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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가격,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조회수 2020. 11. 2. 17: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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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20년 4월 21일자 기사에 따르면 WTI 5월물 가격은 -37달러였습니다.

가격 앞에 붙은 건 분명 – (마이너스)였습니다.


근래 들어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경제현상 중 하나가 마이너스 가격입니다.


마이너스 가격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잘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일상적인 상거래에서 물건의 가격은 항상 플러스였기 때문입니다. 물건을 사는 사람이 물건의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거죠.


물건값이 공짜란 의미는 물건의 가격을 받지 않고 무료로 준다는, 즉 가격이 제로(0)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가격이 마이너스라는 건 무료로 주는 것뿐만 아니라 물건에 웃돈까지 얹어 준다는 것입니다.

팔려는 사람이 무척이나 다급하게 물건을 처분하는 모양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발 내 물건 좀 가져가다오. 그러면 고마움의 표시로 현금도 함께 줄게” 하는 다급함이 느껴지는 가격입니다.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가격이 나온 원유 선물시장의 기이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물시장에 대한 몇 가지 지식이 필요합니다.

1. 선물시장의 거래

먼저 선물시장에서 행해지는 거래의 속뜻을 알아야 합니다.

선물거래의 핵심은 ‘미래의 계약’입니다. 선물시장에서 말하는 계약도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하는 계약과 동일한 것입니다. 아파트 전세계약 또는 매매계약, 원자재 구매계약 등과 같은 거죠. 다만 선물시장은 미래에 주고받을 물건에 대한 가격을 현재시점에 확정한다는 점이 우리가 흔히 아는 계약과는 다른 점입니다.

원유 선물시장을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정유업자가 현재시점은 3월이지만, 몇 달 뒤에 원유가 필요하여 원유 생산업체와 계약을 맺으려고 합니다.


계약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계약서에 표기된 4월 21일은 만기일이라고 하며, 배럴당 37달러는 계약을 이행할 가격입니다.

선물시장에서는

매수를 롱(Long), 매수 한 사람을 롱포지션(Long Position)을 취했다고 표현하고, 매도는 숏(Short), 매도한 사람을 숏포지션(Short Position)을 취했다고 표현합니다.


위의 계약에서 정유업자는 롱포지션을 취한 것이고(원유를 사는 사람), 원유생산업체는 숏포지션을 취한 것입니다(원유를 파는 사람).

롱포지션을 취한 정유업자는 사전에 정한 가격(배럴당 37달러)으로 미래 계약 이행 시점(만기일)에 돈을 주고 원유를 받는 계약을 한 것이고, 숏포지션을 취한 생산업자는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미래 계약 이행 시점에 원유를 주고 돈을 받는 계약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 계약 이행 시점, 즉 만기일의 원유가격은 계약한 시점에서는 알 수 없습니다.

만기일에 가격이 오르면 롱포지션이 유리하고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숏포지션이 유리하게 됩니다.


쉽게 생각하면 매수한 사람은 가격이 오르는 것이, 매도한 사람은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좋다는 당연한 이치를 표현한 것입니다.

2. 선물거래 만기일과 결제방식

선물거래의 두드러진 특징은 만기일이 있다는 점과 만기일 결제방식에 있습니다.

만기일이란 계약자 쌍방이 계약을 이행해야 하는 날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위의 정유업체와 생산업체 간 계약 만기일은 4월 21일입니다.

이날 정유업체는 원유를 돈 주고 사야 하며, 생산업체는 돈을 받고 원유를 팔아야 합니다. 이렇게 만기일에 계약자 쌍방이 의무를 이행하면서 계약은 소멸하게 됩니다.

물론 계약의 연장도 가능합니다.

선물시장에서는 계약의 연장을 롤오버(Roll-Over)라고 표현합니다. 계약을 연장하는 방법은 다음 월물로 포지션을 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5월물 만기 시점에 6월물로 새로운 롱 또는 숏포지션을 취하면 됩니다.

다만 새롭게 포지션을 취하려는 시점에 가격이 거래 당사자에게 유리할지 불리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롤오버에 따른 비용이 들게 됩니다.


쉬운 사례를 들면 전세 만기가 되어 연장(롤-오버)를 하고자 하는 세입자는 새로운 전세가격이 올랐다면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므로 불리한 가격에 전세연장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이 롤오버 비용의 사례입니다.


선물시장에서는 계약을 이행할 날, 즉 만기일을 쪼개서 거래합니다.

보통 월물이란 표현을 쓰며 원유선물의 경우 5월물, 6월물 등 한 달 단위로 만기일을 두고, 국내 대표적인 코스피200주가지수선물은 3월물, 6월물 등 3개월 단위로 만기일을 둡니다. 만기일 주기는 선물거래 대상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계약을 이행하는 방식은 선물거래 대상에 따라 다릅니다.

금, 원유와 같은 실물을 대상으로 하는 원자재선물의 만기일 결제는 대부분이 실물인수도 방식입니다. 만기일에 실제로 실물을 주고받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실물을 주고받는 것이 힘든 것을 대상으로 하는 선물거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주가지수선물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코스피200을 선물거래 대상으로 할 경우, 만기일마다 200종목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너무나 번잡합니다. 이럴 땐 선물거래를 현금으로 정산하게 되는데 이를 현금정산이라 부릅니다.

3. 원유가 마이너스 가격이 된 이유

2020년 4월 언론에서는 연신 5월물의 WTI 선물가격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가격을 보였다고 전하였습니다. 이것은 만기일에 실물을 주고받아야 한다는 원자재선물의 특성과 당시 경제상황이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원유수요는 줄곧 감소하였고,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든 나라의 원유 저장시설이 거의 다 차버려 원유 롱포지션을 취한 투자자가 만기일에 원유를 받아도 저장 공간이 부족해 버려야 할 처지였습니다.


만기일은 하루하루 다가오고 실물을 받아도 저장할 공간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원유 롱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들은 거의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내 원유 좀 받아주면 원윳값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제반 비용까지도 다 대주겠다”고 포지션 청산, 즉 롱포지션을 취한 투자자가 매도에 나서면서 마이너스 유가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원유 5월물에만 마이너스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한 달 뒤 만기인 6월물은 같은 기간에 20달러 선을 유지하였습니다. 한 달 뒤만 지나도 당시와 같은 최악은 지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4. 선물거래, 주의해야 할 점

① 선물에는 만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물투자와 같은 장기투자, 즉 버티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포지션을 연장해 가는 방법(롤-오버)도 있긴 하지만 비용이 들어 개인투자자가 실행하기에는 쉽지 않은 방법입니다.

결국 만기 이전에 승부를 보아야 합니다.


② 만기일 결제방식도 확인해야 한다.

원자재선물 대부분은 실물인수도 방식입니다. 만기일까지 포지션을 청산하지 못하고 만기일 결제에 들어가면 실물을 받아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불상사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국내 대부분의 선물 중개회사(증권사, 선물회사)에서는 만기 전에 강제로 포지션을 청산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그러나 혹시 모르니 거래 전에 선물 중개회사에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만 만기가 다가오면서 가격 급등락, 거래량 감소 같은 불안한 환경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만기 이전에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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