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좌가 온통 파란 불인데, 나 어떻게 해?

조회수 2020. 11. 9.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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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편안하게 수익이 난다 싶었다. 3일 연속으로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금세 계좌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엊그제 팔까 말까 하고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던 내가 바보 같았다. 투자 고수들이 말하는 ‘일단 수익 났으면 챙기라’는 얘기가 귀에 맴돌 뿐…

증시 기사와 게시판 분위기는 온통 부정적인 기사로 도배되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거다, 본격적인 시장의 조정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주가가 10% 이상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등… 왜 맨날 하나같이 시장이 밀리면 똑같은 기사만 넘쳐나는지 기사 보기도 짜증 난다.


그래도 아직까진 원금대비 플러스라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더 내려가면 금세 원금 이하가 될 것 같은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하락하는 지수와 힘없이 밀리는 보유종목들을 보면서 일할 맛은커녕 점심시간이 다가오는데도 입맛이 없다. 이때 마침 걸려오는 동기의 전화.

“왜 아직도 사무실이야?”

“밥을 먹긴 해야겠는데… 주식시장이 다이어트하게 만드네.”

“요 며칠 계속 하락하는 거 같던데~ 우리 팀 사람은 아침 내내 고개 숙이고 꿈지럭대더니 주식 다 팔아서 한시름 덜었다고 하시던데… 너도 팔아야 하는 거 아니야?”

“지금 팔아야 하는 건지 좀 더 기다려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 ㅠㅠ”



며칠 전 이렇게만 계속 시장이 좋다면 차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꿈에 부풀었었는데…지금이라도 일단 챙기는 게 맞을까? 아니면 급하게 밀렸으니 다시 반등할 때까지 꾹 참아야 하는 걸까?

“화장실에 누구 있어? 왜 끌려가는 사람처럼 가고 있어?”


좀비처럼 화장실로 걸어가는 나를 A 대리님이 잡는다.

“대리님~ 주가가 사람의 기본적 사고와 의욕마저 멈추게 만드네요. 대리님 주식은 안녕하신가요?”

“내가 주로 투자하는 성장주는 시장보다 더 오르고 시장 하락할 때 더 많이 빠지는 스타일이잖아. 성장주가 이런 때는 또 쥐약이거든.


나는 얼마 전에 목표한 만큼 올라갔길래 수익실현하면서 현금을 좀 확보해놓긴 했어. 그래서 지금은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기회를 보면 되겠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사실 워낙 급락하고 있으니까 나도 잘 모르겠다. 아직 남아있는 주식 평가금액 보면 나도 자신감이 훅 떨어져.”

“이렇게 급하게 밀릴 때 그냥 팔고 다시 재정비해서 다음 기회를 노려야 되는 걸까요? 여기가 바닥일 거라는 확신도 없고, 이러다가 조금 수익 난 것도 다 날아가는 게 아닌지… 저 같은 주린이는 이런 장에서 대응하기가 참 어렵네요.”

“그나마 내가 아는 건 추세에 대한 믿음인데… 분명히 빠르게 하락하면 추세가 단단한 종목은 시장이 안정만 찾아도 바로 반발 매수(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져 이제는 더 떨어질 리 없다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반등을 노리고 주식을 매수하는 것)가 들어오거든. 그걸 노리는 게 맞긴 한데...


보통 지나고 나서 보면 빠른 조정은 매도가 아니라 더 사는 매수가 맞더라고. 근데 그거야 지나고 하는 얘기지.


게다가 단기 반등 이후에 계속 추세 따라서 전고점 이상으로 올라가면 모르겠는데 반짝 반등하다가 다시 내려가게 되면 투입된 저가 매수마저도 물릴까 봐 선뜻 투자를 못하겠더라고. 현금이 있어도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에휴…”

“그럼 대리님 저희 오마하의 현인보다 더 현실적이신 우리 회사의 현인 B 과장님께 물어볼까요?”

“과장님! 역시 번잡한 주식시장에 대해 차분히 눈을 감고 큰 그림을 그리고 계셨군요! 뭔가 큰 결단을 위해 큰 구상을 하는 묵언 수행자 같으세요!”

“아… 왔어? 어제 야근을 해서 좀 쉬고 있었지. 근데 무슨 큰 결단?”

“3일째 지수가 하락 중인데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뭐… 시장이야 항상 올랐다가 내렸다가 하니까~ 내가 뭐 아등바등한다고 시장이 바뀌겠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바라보는 거지. 시장은 흘러가는데 그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는 우리 맘이 여름에는 시원하겠다, 겨울에는 더 추워 보인다… 이러는 거 아닐까?”

“이런 때 그냥 팔고 다시 기회를 살펴봐야 하나 싶기도 한데, 과장님 생각은 어떠세요? 온통 파란 불인 시장에 같이 따라 파는 게 현명할까요?”

“음~ 알 수 없는 시장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못 줘서 미안… 하지만 이런 장세에서 내가 판단하는 현실적인 매도의 철학은 두 가지야


첫째, 불안하면 분할매도로 가라는 거지.

귀신도 모르는 저점과 고점을 맞출 수는 없고, 그래도 시장에 휘둘릴 것 같으면 갖고 있는 종목을 덜어내는 거야. 그럼 그나마 마음도 좀 더 편해지고 다시 반등하면 대응할 수 있는 주식이 있으니 훨씬 더 나을 거야.”

“저도 어느 정도 적응한 방법이긴 한데요, 주가가 떨어질 때 현금을 챙겼다 싶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주가가 더 하락하면 더 많이 줄여놓을 걸 하는 후회도 생기고… 아직 경지에 오르긴 멀었나 봐요.”

“A 대리가 잘하고 있는 거야.

나의 또 다른 원칙은

주식을 지금 팔아야 지금보다 훨씬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액션을 취하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그냥 시장에 휘둘리는 것밖에 되지 않거든. 그냥 작은 시장의 파도는 이겨 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 마음만 급하다고 주가가 올라가진 않잖아.

그리고 투자한 회사의 가치도 그렇게 시장만큼 빠르게 변하지 않고. 시장보다 싸게 거래되는 회사의 주가를 시장이 불안하다고 싼 가격에 정리해버리지 않는 여유를 갖는 게 중요하지.


오히려 시장 때문에 더 싸진다면… 그건 정말 기회가 아닐까? 어느 정도 판단이 서면 나머진 시간에 맡겨야지.”

“그럼 현금이 하나도 없는 저는 일단 시간의 마법과 시장의 안정을 기원하며 살짝 주식을 덜어내러 가겠습니다! 그런 안정을 기원하는 의미로 오늘 저녁 삼겹살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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