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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로 꼼꼼하게 살펴본 텔루라이드와 씨드

현대 기아 R&D 모터쇼에서 꼼꼼하게 살펴본 기아차 현지 전용 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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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자동차 전시회처럼 킨텍스나 코엑스 같은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지 않는다. 주차장에 만든 임시 전시 공간에 대부분 지붕도 없이 차를 전시한다. 당연히 화려한 이벤트도 없고 차 옆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델도 없다. 하지만 전시 차종은 무척 다채롭고 규모에 비해 볼거리는 넘쳐난다. 보통의 모터쇼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무슨 모터쇼일까?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볼거리 많고 실속 있는 모터쇼’로 통하는 현대 기아 R&D 모터쇼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이번 모터쇼는 ‘미래와 함께하는 R&D,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라는 주제로 지난 11월 6~8일 경기도 화성의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 주변에서 열렸다.

이 행사의 정확한 명칭은 ‘현대 기아 제네시스 R&D 모터쇼’다. 원래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내 이벤트로 시작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협력사 관계자, 일반인 등으로 관람 대상이 확대됐다. 

R&D 모터쇼에는 각양각색의 국산차가 모인다. 가격표에서만 볼 수 있던 수동변속기가 장착된 기본형 트림이나 해외 현지 모델도 이곳에서는 손쉽게 볼 수 있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차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이들과 경쟁하는 모델까지 전시된다. 그저 차를 구경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실내와 내부까지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으며, 필요하면 주변 직원의 도움을 받아 시동을 거는 것까지 가능한 현장감 있는 모터쇼다.

이곳에서는 국산차 배지를 달고 있지만 해외 현지에서만 판매되는 현지 전용 모델들도 많은 관심을 받는다. 북미나 유럽, 중국 등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만든 모델로, 막상 한국에서는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경우 이번 모터쇼에 북미 및 유럽, 중국, 러시아의 현지 모델들을 전시했는데, 이들 중 북미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형 SUV 텔루라이드와 유럽 현지 모델 씨드는 특히 많은 관심을 모았다.

텔루라이드 (Telluride)

올해 북미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텔루라이드는 존재가 이미 콘셉트카를 통해 예고된 바 있다. 2016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KCD-12의 공식 명칭은 텔루라이드(Telluride)였다. 당시 심플한 헤드램프와 전면부에 자리한 당당한 라디에이터 그릴, 양문형 냉장고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B필러, ㄱ(기역)자 모양의 세로형 리어램프 등 참신한 스타일이 돋보였다. 이러한 디테일은 상당수 텔루라이드 양산차에 그대로 적용됐다.

북미 대형 SUV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모델답게 차체는 상당히 크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SUV 중 가장 큰 모델은 현대 팰리세이드이지만, 텔루라이드는 이보다 조금 더 크다. 텔루라이드의 길이×너비×높이는 5,000×1,990×1,750mm, 휠베이스는 2,900mm로, 실제로 보면 수치를 수긍하게 될 만큼 당당한 모습이다.

특히 큰 SUV와 픽업트럭이 많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서 보니 당당한 차체가 더욱 실감난다. 사진으로 볼 때는 커다란 그릴 때문에 다소 작아 보였던 헤드램프가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으며, 웅장하고 넓게 펼쳐진 라디에이터 그릴만큼이나 존재감이 상당하다. 그릴 아래 앞 범퍼에 더해진 공기 흡입구는 전면 디자인에 활력을 더하고, 범퍼와 도어 아래쪽에 더한 굴곡은 면 자체가 큰 대형 SUV의 디자인을 심심하지 않게 만든다. 앞뒤에 길게 붙은 텔루라이드 폰트 엠블럼은 비범한 겉모습에 방점을 찍는다.

텔루라이드의 실내는 과감함과 섬세함이 공존한다. 그리고 정말 넓다. 직선 위주의 실내는 시각적인 안정감은 물론 뛰어난 개방감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기아차 SUV임을 한눈에 알아챌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생김새나 센터페시아 하단에 위치한 버튼의 크기 및 구성은 최근에 나온 기아차 SUV의 그것과 비슷하다. 불필요한 버튼들을 배제하고 내비게이션, 오디오 같은 실내 주요 조작 기능을 센터페시아 모니터에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독특한 패턴이 적용된 시트는 앉았을 때 몸을 편안하게 감싸고, 헤드레스트는 머리에 착 감긴다. 잠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눈이 스르륵 감길 정도였다. 시트 배열은 2열 독립 시트 적용 여부에 따라 7인승과 8인승으로 나뉘는데, 전시차는 2+2+2 구조의 7인승이었다. 꽤 최근까지 2열 독립 시트는 미니밴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 SUV에 적용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모하비 더 마스터도 2+2+2 구조의 6인승 모델이 있다). 편안한 착좌감과 3열 이동성을 고려하면 이 같은 변화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반갑다.

물론 텔루라이드만의 남다른 디테일도 적지 않다. 센터터널 좌우에 자리한 가죽으로 마감된 손잡이에 자리한 쿨링 & 히팅 조작 레버, 천장에 위치한 2열 공조장치 조작 버튼, 능력에 비해 한없이 겸손해 보이는 주행 모드 설정 다이얼 등이 대표적이다. 모하비 더 마스터에 적용된 사양도 보인다. 결을 잘 살려 고급감을 강조한 우드 트림과 비슷한 생김새의 부츠 타입 변속기 등이 그것이다.

씨드 (Ceed)

미국 현지 모델인 텔루라이드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기아차는 유럽 현지 전략형 모델인 씨드를 운영해왔다. 씨드는 기아차가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한 첫 번째 모델로, 2006년 1세대에 이어 2012년 2세대, 그리고 지난해부터 3세대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유럽 전략형 모델이기에 유럽 현지에서 생산해 유럽에서만 판매한다.

유럽 현지 모델인 탓에 국내에서는 공식적으로 만나볼 수 없지만, 주력 시장인 유럽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모델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탄탄한 기본기, 경쟁력 있는 가격 등으로 2006년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1세대(2006~2012)만 해도 60만 대 이상 판매되었고, 2세대(2012~2018년)가 출시된 지 4년차인 2015년에는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넘겼다. 이후 3세대가 나온 지금까지도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의 3세대 모델은 지난 2018년에 공식 데뷔했다.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적이 없어 낯설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R&D 모터쇼에서 만난 씨드는 의외로 친숙하게 다가온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K3와 형제차이기 때문이다. K3와 씨드의 코드네임은 각각 BD와 CD로, 디자인뿐 아니라 차체 설계 등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씨드는 유럽 현지 모델답게 세단이 아니라 해치백 위주로 라인업이 형성되어 있다. 기본이 되는 Ceed는 5도어 해치백이며, 1~2세대 모델의 경우 3도어 해치백(프로씨드), 왜건(씨드 SW) 등의 가지치기 모델이 있었고, 2세대부터는 고성능 트림인 GT가 나오고 있다.

3세대에 접어들면서 씨드는 가지치기 모델이 하나 더 늘어나 4종이 됐다. 5도어 해치백을 시작으로 왜건(SW, 공식 명칭은 스포츠왜건)과 슈팅 브레이크 모델인 프로씨드(ProCeed), 크로스오버 모델인 엑씨드(XCeed)로 구분된다. 기아차는 유럽 시장에서 이들 4개 모델을 공식적으로 씨드 패밀리(Ceed Family)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는 왜건을 제외한 씨드, 프로씨드, 엑씨드 3개 차종이 전시됐다.

프로씨드 (ProCeed)

씨드 패밀리 중 관람객들의 관심은 프로씨드에 집중됐다. 유럽에서도 3세대 프로씨드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사실 프로씨드라는 차명은 2세대까지만 해도 3도어 해치백을 칭했지만, 3도어 해치백에 대한 수요가 나날이 줄면서 3세대 프로씨드는 최근 몇 년 사이 대세로 떠오른 슈팅 브레이크 스타일을 채택했다. 해치에 붙는 차명도 과거 소문자와 특수문자를 혼용했던 것과 달리 이젠 온전한 대문자로만 구성된다.

특히 3세대 프로씨드가 유럽 현지에 처음 나왔을 때 실물을 본 적이 없는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가 들썩였던 것은 유명하다. 아름답게 뻗은 루프 라인과 화려한 후면부는 머나먼 한국의 자동차 마니아들까지 흥분시켰다. 특히 리어램프 사이를 연결해 주는 가느다란 그래픽 디자인에 많은 사람들이 감탄해마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혹자들은 신형 프로씨드를 지금의 슈팅 브레이크 시장 활성화에 크게 일조한 포르쉐의 그랜드 투어러 ‘파나메라’의 한국판이라고도 얘기한다.

실제로 보니 사진으로 볼 때보다 한층 날렵하고 우아해 보인다. 특히 리어램프 사이를 잇는 가느다란 그래픽의 위치와 구성이 무척 절묘하다. 전시 모델은 행사장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음에도 애써 찾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실제 프로씨드를 살펴본 몇몇 관람객들은 ‘앞은 K3와 느낌이 비슷한데 뒤는 상당히 다르다’며 프로씨드에서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엑씨드 (XCeed)

엑씨드(XCEED)는 씨드 패밀리에 가장 최근에 추가된 모델로, 올해 6월 처음 공개됐다. SUV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그에 버금가는 실용성과 효율성을 갖춘 크로스오버 차종의 도입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엑씨드는 바로 이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다.

엑씨드는 씨드 패밀리 중 가장 많은 차별화가 이루어진 모델이기도 하다. 씨드라는 이름을 쓰지만 씨드와의 공통점이 많지 않을 정도다. 앞 도어는 같지만 그 외 헤드램프나 보닛, 루프 라인, 리어램프 등이 기존의 씨드와 다르다. 비슷한 콘셉트의 경쟁 차종에 비해서도 디자인 차별화가 큰 폭으로 이뤄졌다. 특히 스팅어의 순정 휠을 떠올리게 하는 엑씨드의 휠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외관과 달리 실내에서는 씨드나 프로씨드, 엑씨드 모두 같은 패밀리임을 느낄 수 있다. 국내 기준으로 준중형 해치백에 가까운 만큼 실내공간의 크기는 부족하지 않다. 기본적인 틀은 K3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특히 대시보드나 스티어링 휠이 그렇다. 그러나 굵직굵직한 것들은 다르다. 우선 디스플레이 크기가 다른데, 씨드는 트림 선택 여부에 따라 기본형 8인치, 고급형은 10.25인치로 나뉜다. 그리고 센터페시아 하단에 자리한 공조장치 버튼이 K3보다 많다. K3는 버튼과 다이얼을 상당히 간결하게 배치했지만, 씨드의 경우 직관적인 조작을 위해 각 기능별로 별도의 버튼을 뒀다. 두 방식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씨드는 국내 기준으로 준중형 모델이지만 어떤 모델이든 실내 공간은 충분했다. 특히 날렵한 생김새를 갖춘 프로씨드마저도 실내 공간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디자인을 위해 루프 라인을 둥글렸음에도 키 175cm 이상의 성인이 뒷좌석에 편안하게 앉을 수 있었다. 지난해 씨드 패밀리의 서유럽 전체 판매량은 7만3,436대였다.

중국형 스포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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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모터쇼에는 기아차의 중국 현지 모델도 함께 전시됐다. 중국형 스포티지는 중국 시장의 수요와 중국 도로 환경에 맞게 현지화한 모델로, 디자인에서 강인하고 단단한 느낌을 강조했다. 길이×너비×높이 4,460×1,850×1,695mm, 휠베이스는 2,640mm로 전고가 국내 스포티지보다 높다. 패밀리 SUV를 지향했으며 실내 공간과 트렁크 등에서 경쟁차 닛산 카슈카이에 앞선다는 평가다. 1.4L 가솔린 터보 140마력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를 얹었고, 지난해 중국에서 8만6,196대가 판매됐다.

러시아형 리오 X라인

러시아 전용 모델도 전시됐다. 리오 X라인은 2017년 10월 러시아에서 선보인 모델로, 소형 해치백 리오(프라이드)를 바탕으로 지상고를 높인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러시아의 기후와 도로 특성을 반영해 워셔액 탱크 용량을 키우고 트렁크 해치의 열리는 양도 증대했다.

리오 X라인은 러시아의 험한 도로에 맞게 NVH 성능도 개선했다. 1.4L와 1.6L 감마 엔진과 6단 수동 혹은 AT를 선택할 수 있다. 현대 솔라리스(엑센트), 폭스바겐 폴로, 라다 그란타 등과 경쟁하며, 지난해 러시아에서 9,133대가 판매됐다.

차세대 군용차 ‘3’

방탄 키트를 두른 소형 전술차 페이스리프트 모델

차세대 중형 표준 트럭

방탄 키트를 두른 5톤 트럭

한편 군용 존(ZONE)에서는 기아차가 최근 선보인 차세대 군용차도 전시됐다. 군용 소형 전술차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비롯해 2 1/2톤 전술트럭을 대신할 차세대 중형 표준 트럭, 방탄 키트를 두른 5톤 트럭 등이 전시됐다. 소형 전술차 역시 차체에 방탄 키트를 둘러 일반 소형 전술차보다 한층 강인한 모습을 뽐냈다.


2019 현대 기아 R&D 모터쇼는 3일간의 일정으로 성공리에 끝났다. 혹시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면 매년 열리는 R&D 모터쇼에 주목해 보자. 다양한 자동차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1·2차 협력사가 개발한 보디, 섀시, 전자, 파워트레인 분야의 신기술까지 전시돼 향후 국산차의 방향까지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모터쇼에만 하더라도 각 분야에서 세계 최초 16건, 국내 최초 14건 등 다양한 선행 신기술이 소개됐고, 스타트업 업체의 우수 기술도 전시됐다. 많지는 않지만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물도 있으니 자동차와 관련 첨단 기술에 관심이 많다면 내년 모터쇼에는 꼭 들려 보자.

글, 사진 K-PLAZA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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