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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 EV 타고 서울~부산 왕복해보니…

균형 잡힌 기능과 성능 돋보이는 전기 SUV 동급 최대 실내 공간 덕에 패밀리카로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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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 파리모터쇼에서 기아차는 신형 프로씨드와 씨드 GT를 공개했다. 두 차 모두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유럽에선 꽤 인기가 높은 스포츠 왜건이다. 그리고 하나 더. 한쪽 대형 전광판엔 거의 실물 크기의 니로 EV 광고가 전시되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빼앗았다.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와 최고출력 등의 기본적인 정보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2018 파리모터쇼에서 니로 EV는 신형 프로씨드 못지않은 관심을 끌었다

부스에 놓인 전시차 주위엔 실물을 보려는 관람객들로 바글거렸다. 차 옆에 있었던 도슨트에겐 끊임없이 질문이 쏟아졌다. 2024년까지 디젤차, 2030년까지 휘발유차를 모두 퇴출하겠다는 프랑스 파리 시내 한가운데서, 니로 EV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높았다. 가장 최근엔 영국 자동차 매체 ‘왓카(The What Car)’가 주최한 어워드에서 니로 EV가 ‘2019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니로 EV는 현재 유럽에서 이렇게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엔 파리모터쇼에 앞서 지난 여름부터 니로 EV가 공식 판매되기 시작했다. 2016년에 처음 등장한 니로는 니로 EV가 나오기 전까지 전 세계에서 20만 대 이상 팔리면서 기아차의 친환경 기술과 상품성을 입증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은 모델은 19.5km/L라는 동급 최고의 연비와 실용성 그리고 운전 재미까지 갖춰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니로 EV는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전기차의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나온 차다.

니로 EV는 한 번 충전으로 최장 385km를 달릴 수 있다고 인증받았다(배터리 용량 64kWh 기준). 서울 톨게이트부터 부산 톨게이트까지의 최단 거리는 약 350km다. 이 차와 빨리 친해지고 싶어 서울에서 부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물론 충전 없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가에 대한 도전은 아니었다. 이미 주행거리 인증을 받았고,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서울에서 부산까지 충전 없이 한 번에 갈 수도 있다. 이번 여행은 어디까지나 니로 EV와 빨리 친해지기 위해서였다. 서울에서 출발해 대구를 지나자 내비게이션은 현재 전력량으로 목적지까지 갈 수 없다며 경로에 있는 충전소를 친절히 안내해주었다. ‘UVO’ 서비스에 가입하면 충전소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스템의 안내에 따라 가까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을 하고 부산으로 진입했다.

부산엔 벌써 봄이 왔다. 서울에서 출발했을 때 분명 영하권이었는데, 이때 부산에선 외투를 걸치지 않아도 춥지 않았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에 추위는 약하다. 기온이 떨어지면 전지 내 리튬이온의 이동 속도가 감소한다. 다시 말해 저항이 증가하고 그만큼 전력 소모량도 많아진다. 결론은 방전이 빨리 된다는 것. 추운 날 급속 충전할 땐 배터리 웜업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날 부산은 배터리 웜업이 필요해 보이지 않았다.

도시로 들어오자 배터리 효율은 높아졌다. 니로 EV엔 주행 중 도로의 경사와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회생 제동 단계를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회생 제동은 전기모터의 동력을 운동 에너지로 쓰지 않고 다시 배터리로 보내 충전하는 기능이다. 니로 EV는 주행 모드에 따라 회생 제동의 강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에코 플러스’ 모드에선 전력 소비를 최소화해 주행 거리를 극대화한다. 또한 ‘히트 펌프 시스템’은 차에서 발생하는 모든 폐열을 수집해 공조 장치에서 소모되는 전력을 최대한 줄여준다. 전력 소비에 관한 모든 동작은 통합전력제어 장치(EPCU: Electric Power Control Unit)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니로 EV는 에너지 소비에 있어 꽤 짠돌이다.

그렇다고 느린 차도 아니다. 니로 EV의 최고출력은 204마력.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은 쏘울 부스터, K3 GT와 같다. 최대토크는 훨씬 쎈 40.3kg·m다. 수치로도 만만치 않은데 체감 동력 성능은 이를 뛰어넘는다. 전기모터는 엔진과 달리 최대토크가 순간적으로 치솟기 때문이다. 선풍기를 켰을 때 팬의 속도가 순식간에 높아지는 걸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전기차 대부분이 그렇듯이 니로 EV 역시 운전자가 원하는 동력을 끌어올리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타사 경쟁 모델과 달리 최고속도 제한에서도 자유롭다. 달릴 땐 달리고, 아낄 땐 아낄 줄 아는 현명함이 녹아 있다.

탁 트인 바다로 향했다. 겨울이 끝나갈 무렵의 부산 바다는 청명함으로 가득 차 있다. 전기차의 가장 큰 장점은 배기가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 자연에 미안한 마음 없이 산과 바닷가를 마음껏 누빌 수 있어 좋다.

만약 패밀리카로 전기차를 고민한다면 니로 EV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구매 후보다. 우선 공간이다. 니로 EV는 SUV라고 하기엔 키가 작고 해치백이라고 하기엔 덩치가 크다. 중형 SUV의 크기가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해치백은 작아서 고민인 이들에게 제격이다. 그래서 소형 SUV 붐이 일지 않았는가! 특히 2,700mm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에 실내 공간은 동급 전기차 중 가장 넓다. 적재 공간 역시 451L에 달해 니로 하이브리드보다 더 넓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405L까지 늘어난다. 이 정도면 4인 가족의 든든한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 

하나 더 언급하자면 탑승자를 위한 안전 시스템이다. 모든 트림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선 유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운전자 주의 경고 시스템이 기본으로 들어갔다. 여기에 후측방 충돌 경고, 하이빔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장치 등을 추가할 수 있다.

A/S에서도 배려심이 엿보인다. 니로 EV의 전기차 전용 부품은 10년 혹은 주행거리 16만km를 보증받는다. 배터리의 보증 기간은 평생이다. 최근엔 ‘안심 출동 서비스’의 영역이 확대됐다. ‘안심 출동 서비스’는 미처 충전을 충분히 하지 못한 상황에서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무상으로 견인해주는 서비스다. 처음엔 가까운 충전소로 견인해주던 것을 지금은 운전자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준다(연 4회, 누적 80km).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오면서 점심을 먹기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말에게 먹이를 주듯 니로 EV에도 급속으로 전기를 공급해주었다. 환경부에서 설치한 급속 충전기의 1회 충전 시간은 40분으로 제한돼 있는데, 휴게소에서 밥을 먹으며 충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니로 EV는 100kW 급속 충전기 기준으로 54분이면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밥을 먹으며 니로 EV와 함께한 짧은 부산 여행을 되돌아보았다. 니로 EV는 다양한 편의 기능과 효율적이고 파워풀한 동력 성능을 두루 갖춘 전기 SUV다. 어느 특징에도 쏠리지 않아 누구나 만족하며 탈 수 있는 차다.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으며, 한 가족의 패밀리카로 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이래저래 시대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갖춘 팔방미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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