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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단과 SUV가 공존하는 세상, 각자의 해법은?

SUV가 주류가 된 이상, 세단은 자기주장이 더 강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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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셀토스가 연일 화제다. 사전 계약만 5천 대가 넘었다고 한다. 공간에서는 준중형 SUV를 능가하고 장비 수준에서도 부족함이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셀토스를 만난 첫날, ‘이 차는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존재가 될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했다.

사전 계약만 5천 대가 넘은 셀토스. 소형 SUV의 영역을 넓힌 차다

셀토스의 인기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점이 있다. ‘이제는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소형 SUV의 종류가 다양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SUV에 이렇게 많은 소비자들이 몰릴 여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소형 SUV 시장, 더 나아가 SUV 시장의 잠재력이 과연 어디까지일지 새삼 놀라게 된다.

왼쪽부터 쏘렌토, 스포티지, 니로(부분변경 이전 모델), 스토닉

이제 SUV는 자동차의 주류 장르로 자리를 잡았다. 이전에는 주로 세단으로 이루어진 라인업에 SUV 한두 모델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SUV만으로도 소형부터 대형까지 풀 라인업을 갖춰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단계가 되었다.

세계 최초의 크로스오버 SUV인 스포티지(1세대)와 북미에서 크게 성공한 쏘울(1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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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는 세계 최초로 크로스오버 SUV인 스포티지를 탄생시킨 브랜드다. 또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라이프스타일 친화형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브랜드로서 인지도가 높다. 기아차는 각각의 시장에서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기에 가장 걸맞은 장르를 선택해 제품화하는 안목과 기획력을 꾸준히 보여 왔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크로스오버 SUV로, 우리나라에서는 SUV뿐 아니라 카니발로 대표되는 MPV 시장도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매력적인 소형차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기아 스토닉, 쏘울 부스터, 니로, 셀토스(시계 방향)

특히 소형 SUV는 기아차가 어떻게 시장을 이끌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기아차가 갖고 있는 소형 SUV가 몇 차종이나 될까? 우리나라 시장에 소개되어 있는 모델만 해도 스토닉, 쏘울 부스터, 셀토스, 그리고 니로가 있다. 니로의 기술적인 기반은 준중형이지만 시장에서는 소형 SUV의 최상위층을 담당하므로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다. 한 세그먼트의 같은 장르에 이렇게 많은 모델을 갖고 있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기아 스토닉 / 쏘울 부스터 / 셀토스 / 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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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기아차의 모습은 이제 소형 SUV 시장이 성향과 가격 등 다양한 요소로 세분화해 접근할 수 있을 만큼 성숙되어 간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스토닉은 해치백에 익숙한 유럽인들에게 가장 친숙할 수 있는 소형 SUV로, 탄탄한 기본기를 통한 달리는 맛과 경제성이 무기다. 쏘울 부스터는 개성과 합리성을 조화시킨 힙한 세대를 위한 블렌딩이다. 셀토스는 공간과 사양, 가격이라는 이성적인 요소와 정통 SUV 디자인이라는 감성적인 요소를 버무려 소형 SUV의 벽을 무너뜨리는 제2막의 신호탄이다. 니로는 현재와 미래, 해치백과 SUV, 가족과 나를 위한 차의 다리가 되는 진정한 크로스오버적인 성격을 보여 주는 모델이다. 즉, 소형 SUV 시장에 4대의 기아차가 있지만 같은 포지셔닝은 단 한 대도 없다.

넓고 안락한 셀토스의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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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SUV가 주류 모델로 자리잡으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안락함’이다. 즉, 이전의 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었던 편안함을 이젠 SUV도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만 세단 시장에서부터 고객들이 거부감 없이 SUV로 넘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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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보편적인 승용차로서의 SUV의 문을 연 모델은 기아 쏘렌토였다. 초대 쏘렌토는 직선을 잘 살려 품격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고급 세단에 뒤지지 않는 품위를 보여주었다. 또한 운전자가 동반석을 앞으로 쉽게 움직여서 2열을 상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등으로 기존의 레저용 차량이라는 SUV의 고정관념을 깼다. 우수한 주행 질감은 기본이었다.

오리지널의 명맥을 이어가는 스포티지와 헤리티지를 이어가고 있는 정통 SUV 모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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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기아차는 SUV 헤리티지 모델 두 개가 더 있다. 앞서 말했듯이 크로스오버 SUV의 시조인 대한민국 오리지널 모델 스포티지와 정통 보디 온 프레임 SUV의 기함인 모하비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북미 시장 기함인 텔루라이드도 SUV의 안방인 미국에서 태풍이 되었다. 이렇듯 기아차 SUV에는 헤리티지부터 대중성, 그리고 새로운 시장의 개척에 이르는 풀 라인업과 풀 스토리가 담겨 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해 태어난 대형 SUV, 텔루라이드

SUV의 성장세는 21세기 자동차 시장을 대표하는 하나의 큰 흐름이며, 21세기에 접어든 지 2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하다. 그런데 제3세계 시장을 제외한 선진국들의 자동차 시장은 이미 정체기에 접어든 지 오래다. 그러니까 SUV가 성장했다는 뜻은 다른 장르의 자동차들이 시장을 잃었다는 뜻이 된다. SUV와 함께 다목적 차량으로 분류되는 MPV나 왜건은 직격탄을 맞았다. 심지어는 스포츠카들도 살아남기 힘들겠다는 암울한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소형 SUV의 인기는 소형 세단과 소형 MPV의 단종을 불러왔다. 사진은 프라이드 세단과 카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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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은 모두 소수파다. 그러니까 이들의 수요가 모두 SUV로 바뀐다고 해도 지금의 SUV 시장 성장세를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답은 명료하다. SUV는 세단에게서 시장을 빼앗아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세단에는 전통적으로 유럽에서 인기를 끌어온 해치백도 포함된다. 우리나라도 소형차 시장에서 오랜 터줏대감이었던 기아 프라이드가 단종된 데에는 소형 SUV가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서의 세단은 유럽과 달리 말 그대로 3박스형 세단을 뜻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해치백 시장은 대단히 작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SUV의 성장은 반대로 세단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

뚜렷한 자기주장으로 시장을 개척한 스팅어

이젠 확연하다. SUV에게 자동차 시장의 주류 역할이 넘어간 것 말이다. 그렇다면 세단이 살아남는 길은 무엇일까? 그것은 외연을 밀어내는 강력한 자기주장이다. 즉, 보편성이 SUV의 주요 무기로 넘어간 지금 세단은 오히려 개성을 강조하고 존재를 부각하는 자기표현이 강한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고객들에게는 심리적 만족도로, 그리고 브랜드에게는 브랜드 이미지와 고부가가치로 연결되므로 세단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다.

(1) K9 (2) 스팅어 (3) K7 프리미어 (4) K5 (5) 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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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기아차의 대형차 K9은 자칫 보수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기함의 고정관념을 거부한다. 1세대부터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앞장선 모델이었으며 대형 세단이지만 오너드라이버까지 포용하는 역동성을 숨기지 않는다. 스팅어는 대한민국 최초의 후륜구동 스포츠 GT 세단으로 브랜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K7 프리미어는 정장 차림이 잘 어울리는 비즈니스 설룬을 차분하지만 강인한 이미지로 표현한다. 넓은 공간과 가득한 편의장비가 전륜구동 준대형 세단의 이성적인 판매 포인트임도 잊지 않았다. K5는 가장 진부할 수 있는 패밀리 세단 시장에 한 끗 다른 강인한 디자인과 역동성으로 에너지를 공급한다. K3는 그룹 전체의 파워트레인 전략인 스마트스트림을 선보이는 개척자 역할을 자임하여 위태로운 준중형차 시장의 분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역동성은 기아차의 특징이다

지금까지 기아 세단의 설명에서 느껴지는 공통점이 있지 않은가? ‘거부’, ‘돌파’, ‘강인한’. 그렇다. 바로 역동성이다. 대중 브랜드의 기본 가치인 합리성은 잘 지키면서도 감성적인 흥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동성을 더하는 것이 기아차 세단들이 추구하는 방향인 것이다. 이것은 디자인 경영을 선포했던 십여 년 전의 기아차와도 일맥상통하는 또 한 번의 도전이다.

역동적인 기아차의 디자인은 차세대 세단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대의 주류로 떠오른 SUV 시장에서 기아차는 이미 강자다. 이 시장에서 기아차는 스스로 시장을 확대하고 더욱 단단히 다져 나가고 있다. 여기서 얻은 자신감은 새로운 세단을 내놓을 때에도 발휘될 것이다. 머리와 가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면 그 브랜드는 대세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구성 K-PLAZA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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