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나라/케이벤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생활 속 거리두기와 온라인 등 비대면 환경으로의 전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 주도로 이뤄지는 온라인 교육이나 원격 근무 시스템은 비교적 빠르게 자리를 잡은 반면 학원이나 종교시설은 온라인으로 전환하는데 많은 애를 먹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규모가 큰 곳은 이미 오프라인과 온라인 방송 시스템과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반대로 숫자가 별로 없으면 간단히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되지만 어중간한 규모이거나 기존에 아날로그 방송 시설이 있으나 온라인 시스템과 인력이 없는 경우가 애매하다. 스마트폰을 쓰기에는 품질이 떨어지고 설비 전체를 교체하자니 비용과 인력이 문제다.

블랙매직디자인(Blackmagicdesign)에서 출시한 아템 미니 프로(ATEM Mini Pro)는 원래 경제적 비용의 멀티 카메라 라이브 프로덕션을 위한 스위처로 출시됐던 '아템 미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라이브 스트리밍 지원 기능이 추가되면서 온라인 스트리밍 방송이 필요한 곳에 사용하기 적합한 제품이다.

블랙매직 아템 미니 시리즈는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 중인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환해서 출력할 수 있는 라이브 스위처로 4개의 HDMI 입력 및 끊김없고 다양한 전환 효과, 오디오 믹서, 미디어 풀, 그리고 간단한 PIP 및 크로마키 기능까지 탑재했다. 아템 미니 프로 버전은 이더넷으로 라이브 스트리밍을 직접 할 수 있고 USB 저장장치에 녹화도 지원한다.

아템 미니 프로는 4개의 HDMI 입력 포트와 1개의 HDMI 출력 포트, 2개의 마이크 입력 단자, 1개의 USB-C 포트, 그리고 RJ-42 LAN 포트와 전원 어댑터 연결 단자로 구성된다.

HDMI 입출력 포트는 최대 1920x1080 FHD 60p까지만 가능해 4K급 방송 환경은 지원하지 않으나 그만큼 크기가 작고 가격이 저렴하며 운용하기 쉬워 기존 HD 및 FHD급 방송 시스템을 가진 곳에서 스위처만 바꿔 손쉽게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라이브 스트리밍의 경우 회선 속도와 안정성, 접속자, 비용 등의 여러 이유로 FHD급 이상의 방송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각 포트별로 전용 표준 변환기가 탑재되어 1080p, 1080i, 720p 포맷 소스를 스위처의 비디오 표준 포맷으로 자동 변환한다.

방송용 멀티 카메라 스위처는 보통 랙 마운트 시스템에 장착 가능한 크기와 규격으로 만들어지지만 아템 미니 프로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설치 및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약 592g의 적당한 무게로 여러 케이블을 연결해도 쉽게 움직이거나 흔들리지 않고 본체 하단 양쪽에 미끄러짐 방지 패드가 붙어있다.

아템 미니 프로의 입력 기능은 HDMI 1~4번 소스 선택과 해당 소스의 HDMI 오디오 컨트롤 버튼을 제공한다. HDMI 오디오 대신 별도의 외부 오디오 입력이나 라이브 방송에서 마이크를 써야 한다면 2개의 3.5mm 마이크 단자에 연결하고 MIC 1, 2번을 쓰면 된다. 이는 아템 미니에서도 동일하게 지원되는 기능이다.

아템 미니 프로가 달라진 부분이 바로 FTB(Fade to Black) 버튼 위에 녹화(RECORD)와 방송(STREAM), 그리고 모니터 출력(VIDEO OUT) 버튼들이 새롭게 추가됐다는 점이다.

기존 아템 미니는 HDMI 출력 또는 USB-C를 컴퓨터에 연결해 USB 웹캠 모드로 PC의 스트리밍 프로그램을 이용했기 때문에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 및 영상 녹화를 위해 별도로 고사양 PC가 필요했다. 또한 입력 소스들의 화면을 한 번에 보는 멀티 뷰(Multi-View) 기능이 빠져 현재 선택된 소스 화면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아템 미니 프로는 스위처 컨트롤을 위해서만 쓰던 LAN 포트를 사용해 직접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하며, USB-C 포트에 외장 SSD를 연결하면 H.264 포맷의 영상을 바로 녹화할 수 있다.

여기에 HDMI 출력 포트는 입력 소스만 보여주는 역할 외에 멀티뷰(M/V) 모드로도 사용 가능해졌다. 다만 멀티뷰와 입력 소스 화면 가운데 하나만 선택 가능한 것이 아쉽다.

전원 어댑터는 케이블에 달린 고정 나사를 연결 단자에 돌려서 고정하는 방식으로 설계해 방송 중 실수로 전원 케이블이 빠져 송출이 중단되지 않도록 했다.

전원 어댑터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전원 콘센트 규격에 맞춰 플러그 부분을 교체할 수 있도록 4가지 타입이 들어간다. 국내 220V 콘센트 규격은 유럽(EU) 지역 플러그와 비슷하지만 유럽 쪽 두께가 얇아 빠지기 쉬우므로 차라리 미국 플러그(110V)에 흔히 돼지코로 불리는 220V 변환 어댑터를 쓰는 것이 안전하다.

아템 미니 프로는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PC에서 블랙매직디자인 홈페이지 고객지원 항목을 찾아 아템 소프트웨어 컨트롤(ATEM Software Control)을 무료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면 네트워크에 있는 장치에 접근할 수 있다.

USB 연결 뿐만 아니라 스위처가 있는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PC에서도 같은 네트워크 상에 위치한 아템 미니 프로 기능을 제어할 수 있으며 하드웨어 버튼에는 없었던 좀더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도 쓸 수 있다. 또한 스위처의 사용자 설정 상태를 XML 파일로 저장해 간단하게 불러올 수도 있다.

외부 스트리밍 프로그램 없이 아템 소프트웨어 컨트롤을 이용해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할 경우에는 방송 중 삽입될 사진이나 동영상 클립을 미리 미디어 탭에 등록해놓으면 스트리밍 도중에 쉽게 전환할 수 있다.

아템 미니 프로에 내장된 페어라이트(Fairlight) 오디오 믹서는 4개의 HDMI 입력 및 2개의 3.5mm 스테레오 마이크 입력 등 총 6채널오디오에 대한 라이브 음향 믹싱 기능을 지원한다. 각 입력 채널은 6밴드 파라메트릭 EQ와 컴프레서, 리미터, 익스팬더, 노이즈 게이트, 풀 패닝 기능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온다. 소프트웨어 설정으로 AFV를 선택하면 입력 소스들이 자동으로 믹싱되거나 여러 개의 소스가 동시에 라이브 믹싱되도록 할 수 있다.

카메라는 각 HDMI 입력 포트에 연결된 카메라 모델이나 렌즈가 다를 경우 화면 전환시 발생할 수 있는 컬러 차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밝기와 색상 등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현재 방송 중인 메인 카메라를 표시해준다.

특히 블랙매직디자인 카메라 라인업 중에서 크기가 작아 라이브 방송에 사용하기 비교적 무난한 BMPCC(Blackmagic Pocket Cinema Camera) 4K 및 6K 모델은 최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아템 소프트웨어 컨트롤을 통해 카메라 설정과 주요 기능도 제어할 수 있다.

그 밖에 아템 스위처 업데이트를 설치하면 아템 소프트웨어 컨트롤과 함께 아템 셋업도 설치된다. 아템 셋업은 아템 미니 프로 기기의 최신 소프트웨어 버전을 업데이트하고 기기와 관련된 기본 설정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에 출시된 아템 미니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4채널 다기능 스위처를 마련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었지만 녹화 및 스트리밍을 위해 고사양 PC 연결이 꼭 필요하고 입력 소스 화면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멀티뷰 기능이 빠진 것이 단점이었다. 아템 미니 프로는 이 부분을 보완한 업그레이드 모델이다.

아템 미니 프로는 HDMI 출력 포트로 멀티뷰 기능을 지원하므로 외부 모니터 연결시 프리뷰와 프로그램 출력 화면은 물론 4개의 카메라(HDMI) 입력 화면, 미디어 플레이어 화면,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 외부 스토리지 녹화, 그리고 오디오 레벨 미터까지 하나의 화면에서 전부 보여준다.

사용자가 대충 짐작대로 카메라를 전환하지 않아도 정확한 각도와 타이밍에 맞춰 화면을 전환할 수 있으며, 각 입력 소스에 들어오는 오디오 레벨을 확인해 적절하게 소스별 볼륨을 조절해 줄 수 있다. 유튜브나 SNS 플랫폼으로 라이브 스트리밍을 할 경우 방송 시간 및 스트리밍 상태도 모니터링 되고, USB-C 포트에 외장 SSD를 연결하면 녹화 가능한 시간도 알려준다.

아템 미니 프로는 하드웨어 스트리밍 엔진이 탑재되어 내장된 이더넷으로 자체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유튜브(YouTube)와 페이스북(Facebook), 트위치(Twitch), 줌(Zoom), 스카이프(Skype)처럼 국내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라이브 스트리밍 키를 미리 설정해놓으면 ON AIR 버튼 하나만 눌러 바로 지정된 채널로 라이브 스트리밍을 할 수 있다.

최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마친 BMPCC 4K/6K 카메라는 아템 미니 프로에 HDMI 케이블로 연결하면 해당 채널을 출력하게 선택하면 카메라 후면 모니터에 ON AIR 표시가 나타난다. 카메라 전면에 위치한 LED에도 빨간색 불이 들어와 출연자가 방송국 스튜디오처럼 몇 번 카메라로 촬영 중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BMPCC 4K/6K에서 영상 촬영용 외장 매체로도 많이 쓰이는 삼성 T5 외장 SSD를 아템 프로 미니 USB-C 포트에 연결했다.


아템 미니 프로에서 인식 및 사용할 수 있는 외장 스토리지가 연결되면 DISK 램프가 켜지고 멀티뷰 화면에서도 용량과 녹화 가능 시간이 표시된 디스크 정보가 나타난다. USB 허브나 블랙매직 멀티독 액세서리를 사용하면 여러 개의 디스크에 녹화할 수 있어 하나가 가득 차도 녹화를 끊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다.

PC 없이 스위처와 외장 SSD로 영상 녹화가 가능하지만 아템 미니 프로에서 지원하는 최대 1080p FHD 해상도의 H.264 포맷으로 저장되므로 녹화 품질이나 포맷 등 다양한 설정은 할 수 없다.

물론 직접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지 않고 PC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OBS나 vMIX 같은 전용 스트리밍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싶다면, 아템 미니 프로 USB-C 포트를 해당 PC에 연결하고 입력 소스 추가에서 웹캠(카메라)로 블랙매직디자인 장치를 고르면 된다.

연결된 PC 자원이 넉넉하고 스트리밍 프로그램과 함께 아템 미니 프로 스위처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아날로그 방송 시스템을 그냥 PC로 출력하거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스트리밍 하는 것보다 훨씬 고품질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가지 큰 단점이 있다면 HDMI 출력 포트에서 멀티뷰와 프로그램 출력 모드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회나 학원처럼 하나의 카메라로 찍힌 화면을 여러 대의 모니터에 보내는 환경에서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위해 멀티뷰 모드를 선택할 경우 내부에 연결된 다른 모니터에서도 모두 똑같이 멀티뷰 화면이 전송된다. 내부 환경을 고려해 멀티뷰 모드를 쓰지 않으면 아템 미니 프로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멀티뷰와 프로그램 출력이 분리된 2개 이상의 HDMI 출력 포트가 필요한 곳이라면 아템 미니 프로의 상위 기종에 해당하는 아템 텔레비전 HD (ATEM Television HD)를 선택할 수 있으나 이 제품은 라이브 스트리밍과 USB 플래시 디스크 녹화 기능이 없다.

블랙매직디자인에서 만든 아템 미니 프로는 온라인 비대면 환경으로 전환이 시급하고 중요해진 요즘 큰 비용을 투자하거나 기능을 새로 배우지 않고도 비교적 쉽고 빠르게 품질 높은 라이브 스트리밍을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전작 아템 미니에서 가장 아쉬웠던 멀티뷰 출력 기능을 추가하고 이더넷 연결을 통한 라이브 스트리밍, USB-C 플래시 디스크 녹화 기능으로 소규모 스튜디오나 방송 시스템을 갖춘 환경은 물론 외부 행사에서도 비교적 간단하게 라이브 송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물론 멀티뷰와 HDMI 송출 기능이 동시에 필요한 곳에서는 활용하기 어렵고 추가된 기능만큼 가격이 2배로 비싸졌기 때문에 라이브 스트리밍과 멀티뷰가 꼭 필요한 곳이 아니라면 기존 아템 미니에 별도의 스트리밍용 PC를 연결하는 것도 경제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