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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나라/케이벤치

코로나19로 쌓인 스트레스 해결사, 둠 이터널

누구나 악마 학살자에서 플레이어 실력을 요구하는 게임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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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으로 대변되는 다운로드 PC 게임 플랫폼이 자리잡은 이후, 기자는 게임을 정가 주고 사본적이 거의 없다. DLC가 PC 게임의 수익 모델로 확고히 자리잡으면서 즐길만한 무료 온라인 게임이 쏟아지고 있는데다, 종종 무료 게임이 풀리기도 하고, 무려 최대 99%에 달하는 파격적인 할인과 번들 행사가 이어진 덕에, 라이브러리에는 설치도 안해본 게임들이 잔뜩 쌓여 있다.

무엇보다 퇴근 후 잠깐 즐길 시간에, 낯선 게임에 도전하기에는 기자 취향에 부합하리란 보장이 없고, 시리즈로 출시된 게임은 어째 첫 작품부터 플레이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쓸데없는 고집도 있어, 보유중인 게임 중 처음부터 끝까지 클리어한 게임은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정가구매 게임의 대부분은 기사를 위한 벤치마크용으로 전락하고, 기록상 플레이 시간은 수십 시간을 넘어가도 실제 게임 플레이는 기껏해야 초반 1~2시간 정도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기자의 게임 선택 제 1 요건이 되어버린 벤치마크 포함 여부가 되어버렸는데, 이번 기사에서 다룰 둠 이터널(Doom Eternal)은 벤치마크 기능이 없음에도 무려 '예약 구매'씩이나 해버리게 되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아마도 인터넷 밈이 되어버린, '악마들의 악몽인 둠 슬레이어가 무차별적으로 찢고 죽이는' 18금 요소, 출시 직전 공개된 외신들의 호평에 홀라당 넘어간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 집안에만 있는 답답함을 어디 하소연하기도 어려운 상황.

특히 외향적이었던 네티즌이라면 꽃 피는 봄을 맞이함에도 갇힌 듯한 답답함에 스트래스가 장난이 아닐 텐데, 과연 둠 이터널은 게이머들에게 악마들을 무차별적으로 찢고 죽이는 액션 쾌감으로 스트래스를 날려줄 수 있을까?

비록 미처 플레이하지 않은/못한 게임을 잔뜩 쌓아 놓은 기자지만, 스트래스 해소용으로 적합한 게임을 찾아 헤매는 게이머들을 위해 기자가 다른 타이틀을 뒤로 미뤄두고 둠 이터널을 먼저 체험해 보았다.

콜 오브 듀티 워존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기자는 FPS 계열 게임에서 특히 '똥손'임을 자부하는 고로, 둠 이터널 플레이는 모두 최저 난이도인 'I'm too young to die(아직 죽고 싶지 않아)' 기준으로 플레이 했음을 참고하기 바란다.

전작은 잊어라, 최저 난이도도 힘겨워진 전투

둠 이터널은 지난 2016년 출시된 둠 리부트편의 후속작으로, 지구를 침공한 악마들을 찢고 죽이는 둠 슬레이어의 활약을 다루고 있다.

둠 이터널의 전투는 정신없이 이뤄진다. 일반적인 게임들의 엑트 1은 튜토리얼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상당수 움직이는 허수아비 수준의 적들이 배치된다. 그러나 둠 이터널은 전작을 플레이한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설계되었는지, 평범한 튜토리얼 성격의 엑트 1을 생각했다면 피보게 된다. 속된 말로 피똥싸게 된다.

좀비 계열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적들이 적극적인 회피 기동과 지형을 이용한 우회 공격 같이 실제 인간을 방불케하는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기에, 전투 중 긴장을 푼다면 순식간에 게임 오버 화면이 반겨줄 것이다.

한편, 2016년 출시된 둠과 달리 둠 이터널의 둠 슬레이어는 '악마들의 악몽'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자가 느낀 가장 큰 차이는 근접 공격의 공격력이 삭제(?)된 것. 전편 동일 난이도에서는 주먹질로 악마들을 찢어 죽일 수 있었지만, 본작에서는 약간의 경직을 주는데 그친다.

룬 시스템을 통해 공격 판정을 더할 수 있지만 글로리 킬을 통한 충전식이라 2016년작처럼 주먹의 순수 타격을 통한 데미지 판정, 그에 따른 글로리 킬 및 체력 회복의 연계를 기대했다면 잊어버리고 새로운 전투 전략을 짜야할 것이다.

글로리 킬을 위한 그로기 상태로 만들기 위해 악마 종류에 따른 적절한 데미지 설계와 탄약 관리도 필요하다.

악마들을 찢어 죽이기 위한 업그레이드 찾아 삼만리

둠 이터널도 전작처럼 악마를 찢어 죽이기 위한 둠 슬레이어의 여정을 위해서는 장비 업그레이드는 필수다. 그리고 이러한 업그레이드용 아이템들이 맵 곳곳에 숨겨져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둠 슬레이어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맵을 샅샅이 탐험해야 하므로, 악마들을 찢고 죽이는 화끈한 둠 슬레이어의 원초적 액션을 기대한 게이머라면 아쉬움, 혹은 실망을 느낄 수 있다.

일방통행 진행으로 떠먹여 주는 수준의 아이템 제공을 바라는 것은 아니고, 아이템 획득을 위한 퍼즐이 둠 슬레이어의 액션 학습을 위한 튜토리얼 성격도 겸한다고 보기에 부정적으로만 볼 요소만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맵까지 꼬아놓아 악마들을 학살하는 둠 슬레이어의 여정을 지체 시킨 것은 과한 면이 있다. 악마들을 찢어 죽이는 액션이 핵심인 게임에서 업그레이드 핵심 아이템을 숨겨진 길과 퍼즐로 게이머의 스트레스 수치를 높인 건 개발진의 판단 미스가 아닌가 생각된다.

높은 피로도에 게이머 체력 관리 필수

둠 이터널의 악마들은 매우 지능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둠 슬레이어의 '찢고 죽이는' 플레이를 위해서는 게이머에게 둠 슬레이어의 무장과 기동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요구된다. 또한, 장비 업그레이드를 위한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맵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 탐험도 필수인 만큼, 각 엑트의 플레이 시간은 게이머에 따라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

기자의 경우 엑트1 클러아에 약 40분, 엑트 2는 약 1시간이 걸렸으며, 엑트 3는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기자가 '똥손'인 점을 감안해도 상당히 오래 걸린 편으로 볼 수 있다. 위 스크린샷이 바로 기자의 둠 이터널 엑트 1/ 2/ 3 플레이 영상 녹화 시간이다.

이처럼 둠 이터널은 게이머에게 장기간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설계된데다, 전투 중 둠 슬레이어의 체력을 책임지는 글로리 킬과 탄약을 책임질 전기톱의 대화는 시점이 순간적으로 바뀌기에 멀미를 유발하기 쉽다.

그렇다고 글로리 킬과 전기톱의 대화를 최소화하고 싶어도, 회피 능력이 뛰어난 악마들을 상대하다보면 탄환 부족 메시지를 수시로 접하고 게이머의 피는 쭉쭉 깍이는 만큼, 자연스레 글로리 킬과 잡몹 대상의 전기톱 대화를 적극 활용하게 된다.

단지, 보통 때로 몰려드는 악마들과의 전투에서는 비교적 쉽게 글로리 킬과 전기톱 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잡몹들은 네임드급들과의 전투에 휩쓸려 나가기 쉽다. 이 경우 장기전에서 HP와 탄약 관리가 힘들어 지므로, 전투시 이 부분도 신경써야할 것이다.

악마들을 화끈하게 찢어 죽이고 싶다면 대만족, (게이머도) 체력 관리 필수

둠 이터널의 전투는 표어 그대로 악마들을 찢어 죽이는(Rip & Tear) 쾌감을 선서한다.

단지, 전작보다 난이도가 높아져 2단 점프와 순간 돌진, 지형 지물을 적절히 활용하는 동시에, 악마를 이용한 체력/ 탄약/ 아머 회복 테크닉도 적절히 섞어 주어야 하며, 게이머에게 매 순간 전략적인 판단 수행을 요구하기에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여기에 악마들을 마음껏 찢어 죽이기 위해서는 맵 곳곳에 흩어져 있는 업그레이트용 아이템을 열심히 수집해야 하는, 상남자 같은 둠 슬레이어의 행동과 괴리감 있는 아기자기함도 요구되지만,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전투를 거친 후 지친 게이머에게 퍼즐/ 어드벤처 요소는 '스트레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만큼, 둠 이터널에서 둠 슬레이어가 되고 싶은 게이머에는 실제 건강 관리도 중요하다. 한창일 때는 디센트 시리즈의 전방위 360 선회 기동도 즐기면서 플레이하던 기자지만, 시간이 지나 접한 둠 이터널은 매일 엑트 하나를 클리어하면 진이 빠져 후속 엑트 플레이를 삼갔다.

그래도 리뷰를 위해 3일 연속 플레이 후에는 3D 멀미와 두통의 후폭풍에 시달리며 하루를 건너 뛰어야 할 정도였다. 물론 단순히 체력과 강건함이 뛰어난 게이머라 해도 3D 멀미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고, 게이머 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겠지만, 둠 슬레이어의 아크로바틱한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게이머 자신의 몸 부터 잘 챙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둠 이터널, 악마들을 찢고 죽이는 전투 쾌감은 보장

둠 이터널의 전투는 분명히 잘 만들어졌다.

악마들을 찢고 죽이는 쾌감을 위한 아크로바틱한 액션, 재장전 신경 쓸 필요없이 탄약의 한계치까지 무한 연사되고, 업그레이드를 통해 서로 다른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무기 시스템은, 악마를 찢고 죽이려는 게이머를 충분히 만족시켜 줄 것이다.

둠 이터널은 전투의 화끈함은 확실하지만, 맵에 절묘하게 숨겨진 업그레이드 요소와 가장 쉬운 난이도에서조차 지능적인 악단마들의 움직임은 즐거움보다 짜증을 유발하기 쉽다. 약점을 노리면 악마를 쉽게 상대할 수 있다지만, 다른 FPS 게임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악마의 헤드샷을 노리는 수준의 난이도다.

기자같은 '똥손' 플레이어에게는 사실상 탄약 낭비 요인이니, 에임에 자신없는 게이머라면 우직하게 악마들의 몸통에 샷건이나 로켓 런처 한 방 더 박아주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자 같은 '똥손' 플레이어에게 둠 이터널의 진입 장벽은 만만치 않다.

인터넷 밈으로 떠도는 둠 슬레이어가 악마를 찢고 죽이는 전투 쾌감만을 노리고 구매하기에는 가장 낮은 난이도조차 지능적인 악마들의 공격에 압박감이 상당한데다, 광활한 맵의 아이템 탐색은 스트래스로 작용하고, 둠 슬레이어 수준의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기나긴 플레이 시간은 게이머를 지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진입 장벽은 '찢어 발기고', 평범한 루트 슈터 계열 FPS 게임은 식상하며, 요즘 코로나19로 집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 쌓인 스트레스를 해결해 줄 게임을 찾고 있던 게이머라면, 둠 이터널은 딱 맞는 처방전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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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나라/케이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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