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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전기자동차는 어떻게 진화할까?

기아가 올해 내놓은 3종의 콘셉트카를 살펴보면 기아차가 꿈꾸는 미래 전기차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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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한 모델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작해 완성된 제품으로 생산되기까지는 짧게는 3년, 길게는 6~7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는 새 모델을 개발할 때마다 몇 년 뒤의 세상을 내다본다.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에 관한 유행과 소비자의 취향이 어떻게 달라질지, 그런 흐름과 요구를 반영하려면 어떤 디자인과 기술을 접목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앞으로 나올 차에 대한 기대를 잃지 않거나 더 큰 기대를 갖게 하려면 ‘뭔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바로 그 ‘뭔가’를 대표하는 것이 콘셉트카다. 올해에도 세계 여러 나라의 자동차 회사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콘셉트카를 내놓았다. 그 덕분에 우리는 앞으로 몇 년 뒤 ‘이 차를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를 고민하게 될 차들이 어떤 모습과 기술을 담게 될지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여러 행사를 통해 자동차 업체들이 선보인 콘셉트카들을 차근차근 살펴보면, 크게 몇 가지 주제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큰 흐름을 보면 동력계 면에서는 전동화, 장르 면에서는 SUV 스타일의 크로스오버 형태, 기술 면에서는 인간 중심의 디지털 인터페이스에 집중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전동화’라는 같은 맥락 속에서도 일부 업체는 호화로움과 고성능에 치중하는가 하면, 현실적인 사용 편의성과 효율성에 집중한 회사들도 많았다.

사실 이런 흐름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진 것이어서, 대단히 파격적이거나 혁신적이라 할 부분은 그리 돋보이지 않는 편이었다. 오히려 이전까지 추상적인 개념 수준에 머무르던 기술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발전시키거나 새로운 기술과 접목함으로써, 자동차와 디지털화된 사람들의 생활이 만나는 영역을 더 넓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기아차도 올해 세계 각지에서 열린 행사에 여러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특히 그들 가운데 세 모델은 세련된 디자인과 상징적 의미, 새로운 기술을 담은 차로 의미가 컸다.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이매진 바이 기아(Imagine by KIA)’, 4월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선보인 ‘하바니로(HabaNiro)’, 11월 상하이 국제 수입 엑스포에 등장한 ‘퓨처론(Futuron)’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유럽 디자인 센터가 중심이 되어 만든 이매진 바이 기아는 유럽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해치백과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큰 SUV의 장점을 결합한 4인승 크로스오버카로 만들어졌다. 기아는 이 차를 통해 콘셉트카를 단순히 기술을 담는 그릇으로만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중심적인 관점에서 운전자의 감성을 채울 수 있는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한다.

이매진 바이 기아의 겉모습에서 가장 돋보인 부분은 새롭게 재해석한 기아차 고유의 ‘호랑이코’ 그릴이었다. 또렷한 외곽선 조명이 차체 앞부분 전체를 휘감는 형태로 표현된 그릴은 새로운 디자인의 기아 로고와 더불어 이 콘셉트카를 통해 처음 선보인 것이었다. 전체적인 형태는 풍부한 양감과 날렵한 느낌이 어우러지도록 역동적으로 만들었고, 앞 유리에서 지붕까지 차체 위쪽 전체를 하나의 유리로 만들어 개방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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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이상으로 돋보인 부분은 캐비닛 스타일로 열리는 도어를 열면 드러나는 실내였다. 특히 대시보드에 가지런히 놓인 21장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실내 디스플레이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21장의 디스플레이는 서로 분리되어 있지만, ‘오버레이어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통해 마치 하나의 화면처럼 정보가 표시되었다. 이와 같은 구성은 실내에 배치한 네 개의 좌석은 물론, 22인치 휠에도 반영되어 화려하면서도 미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북미 디자인 센터가 주축이 되어 만든 하바니로 콘셉트카는 재치 있는 이름만큼이나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담았다. 하바니로는 중남미에서 주로 쓰는 매운 고추 이름인 하바네로와 기아차의 대표적 친환경 모델인 니로를 결합한 것으로, 디자인 면에서도 강렬한 느낌을 주는 형태와 요소를 고루 갖춰 눈길을 끌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하바니로는 니로 EV의 확장성과 발전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모델이었다. 특히 도심 주행은 물론이고 오프로드 주행까지 고려한 디자인과 구성은 디자인에도 반영되어, 강렬하고 강인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요소를 곳곳에 담았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을 지닌 간결한 형태의 차체는 넓은 실내 공간으로 실용성을 높이고, 한껏 강조된 앞뒤 스키드 플레이트와 가늘고 또렷한 램프가 미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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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으로 표현된 오프로더 분위기는 실제 주행계통에도 반영되어, 앞뒤 차축에 모두 전기 모터를 단 e-4WD 시스템을 적용해 험로 주행도 가능하도록 구상했다. 또한, 180도 후측방 모니터를 달아 사이드 미러를 없애고 도어 핸들을 차체 표면과 같은 높이로 처리하는 등 공기역학 특성에 대한 고려도 엿볼 수 있었다. 기아는 하바니로를 한 번 충전으로 약 482km(300마일) 주행이 가능한 EV로 설정했는데, 이는 머지않아 기아차가 만들 양산 EV를 통해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 내놓은 퓨처론 콘셉트카는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다(Future is on)’는 뜻의 이름만큼이나 미래지향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였다. 이 디자인은 기아차의 차세대 브랜드 디자인 철학인 ‘동적 순수성(Dynamic Purity)’을 반영한 것으로, 전동화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의 디자인 선호도를 반영해 만든 쿠페형 SUV라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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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그동안 기아차가 선보인 SUV 콘셉트카 가운데에서도 날렵함과 강렬한 느낌이 가장 두드러지는 모델로, 새로운 디자인 요소들이 다양하게 반영되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용의 비늘을 형상화한 ‘드래곤 스킨’ 패턴의 헤드램프와 밤하늘의 별을 연상시키는 ‘스타 클라우드’ 테일램프, 측면 캐릭터 라인을 따라 흐르는 360도 라인 등 빛을 적극 활용한 것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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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날개처럼 2단으로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가 주는 신선함과 더불어, 실내는 자율주행 환경을 고려한 설계가 반영되었다. 좌석과 스티어링 휠은 주행 모드에 따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특히 좌석은 휴식 모드로 설정하면 가장 편안한 각도로 조절되어 자율주행을 하는 동안 안락하게 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내 조명도 스타 클라우드 패턴을 반영해 미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기아차가 올해 선보인 콘셉트카들은 크로스오버 SUV와 EV라는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물론,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발맞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더욱 편리하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사용자 환경, 즉 인터페이스(HMI)를 계획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하바니로에는 올해 초 미국 국제 전제제품 박람회(CES)에서 기아차가 처음 공개한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R.E.A.D.)’을 적용함으로써, 자동차를 사람의 신체와 감정을 느끼고 이해하며 반응하는 감성 주행의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읽을 수 있었다.

기아차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순수전기차인 쏘울 EV와 니로 EV는 모두 크로스오버 SUV다. 배터리 탑재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실내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로스오버 SUV 형태의 EV는 기아차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미 그와 같은 형태의 EV를 만든 경험을 쌓은 기아차는 앞서 소개한 콘셉트카들에서 볼 수 있듯이 더욱 개성 있는 모습과 효율적인 구성으로 EV를 발전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용자 경험이다. EV는 ADAS 기술과 궁합이 잘 맞는 만큼, 앞으로 나올 EV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다. 그만큼 EV에는 사용자가 차를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고 생활의 여유를 더할 수 있는 요소들이 늘어나야 한다. 차의 실내 분위기는 물론 감각과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특징들이 EV에서는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R.E.A.D.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아차는 그런 부분에 대한 고려와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차세대 EV에서 단순한 기술의 나열이 아니라 사람에 초점을 맞춰 감각과 감정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기아차의 방향설정은 미래를 정확하게 읽은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아 EV 콘셉트카들에 담긴 미래지향적인 기술과 표현이 양산차에 구현되었을 때, 우리에게 어떤 편리함과 즐거움을 가져다줄지 무척 궁금해진다.

류청희(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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