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즐겁게 할 PS4 오픈월드 액션 게임, 고스트 오브 쓰시마

조회수 2020. 8. 10. 15: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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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어2에 상처받은 PS4 게이머 마음을 위로하는 오픈월드 액션 게임
올 연말 차세대 콘솔 출시를 앞두고 PS4 황혼기를 화려하게 장식할 것으로 기대했던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The Last of Us: Part 2)'가 고상한 평론가들만 기쁘게 하고 정작 게이머들에게 분노와 허무를 안겨줬지만 치료제는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게임으로 쌓은 분노는 게임으로 풀어야 하는 법. 재미없는 게임 때문에 손에서 놓은 컨트롤러를 다시 잡게 만드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재미있는 게임을 하는 것이다.

오픈월드 슈퍼히어로 게임 인퍼머스(inFAMOUS) 시리즈를 만들어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 산하 스튜디오로 인수됐던 서커 펀치(Sucker Punch) 프로덕션에서 새롭게 선보인 PS4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고스트 오브 쓰시마(Ghost of Tsushima)'가 올 여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PS4 게임으로 떠올랐다.

[본 게임 기사는 SIEK에서 제공 받은 리뷰 코드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이미지는 PS4 Pro로 캡처했으며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역사적 고증을 가상의 재미로 승화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고려시대에 해당하는 1274년 몽골군(원나라)의 1차 일본 원정 당시 쓰시마 섬(대마도) 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일본에서 신풍(가미가제)으로 부르는 태풍 때문에 여몽(고려-몽골)연합군 함대가 상륙도 못하고 침몰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쓰시마 섬을 함락시키고 이키 섬을 거쳐 하카다만까지 상륙했다. 쓰시마 섬 상륙 당시 일본에서는 80여명의 병력이 300여명의 연합군 선발대와 코모다 해변에서 전투를 벌였지만 연합군 본대가 상륙하자 전멸당하게 된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가상의 인물들을 내세웠는데, 코모다 해변 전투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게임 속 주인공 '사카이 진'이 몽골군에게 포로로 잡힌 숙부이자 쓰시마 섬의 지토 시무라를 구출하고 다른 이들과 힘을 합쳐 쓰시마 섬에서 몽골군을 몰아내는 내용을 줄거리로 한다.
몽골군의 일본 원정에는 상당 규모의 고려군도 참여했으나 게임 속에서는 이들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한국을 제외한 일본과 다른 나라에서는 이 전쟁을 원나라가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다행스럽게도 고려군이 쓰시마 주민들을 괴롭히거나 주인공을 조작해 고려군과 싸우는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무기나 갑옷, 문화 등의 시대적 배경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으나 오픈월드 액션 게임이라는 장르 특성을 감안하면 화려한 액션과 캐릭터를 꾸미기 위한 요소로써 이 정도는 넘어가도 문제없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으로는 이미 죽은 사람을 이용해 쓰시마 주민 사이에 전설처럼 전해지는 설화를 만드는게 결국 이 게임을 관통하는 주제이며, 거기에는 게임 속 주인공이 접하게 되는 다른 설화속 인물들처럼 다소의 과장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영화 혹은 드라마처럼 짜임새 있고 섬세한 스토리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전투가 어쌔신 크리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스토리 모드는 위처3와 비슷한 점이 많이 느껴진다. 제작진이 참조했다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처럼 처음에는 전형적인 스테레오 타입으로 꽉 막힌 사람들처럼 느껴졌던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각자의 설화를 진행하면서 점차 다양한 내면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인공 사카이 진은 사무라이 정신으로 살아왔지만 코모다 해변 전투에서 살아남은 이후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명예롭게 죽는 것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아 주민들을 지키는 '망령(고스트)'이 된다.
주인공과 주요 인물 외에도 간단한 서브 퀘스트도 일방적인 선악 구도의 단순한 내용이 아닌 주인공에게 도움을 청한 주민이 사실을 거짓말을 했다거나 누군가를 돕기 위해 희생한 사람이 범죄자였다는 식으로 생각할 거리를 남겨두고 마무리된다.

인물과 사건, 지역, 물건 등의 다양한 퀘스트에 '설화'라는 이름이 붙고 시작과 끝을 확실히 표시하는 방식이라 옴니버스 영화나 드라마 속 에피소드를 한 편씩 즐기는 느낌으로 플레이 가능하다. 오픈월드답게 방대한 퀘스트를 중요도에 따라 구분하고 이를 간략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에 대한 몰입도가 높은 편이다.
아예 제작진이 넣은 쿠로사와 모드를 선택하면 전설적인 일본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스타일 흑백 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컷씬에서 주인공의 표정을 보기 쉽게 가면 표시를 생략하는 옵션도 제공한다
게임은 주인공 사카이 진과 주요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메인 스토리에 해당하는 '진의 여정', 쓰시마 지역에서 전해지는 여러 주변 인물들과 장소를 다룬 '쓰시마의 설화', 그리고 주인공에게 필요한 전설의 아이템이나 전투 기술을 얻을 수 있는 '신화적 설화'로 구분된다.

물론 게임 속 모든 퀘스트가 이렇게 꼬인 설정을 가진 것은 아니고 생존자 피신처를 찾거나 길가에서 몽골군에게 포로로 잡힌 주민을 구해주면 특정 점령지 정보를 알려주거나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식으로 지도에 새로운 장소를 추가할 수 있다.

다만 필자처럼 맵에 보이는 주변 모든 지역을 탐색해서 ? 표시가 없어야 속이 시원한 사람들은 스토리 진행상 나중에 가야할 곳을 먼저 방문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직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은 경우 아무 것도 없는 빈 장소로 되어있어 당황할 때도 있다.

진화하는 전투 시스템, 반복 전투에 재미를 더하다

닌자 가이덴, 세키로, 인왕 같은 일본 전통 액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은 매우 어려운 난이도와 복잡한 조작 방법으로 플레이어가 실력을 키우지 못하면 전투에서 승리하기 어렵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난이도에 따라 초보 게이머들도 얼마든지 쉽고 재미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사실 오픈월드 게임 특성상 플레이어가 경험할 수 있는 전투의 종류는 한정적이다. 몽골군과 도적, 배신자, 그리고 가끔 만나는 야생 동물처럼 적의 종류는 1장을 넘어가면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고 전투 방식도 스토리와 관계된 일부를 빼면 몇 가지 조건이 반복되어 무료해지기 쉽다.
이 부분을 제작진은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춰 자신만의 전투 방식을 선택하고 레벨업을 통해 여러가지 기술을 습득해 다양한 전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무라이 정신에 맞게 다수의 적 앞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고 맞대결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어쌔신 크리드처럼 은밀하게 잠입해서 적의 약점을 파악하고 암살하거나 치명상을 입혀도 된다. 때로는 멀리서 화살을 날려 적의 숫자를 줄이거나 지형지물을 이용해 피해를 주는 식의 공략도 가능하다.

원거리 무기와 근거리 투척 무기도 효과가 다른 여러 종류가 마련되었고 검술 자세도 적의 종류에 따라 방어를 무력화하는데 유리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주인공의 갑옷과 무기도 여러가지 자원을 모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스킬 효과를 내는 호부는 전투 스타일에 따라 유리한 방식으로 조합할 수 있다. 몰래 침투하는 암습을 즐긴다면 적이 발견하지 못하거나 추격을 포기하게 만드는 효과를 넣고, 활을 주로 쓰면 장전 속도를 빠르게 하고 조준 시간을 늘리기, 정면에서 맞대결을 하고 싶으면 체력을 올리고 피해를 줄이는 식으로 호부를 선택하면 된다.
이벤트성으로 가장 눈에 띄는 전투는 적과 1대1로 맞붙는 대결 장면인데 마치 영화를 보는 것같은 비장한 컷씬과 함께 난이도를 올리면 대전 격투 게임을 하는 듯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나중에는 배경과 복장만 다를 뿐 똑같은 컷씬이 반복되어 약간 식상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기술 습득이 늘어나면 더욱 화려하고 강력한 기술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다.

스토리 진행에 따라 전설적인 아이템을 손에 넣거나 적에게 방어 불가 공격을 가하는 비기를 익힐 수 있고, 나중에 주인공의 활약이 전설로 점차 널리 퍼지게 되면 적을 공포에 떨게 만들어 단칼에 처치할 수 있는 망령 모드 같은 기술도 사용할 수 있다.

볼거리 가득한 오픈월드, 부담스런 일본 문화 탐험

고스트 오브 쓰시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쓰시마 섬 이곳저곳을 담은 화려한 배경이다. UI(유저 인터페이스)를 최소화시킨 화면에 다양한 장소와 계절, 날씨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경로까지 가는 길도 기존 게임처럼 화살표나 라인이 직접 표시되는 방식이 아니라 목표 방향으로 바람이 부는 참신한 방식이다. 때로는 황금새로 불리는 새가 나타나 근처에서 숨겨진 장소나 퀘스트 인물에게 직접 안내하기도 한다.

압도적인 배경에 비해 오픈월드 한계로 등장 캐릭터들의 복장이 제한적이고 모션이 부자연스럽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주인공의 스킨과 전투 기술은 꾸준하게 늘릴 수 있다. 물론 주인공만 그렇다는 거지 숲에서 작은 나무들을 그냥 통과하거나 NPC가 지형의 고저차 때문에 가끔 발이 공중에 뜬 상태로 걸어가는 장면 등은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지역 이동은 기본적으로 초반부에 얻는 말을 이용하지만 한번 해금된 지역으로는 바로 이동할 수 있으며, 마을이나 야영지처럼 사람들이 모인 장소는 주인공 명성에 따라 주민들이 제공하는 공물을 얻는다던지 무기, 갑옷, 활, 보조무기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장인들을 만날 수 있다.

오픈월드 게임답게 스토리 진행과 점령지 해방 외에 여러가지 수집 요소들도 마련되어 있다. 몽골군 진지를 습격할 때 획득 가능한 몽골 기념품을 비롯해 무덤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피리 연주를 위한 귀뚜라미, 지도 여기 저기에서 입수 가능한 전기, 캐릭터 장비를 꾸밀 수 있는 스킨을 제공하는 기념비 등이 있다.
특히, 온천에서 명상을 하면 체력이 증가하고, 전망 좋은 장소에서 하이쿠(시)를 지으면 머리띠를 받을 수 있으며, 대나무를 베어 의지 게이지를 올리고, 여우가 안내하는 이나리 신사와 험준한 지형에 위치한 여러 신사에 참배하면 특성을 올리는 호부와 이를 장착하는 호부 슬롯을 늘릴 수 있다.

이 같은 수집 활동은 고스트 오브 쓰시마를 즐기는 전세계 게이머들이 일본의 전통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효과도 있다.
다만 신사 참배와 일본어 사용을 강요당했던 일제 식민지 역사를 가진 한국인 입장에서 게임 속 내용이긴 하지만 여우 신사를 비롯해 여러 신사를 찾아가 참배해야 게임 진행에 필요한 아이템을 얻는 방식은 약간 껄끄러운 생각이 든다.

가상의 쓰시마를 배경으로 즐기는 게임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게임으로 보면 일본 개발사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상당히 공들여 만든 일본 배경의 오픈월드 액션 게임이다. 사무라이로는 한번 패배와 죽음을 경험한 사카이 진이 망령으로 불리면서 쓰시마 섬을 구하고자 하는 장대한 모험 활극을 담았다.

화려한 배경과 경쾌한 전투는 물론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단순히 사무라이 정신을 찬양하고 그 활약을 담은 스토리가 아니라 몽골군의 침략을 겪으면서 그 당시 있었을 법한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적당한 호흡으로 즐길 수 있도록 잘 버무려놓았다.
왜색적으로 보이는 게임 내용과 역사적 고증 문제를 지적할 수 있지만 제작진이 단순히 일뽕에 차서 무조건 일본 문화를 찬양하거나 반대로 다른 나라 문화를 자기들 멋대로 해석하는 식으로 함부로 접근하지 않고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점도 칭찬하고 싶다.

게임 속 쓰시마 섬을 촘촘히 채우다 보니 반복되는 요소가 많고 장비 업그레이드를 위한 재료 수급이 뻑뻑한 편이지만 느긋하게 쓰시마 섬을 돌아다니면서 모험을 하고 싶은 게이머라면 올 여름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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