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인데 국내 미출시, SK하이닉스 Gold P31 SSD 성능은?

조회수 2020. 12. 16. 17: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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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구로 만나는 국산 시금치 SSD를 살펴보자
코로나19 전세계 확산으로 비대면 재택 근무와 온라인 학습이 증가하면서 PC 시장에서도 업그레이드 수요가 증가했다.

노트북이나 PC 본체를 새로 구입하는 사람도 많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PC에서 느린 부품만 교체해 성능을 높이고 싶다면 우선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 그래픽 카드와 저장장치다.

특히 저장장치는 요즘에는 따로 전원이나 데이터 케이블을 연결하고 PC 케이스에 설치하는 과정 없이 메인보드에 나사 하나로 장착 가능한 M.2 SSD가 대세가 되면서 더 빠르고 간편한 PCIe NVMe M.2 SSD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물론 저장장치는 속도나 가격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데이터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겨 오랫동안 시장에서 검증된 메이저 브랜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데, 오늘은 SSD 시장에 도전하면서 해외부터 인지도를 쌓기 시작한 SK하이닉스의 Gold P31 SSD를 살펴본다.

자체 기술 및 친환경 패키지 사용한 Gold P31 SSD

국내 기업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전세계 2위 메모리 제조사이며 최근에는 인텔(Intel)의 낸드 사업부 인수를 발표하면서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에 나섰지만 그 동안 주로 OEM 시장에 집중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SK하이닉스 제품을 만날 일이 흔하진 않았다.

PC 메모리 시장에는 SK하이닉스 DDR4 메모리가 국내 출시된 적이 있지만 SSD는 노트북에 들어간 OEM 등을 제외하곤 만날 수 없으며, Gold P31도 지난 8월부터 미국 아마존(Amazon)으로 출시되어 해외 직구(배대지 이용)로만 만날 수 있다.
SK하이닉스 Gold P31 SSD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친환경 포장과 한글 설명문이다.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소비자용 SSD와 달리 Gold P31 SSD는 산림관리위원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인증 종이와 생분해성 비닐, 콩기름 잉크 등 180일 내에 90% 분해되는 생분해성 친환경 포장재를 쓴다.
또한 제품 패키지와 사용 설명서에 포함된 한글 안내문는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포장 그대로 국내 판매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Gold P31 NVMe SSD는 그린 PCB 디자인에 SK하이닉스 로고가 크게 들어간 스티커를 붙였다. 삼성 970/980 또는 WD Black처럼 고성능 SSD를 표방하는 제품들이 대부분 블랙 컬러 PCB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Gold P31 외형은 그냥 평범한 느낌이다. 스티커가 없었다면 그냥 OEM 제품처럼 보였을 것이다.

일반 PCIe NVMe M.2 SSD와 마찬가지로 M.2 2280 규격(22x80mm)으로 대부분의 데스크탑 PC 메인보드와 노트북에 들어가는 M.2 슬롯에 장착할 수 있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와 SSD 컨트롤러, D램 캐시가 PCB 앞면에만 붙은 단면 설계에 히트싱크(방열판)를 쓰지 않아 장착 호환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
출처: 이미지 출처: Anandtech
SK하이닉스 Gold P31 SSD는 삼성전자 SSD와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에서 만든 낸드 플래시와 D램, 그리고 SSD 컨트롤러까지 모두 자체 개발(in-house)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SSD 핵심인 낸드 플래시는 지난 해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갔던 128단 1Tb TLC 4D 낸드 플래시를 사용한다. 128단 4D 낸드는 기존 96단 대비 공정 원가를 줄이면서도 대기 전력을 30% 감소시키고 I/O 속도 1.4Gbps 이상 초고속 동작이 가능하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기존 CTF(Charged Trap Flash) 기반 96단 4D 낸드 공정 플랫폼에 초균일 수직 식각 기술, 고신뢰성 다층 박막 셀 형성 기술, 초고속 저전력 회로 설계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전환 투자 비용을 절약하면서 생산성 및 성능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128단 1Tb 4D 낸드 발표 당시 소비자용 2TB SSD도 내놓겠다고 했었던 것으로 보면 양면 낸드 구조로 만들었을 때 2TB 용량도 고려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SK하이닉스 Gold P31 SSD는 최대 3,500MB/s의 연속 읽기 속도와 3,200MB/s의 연속 쓰기 속도를 지원한다. 또한 150만 시간의 평균 무고장 시간(MTBF) 및 1,000시간의 고온 작동 수명 테스트(HTOL), 5년 제한 보증을 제공한다.

다만 국내 정식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가 만들었음에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미국에 RMA 형태로 A/S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PCIe 3.0 NVMe M.2 고성능 SSD 기준 충족

CrystalDiskInfo를 통해 SK하이닉스 Gold P31 1TB SSD를 살펴보면 PCIe 3.0 x4 인터페이스 및 NVMe 1.3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온다. 프로그램에서 SSD 이름으로 표시되는 SHGP31은 SK Hynix Gold P31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CrystalDiskMark로 SSD 성능을 측정해보면 SK하이닉스가 홍보한 것처럼 연속 읽기 기준 3,600MB/s 이상, 연속 쓰기 기준 3,200MB/s를 기록한 것으로 측정된다. D램 캐시가 없는 저가형 모델은 SSD 용량이 차면 쓰기 속도가 줄어드는데 Gold P31는 D램 캐시로 인해 큰 성능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TTO Disk Benchmark 테스트 결과도 비슷하게 읽기 성능은 최대 3.36GB/s(3,360MB/s)에 쓰기 성능은 3.26GB/s(3,260MB/s)로 측정됐다. 이 정도면 읽기와 쓰기 모두 PCIe 3.0 x4 NVMe M.2 SSD 중에 최상위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출처: 출처: SK하이닉스
그러나 SSD는 낸드 수명을 절약하기 위해 D램 또는 캐시 영역을 별도로 두고 있기 때문에 실제 낸드 플래시 쓰기 성능을 보려면 캐시 영역 이상의 장시간 대용량 쓰기 작업을 해봐야 한다.

SK하이닉스 Gold P31 SSD는 제품 스펙에서 D램 캐시가 적용됐을 때와 TLC 낸드만 사용됐을 때의 성능을 별도로 표기하고 있는데, D램 캐시 성능만 강조하는 일반 SSD보다는 소비자 이해를 돕는데 유용한 부분이다.
나래온 더티 테스트로 전체 디스크 용량의 95% 쓰기 작업을 실시해보니 약 10%까지만 캐시 기술이 적용되고 이후에는 쓰기 속도가 내려간 것을 볼 수 있다. 전체 테스트 결과에서 평균 쓰기 속도를 보면 제품 스펙에 나온 1,700MB/s와 거의 비슷하게 되고 평균 속도 50% 미만 구간도 1.0%로 양호한 수준이다.

국내 미출시, 전용 소프트웨어 부재 아쉬워

SK하이닉스 Gold P31 SSD는 이미 국내외 리뷰 사이트와 아마존 유저 평가, 국내 하드웨어 커뮤니티 등을 통해 그 성능과 품질이 입증된 제품이다.

인텔과 AMD 최신 플랫폼이 PCIe 4.0으로 넘어가고 있으나 아직까지 가성비 측면에서 보면 "PCIe 3.0 x4", "NVMe", "TLC", "M.2", "1TB" 짜리 SSD가 가장 나은 선택지라는 점에서 SK하이닉스 Gold P31은 미국 소비자라면 마지막까지 장바구니에 남겨두고 다른 제품과 구매를 고민할 만한 가치가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마존 해외 직구, 그것도 국내 직배송이 되지 않는 배대지를 통한 구매를 해야 하고, 국내 업체가 만든 제품임에도 문제가 발생하면 미국으로 A/S를 보내야 한다는 점에서 해외 직구와 RMA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는 굳이 모험을 권하기 어렵다.

소비자용 제품에 필요한 전용 소프트웨어 관리 도구나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고 Mac용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도 단점이다. 마치 하드 디스크(HDD)처럼 윈도우 PC에 설치된 상태 그대로 쓰는 것 말고는 다른 부가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2위 SK하이닉스 기술력으로 기본 성능과 품질은 충분히 보증되고, SSD 특성상 초기 불량이 없다면 문제가 생길 확률이 낮아 아마존에서 할인 판매할 때마다 구매를 고민하게 만든다.

아무런 오버클럭이나 튜닝없는 삼성 메모리가 '시금치램'으로 불리며 국내 PC 메모리 표준처럼 여겨지듯이 SK하이닉스 Gold P31 국내 정식 출시된다면 '시금치 SSD'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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