 된 전기 이론같은 것을 좀 쉽게 블로그에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써 놓고 보니 제법 많은 꼭지가 되었다. 그걸 보고 중견 출판사에서 먼저 책을 내자고 연락이 왔다. 그러다 보니 이공계쪽 전문, 유명 출판사에서 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성안당이라는 이공계 전문 출판사에 투고를 했다. 바로 다음날 오전에 편집국장님이 나에게 전화를 하시며 함께 좋은 책을 쓰자고 제안하셨다. 그리고 이전 출판사와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하게 되었다. 결국 블로그를 꾸준히 하면서 많은 기회가 생기게 된 것이다. 올 가을정도에는 출간하게 될 것 같다.


책의 타겟은 전기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부터 전기 자격증을 공부하기 전의 예비 수험생이다. 전공자가 읽어도 상관없지만 비전공자가 읽어도 전기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쓰고있다. 전기 이론뿐만 아니라 전기 상식, 전기 공사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고 직접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토대로 설명하려 한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은 글을 쓰는 것을 어려워하고 전기 이론을 잘 아는 교수나 학자의 경우는 오히려 현장일을 잘 모른다. 두 부류의 중간에 위치한 나는 오히려 책쓰기 좋은 환경이었다.


국내 전기 관련 책의 대부분이 일본인이 쓴 책이다. 한국과 일본의 전력실정이 맞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런데 대다수 번역자들이 전기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기에 일본의 전력 실정 그대로 우리가 배우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쓰는 책은 한국의 전력 상황에 맞는 책이 될 거다.



 

▶ 책을 쓰는데 자부심이 있는 것 같다.


좋은 기회다. 책을 쓰면서 드는 생각은 결국은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적당히 밖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안의 생각이나 지식을 대중들이 볼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을 하고 드러내야 나라는 존재가 알려지는 것 같다. 매번 남들이 하는 것만 보면서 ‘나도 저 생각했는데’ 하며 후회해 봐야 스트레스만 쌓인다. 생각했으면 표현하고 드러내야 한다. 블로그가 되었던 유튜브가 되었던 딜리버리하는 수단일 뿐이다. 가장 핵심은 나를 표현한다는 것 그 자체다. 나도 표현하고 생산하면서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성남시에서 전기문제가 생기면 연락하면 된다.




▶ 지금 전기일을 하는 것은 어떤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있나?


만족한다. 하지만 불안한 점이 있다. 지금의 나는 아버지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월급쟁이 형태다. 가끔 드는 두려움은 ‘만약 아버지가 없다면’이다. 마치 어느 날 회사에 갔는데 내 책상이 없는것과 같은 두려움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다면 나 혼자 덜컥 남겨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스스로 나의 미래를 만들고 신뢰를 이어가며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조금 있다.


그래서 어서 책을 내고 마흔살쯤에는 전기쪽의 최고 자격증인 ‘전기기술사’ 준비를 하려고 한다. 기술사를 취득하고 나면 현장일보다는 건물 시공 시 감리 등의 일을 할 수 있다. 책을 쓰고 기술사를 따고 또 남들보다 뒤떨어지지 않는 언변을 활용해서 학원이나 전문대학교 등의 시간 강사를 할 수도 있다. 기술사 자격증 그리고 전기 관련 책을 쓴 경험, 석사학위 거기에 현장경험까지 있으면 이쪽 필드에서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그것이 내가 홀로 섰을 때 이루고자 하는 Plan B의 명확한 모습이다.




▶ 또다른 Plan B를 준비하는건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싫어서 인가? 


싫어서는 아니다. 그리고 아버지에 비해 나는 충분히 노련하지 못하다. 아버지는 30년이 넘으셨고 나는 3년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잘하는 장점이 분명히 있기에 그걸 살리고 싶은거다. 예를 들면 말을 조리있게 한다거나 글을 쓰는 것 말이다. 내 장점을 더 활용하고 싶다.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님의 추천으로 세계적으로 공신력 높은 지능검사인 웩슬러 아이큐 검사를 받았다. 임상심리학자를 통해 1:1로 받아본 것이었는데 이때 지능이 상위 2% 이내 드는 최우수 지능을 판정받았다. 특히 언어성 항목에서는 상위 0.067% 수준으로 매우 높게 나왔다. 이는 손을 직접 쓰는 것보단 말과 글과 같은 언어성 지능쪽에 재능이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자신의 재능이 뭔지 알고 거기에 맞게 사는게 좀더 탁월한 선택이 아닐까 한다.




▶ 힘든 일은?


사실 회사를 떠나서 현장에서 일을 하는 초창기에는 많이 낙심도 되었다. 최신식 건물과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여름엔 에어컨 겨울에 히터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일했다. 그러다가 먼지 많고 춥고, 더운 곳에서 일하는 게 솔직히 쉽지는 않았다. 먼지구덩이에서 일하다가 잠깐 쉴 때는 약간의 자괴감도 들었다. 다시 군대로 돌아간 기분도 들었다. 일이 힘들어서 몸이 힘든 것보다는 익숙한 일을 떠나서 내 스스로가 완전 초짜가 되는 일을 한 다는 것이 처음에는 스트레스가 되었다. 이제는 익숙해졌고 나아졌다.




▶ 이런 직업의 변화에 대해서 부모님의 반응은 어땟나?


아버지에게는 가끔 더럽고 춥고 덥고 한 현장일이 힘들다고 푸념을 했었다. 그럴때마다 아버지는 “너는 지금 먼지나는 현장에서 일하지만 나와는 다르게 더 나은 일을 하게 될꺼야”라고 말씀하셨다. 당신도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아들이 좀더 나은, 또 다른 일을 하기 원하는 희망과 내가 공부하고 배운 것을 썩히지 말하는 말씀으로 생각되었다. 어머니도 아들이 이 일을 하는걸 원치는 않으셨다. 아버지가 힘들게 일을 하시는 것을 아니까 자식까지 그 일을 하는걸 어머니는 당연히 내켜하지 않으신 거다. 하지만 지금 어머니는 만족해하신다. 아들이 아버지의 든든한 직업 조력자가 되고 또 책도 쓰고 평생 직업과 돈벌이가 안정적이기 때문인 것 같다. 어머니가 모임에 나가면 내 또래 친구들이 갑자기 실직하거나 직장에 대해 불안해하시는 것을 많이 보신다는데 그런면에서 아들의 선택이 잘한것 이라고 느끼신다고 한다.




▶ 일을 하면서 생각이 바뀐 부분이 있다면?


직업에 대한 관념이 바뀌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당신의 직업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만약 ‘OO기업 전략기획팀에서 일합니다.’ 라고 이야기 한다면 그건 직업이 아니다. 그것은 그냥 직책이다. 그의 직업은 '회사원'인 것이다. 직업은 어떤 소속안에서의 직책이 아니라 ‘스스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일’ 이라고 생각한다. 전기기술자는 회사에 속해도 전기기술자고 나와도 전기기술자다. 


어머니께서 얼마전까지 백화점의 판매사원으로 일하였다. 그 당시 어머니에게 질문을 했었다. 어머니의 직업은 무엇이냐고. 어머니는 백화점 판매사원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재차 여쭈어 보았다. 그 백화점을 떠나면 직업이 무엇이냐고. 어머니는 바로 대답하셨다. "백수지 뭐야~" 그런면에서 보면 누군가에게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직업 인 것 같다. 어머니와 대화를 통해 회사와 직책에 얽매이지 말고 더더욱 스스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직업이 좋다는 것이 여기에서 나온다. 이들은 병원이나 로펌 등에서도 월급을 받아가며 일을 할 수 있지만 언제라도 나와 자신의 직업을 살리며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다. 


회사에서 나는 데이터 분석가로 일을 했지만 그건 회사라는 조직의 울타리 안에 있을때 뿐이다. 밖으로 나가면 혼자서 무언가를 할 수가 없다. 회사에서 뿐 아니라 회사라는 시스템 밖에서도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진짜 전문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같은 직업으로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직업이 제대로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가족이 가장 큰 힘이고 감사의 주제라고 말한다.



▶ 회사안에서 하던 일을 이어서 회사 밖에서 일할 수 있는 직종은 대단히 한정적이다. 만약 내가 회사안에서 하던일을 밖으로 이어갈 수 없는 직종에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속적으로 일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언지를 끊임없이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아니다.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두는게 나은 것 같다. 직업이 되면 즉, 돈벌이가 되면 좋아하는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대신 자신이 남들보다 이거 하나는 잘할 수 있다 싶은 것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여러가지 많은 경험을 직접 해 보고 직접이 하기 어렵다면 그런 직업의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다.


나도 통계학 석사까지 하고 뺀찌잡고 전기설비하고 누전잡는 일 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물론 운 좋게 그 일을 하시는 아버지가 가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만약 회사가 어려워져 나가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처럼 늘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안일주의가 있다. 그러다 보니 미래를 의식을 안하고 그냥 ‘어차피 안될거 이 순간을 즐기자’는 생각이 좀 많은 것 같다. 결국은 당연한 얘기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하는 수 밖에 없다고 본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고민을 별로 안한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친구들한테 얘기를 해도 그저 흘려 듣는다. 필요한 사람은 열심히 찾으려 하지만 필요치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 않는다. 내 나이가 서른일곱인데 직장에 다니는 내 친구들 중 10년 후에도 직장에 있는 친구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때 가서 고민하기엔 너무 늦은게 아닐까?




▶ 중요한 질문이다. 돈은 잘 버나?


질문지를 받고 아버지와 잠깐 상의했었다. 음… 회사 다닐 때보다 두배 이상은 번다. 연봉 일억이면 한달 실 수령액이 650만원 정도일 거다. 평균적으로 그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아버지와 둘이 번 돈을 단순히 반으로 나누었을때 기준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버지께 월급을 받는 상황이기에 어디가서 연봉 1억이라고 말하기엔 애매하다. 


이런 기술직은 갖추어야 할 재료만 있으면 나머지는 모두 수익이 되기에 영업 이익률은 높은 편이다. 어머니께서 일을 그만두시고 지금 가게에서 전기재료 판매일도 같이 하고 계신다. 그리고 작지만 오랫동안 새들어 있던 가게를 나와 상권 도로변 상가주택도 대출받아서 작년에 매입했다. 1억이 좀 넘던 대출도 갚았다. 원래는 2년동안 갚자고 목표를 설정했는데 1년만에 갚았다. 기술직의 장점 중 하나가 큰 고정비 없이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작은 카페를 하나 오픈하려고 해도 인테리어만 해도 수천에서 1억은 넘어가는데 말이다. 




▶ 직장인 중 일부는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별다른 행동없이 회사만 다니는 인생을 산다. 그리고 준비없이 세상에 던져진다. 왜 그런다고 생각하나? 


돈 때문이라고 본다. 당장 생활해야 할 현재 수준의 삶을 유지시켜줄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장의 그 돈벌이 만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능력과 자신감이 있다면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도 좀 회사마다 다른데 정말 괜찮은 회사인데 오래 버티면서 연봉도 계속 높은 상승율을 자랑한다면 능력있는 것이다. 그런데 시시한 회사에 연봉도 잘 안오르면서 계속 다니는 것은 이직할 만한 능력이 되지 않아 소위 '버티기' 하는 것이다.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직장인들아, 안주하지 말고 스스로를 계발해 나가라’라는 말이 뻘소리가 아님은 나도 밖에 나와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직장 다니면서 월급이라는 보험이 나올 때 무언가 다른 일을 계속 시도해 봐야 한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본다면? 대안을 찾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보기 바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준거집단을 중요하게 여기고 영향도 많이 받는다. 유명회사 다니는 사람들은 유명회사 다니는 사람들만 만나고 비슷한 분류의 사람들만 만난다. 그리고 비슷한 얘기만 나누게 된다. 그렇게 만나면 대화는 통할 수 있지만 생각이 충돌하면서 얻는 찰나의 깨달음이나 발전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경험이 많은 사람,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을 많이 만나면 좋겠다.


나는 이 일을 하기전에는 사다리차를 한시간 쓰고 주는 돈 10만원이 아까웠다. 하지만 전기일을 하면서 사다리차 기사분들을 만나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전기선 끊어먹지 않고 물건을 잘 올리고 내릴 수 있게 세팅하는 것이 기술이 필요했고 또 사다리차 구입, 유지 비용이 꽤 들어가는 것도 알았다. 만나고 얘기하니 알게 되고 눈이 넓어지는것 같았다. 결국은 현재의 당신이 편안하게 느끼는 준거집단을 벗어나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꽤나 쉽지는 않다. 




▶ 취업이 어려운 시기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하고픈 말이 혹시 있나?


학생은 단어 그대로 배우는 시기다. 이 때 최선을 다해서 후회없이 배우고 공부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취업시기가 되면 취업을 통해 회사는 어떻게 돈을 벌고 운용하고 사람을 관리하는지 배웠으면 좋겠다. 아무리 창업 아이템이 근사한게 있다해도 조직생활 경험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말을 꼰대라고 생각하고 ‘내 인생 내가 살 테니 당신이나 잘하세요’ 라고 말한다면 할말은 없다. 40대부터 60대 까지가 많이 하는 후회가 ‘좀 더 많이 공부할 걸’ 이라고 한다. 학생 때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많이 배우길 바란다. 세상에 쓸모없는 배움은 없다고 믿는다. 




▶ 혹시 대학교도 가지 않고 취업도 하지 않고 그냥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이 일을 했으면 어땠을 것 같나? 


직장생활보다 잘 벌고 만족도도 높고 해서 아버지에게 질문과 비슷한 말을 한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만약 그랬다면 ‘너에게 이 일을 안 가르쳤을 거다.’라고 하셨다. “지금이야 공부도 할 만큼 했고 직장도 다녀봤으니까 미련이 없는 거야. 고등학교만 나오고 이 일했으면 이 정도 버는 돈의 소중함도 모르고 돈을 썼을 거고, 대학생들의 문화를 부러워했을 거고 유명회사 직장인도 부러워 했을거야. 그렇게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 있는 상태라면 넌 이 일을 오래하지 못했을 거야.”라고 말씀하셨다.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다. 사실 유명회사 퇴사도 미련이 없기에 이 일에 더 집중해서 더 높은 목표도 설정하고 일할 수 있는 것 같다. 아버지 말씀이 맞았다. 아버지의 삶의 지혜가 켠켠히 쌓인 것을 느낀다. 아버지가 위대해 보였다. 




▶ 서른 다섯살의 후배가 나도 회사 그만두고 다른 일로 전직을 하겠다고 한다면 해주고 싶은 말은? 


어떤 일이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지를 묻고 싶다. 그 말은 스스로 납득할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가슴 뛰는 열정이 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가능하지 않은 일이 세상에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서른 다섯이라면 열정만 있어서는 안되고 무언가를 잘 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좋아하는게 아닌 잘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 인맥, 사람 중요하다고 하는데 도움을 줄 사람은 있는지, 좋아 보이고 그냥 괜찮아 보여서 하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삼 십대 중반은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많이 가져야 하는 나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시기의 결정이 인생을 바로미터가 되는것을 연장자들의 대화를 통해 많이 느꼈다. 이때 가장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올바른 선택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성남시와 맺은 센서등 지원 업무 협약식




▶ 본인이 생각하는 성공이란?


물론 일반론적으로 본다면 돈이 성공의 우선적인 기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로또 당첨되서 50억을 갖게 된다고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성공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의 잣대를 세우고 그것에 다다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대학교, 대학원, 직장에서 수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고 당했다. 남는 것은 너덜너덜해진 자존감 뿐이다.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상태가 성공이라고 본다.




▶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삼십대 후반이 되면서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부여되는 시간이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우리 편이 아니다. 꾸물거리는 만큼 시간의 가치를 얕보는 것이다. 급하고 빠르게 살라는 것이 아니라 항상 시간의 가치를 염두하고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살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내가 거주하는 성남은 언덕도 많고 어렵게 사시는 저소득층 독거노인도 많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동네 노후 주택에 센서등을 달아주는 재능기부였다. 2월 말에 성남시 사회복지과와 협약식을 가졌다. 나도 이렇게 전기 기술자로 직업을 바꾸고 연착륙 하고 있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 아버지를 믿고 찾아주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좋은 일 한다고 잘났다.’라고 자랑하고 싶은게 아니다. 아버지께서도 당신이 30년이 넘도록 성남시에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성남시 주민들 덕분이라고 말씀을 하신다. 그런 분들에게 어떤 식으로 든지 보답을 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다. 이렇게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















▶▶ 직업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자신이 주체적으로 직업을 바꾸지 못하면, 타의에 의해 바꾸어짐을 당한다면, 결코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 그는 눈에 쉽게 보이지 않고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전기 기술자로 진로를 바꾸었다. 직업을 바꿀 수 있었던 계기인 자신에게 주어진 멀지 않은 곳에 있었던 기회에 감사하고 있다. 그리고는 이미 그 다음 Plan B까지 준비하고 있다.

삶은 어디서나 계속된다. 아무리 자극적이고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지만 우리는 오롯이 혼자서 세상을 만나고 이겨내고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곳에 멋지고 편한 사무실이건 먼지 나는 현장이건 말이다. 직장인에서 진짜 직업을 찾는 길을 떠나는 모든 사람들은 존경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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