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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국내 올드카

응답하라 90년대, 기아 캐피탈 vs 현대 스텔라
k-plaza 작성일자2018.11.26. | 28,707 읽음

이제는 손바닥만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터치 하나로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집밖에서 집안의 기기들을 조작할 수도 있는 시대에 도래했습니다. 하지만 분명 약간은 촌스럽고 불편해도, 이상하게 추억의 물건들에 더 편안하고 안락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넘쳐나는 첨단 문명속에 여전히 올드카를 사랑하고 타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그때 그시절 차를 보면 나의 어린 시절도 생각나고, 운전석 창문에 팔을 멋지게 걸친 우리 아버지의 전성기도 떠오릅니다. 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져버린 국내 올드카들, 하지만 우리는 그 차를 분명 기억합니다. 80년 대 말 등장하여 자동차 시장을 뒤흔든 두 자동차, 현대 스텔라와 기아 캐피탈을 통해 그 시대로 떠나볼까요?


혜성같이 떠오른 현대 스텔라

스텔라는 1983년부터 1997년까지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한 후륜구동의 중형 승용차입니다. 현재 중형차 시장에 강자로 자리매김한 현대자동차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현대는 포니의 성공으로 정상에 오른 뒤, 대우자동차의 로얄 시리즈에 맞서 다시 한번 중형차 시장 1위로 도약하기 위해 탄생하였습니다. 약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두번째 고유 모델인 '스텔라'가 이렇게 1983년 6월 탄생되었는데요, 라틴어로 ‘으뜸가는 별’을 뜻하는 스텔라. 현대가 조립 생산한 포드의 코티나 마크 V를 기반으로, 크기를 좀 더 키웠고, 외관 디자인은 포니를 디자인했던 세계적 디자이너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다시 한 번 힘을 실었습니다. 86년도 아시안 게임과 88년도 서울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정부가 추진한 택시의 중형화 정책은 스텔라의 개발을 서두르게 만든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1983년 당시 국산차는 모두 4단 수동변속기에 불과하였고, 자동 변속기 차량은 찾아보기 힘들었는데요, 스텔라는 최초 5단 변속기 차량이라고 광고하며 혜성같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8단 자동변속기를 볼 수 있는데, 세월의 격차가 느껴지죠?  스텔라는 출시 당시 파워트레인은 1.4리터 및 1.6리터 엔진에 주력으로 판매된 1.4 모델의 엔진은 포니 2에 쓰인 것으로 최고출력 92마력을 1.6모델의 엔진은 코티나 마크 V와 동일한 것으로 최고출력 100마력을 자랑했습니다.   스텔라는 기존의 승용차에 비해 큰 차체와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했을 뿐만 아니라, 높은 국산화율과 그에 따른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엇습니다. 소비 생활이 활발했던 80년대, 더 큰 차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던 당시 분위기 상 경쟁사였던 대우 대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겠죠?  덕분에 출시 3개월 만에 1만대 이상의 계약을 얻어내며 매우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고, 1984년에는 영국과 유럽, 1985년에는 캐나다, 1987년에는 미국 시장까지 수출되는가하면 1988 서울올림픽 공식차량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많은 인기에도 불구 다소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냉정한 평가도 있었습니다. 이에 초창기 시절 지적받던 성능 문제는 점차 발전시켜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는데요, 1987년에는 1.5리터(1,499cc) 엔진이 장착된 스텔라 APEX가, 1990년에는 1.8리터 (1,796cc)엔진을 장착한 뉴스텔라를 탄생시켰습니다. 전장 및 전폭도 늘어나며 중형세단으로서의 입지도 단단히 할 수 있었지요. 또한, 안성기, 금보라, 길용우 등 배우들도 타는 차로 유명세를 타며 여성 오너 및 중산층에게도 그 인기를 지속적으로 이끌었습니다. 또한, 초창기 스텔라에는 전륜 서스펜션에 더블 위시본, 후륜에는 일체 차축식을 기반으로 한 4링크 방식을 활용했었고, 3년 후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는 링크지점을 5링크로 교체하며 성능 및 승차감 또한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1988년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한 새로운 소나타가 등장하며 스텔라는 하위 차종으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90년에는 엑셀과 쏘나타 급의 엘렌트라까지 등장하며 점점 그 존재감도 흐릿해졌고, 1991년, 전륜 구동으로 자동차 플랫폼이 대체되는 시기가 다가오며 자가용으로서의 스텔라의 역사도 이렇게 마무리 하게 됩니다.  단종되었다는 소식에도 많은 화제를 모았던 스텔라. 하지만 자동차 시장이 막 확충되던 시점에, 한 기종이 10년 이상 살아남기란 매우 힘들었음에도 불고, 스텔라는 13년 7개월 동안 생산이 계속되었습니다. 1997년 택시용이 단종되기까지 스텔라가 세운 기록은 2000년대까지 최장수 고유 기종의 자리를 지켰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최고 성능을 자랑하던 기아 캐피탈
'하이 오너의 꿈을 실현시킨 합리적인 준중형 세단'이라는 타이틀로 등장한 기아자동차의 캐피탈은 1989년에 데뷔를 하게 되었습니다. 스텔라와 로얄 XQ의 출시 시기와 비교했을 때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는데요, 당시 '자동차공업 통합조치' 때문이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승용차 생산이 막히게 되며 잠시 늦어진 것이죠. 소형차 프라이드와 중형차 콩코드가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던 끝에 두 차종 사이를 매꿔줄 캐피탈이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콩코드의 차체를 반영하여 1.5L급 차량 중에서 차체 크기가 넓은 것이 장점이기도 합니다.  내수경제 호황으로 사전 예약 후 약 20일 만에 8천대, 3개월 만에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준중형차 시장에서 첫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캐피탈은 성능을 중시한 준중형차였고, 당시 경쟁사 대비 실제로도 그러했습니다. 캐피탈은 마쓰다의 1.5라토 굽 1.498cc SOHC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고, 최고 출력 95마력, 최대토크 14.2kg.m, 제로백 14.5초, 최고속도 170km/h를 기록하며, 당시 대우 XQ가 85마력, 스텔라1.5의 92마력에 비하면 월등한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중량이나 구동손실율에서 우리했던 전륜구동의 장점을 고스란히 담은 엔진은 동시대 비슷한 급의 차종들에 비해 굉장한 장점으로 발휘되었습니다. 캐피탈은 당시 경쟁 차량들이 모델 개편을 하는데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디자인 역시 인기의 한몫을 했는데요, 전면부 및 후면부 디자인에 곡선으로 이루어진 헤드램프, 테일램프, 라디에이터가 트렌디했고, 독특한 컬러감 역시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았습니다. 

계속 되는 인기에도 불구 이듬해 1월, 1990년형 모델이 출시되면서 SLX 모델은 가격을 669만 5천원으로 30만원 인하했고, GLX 모델은 파워스티어링을 기본 장착했음에도 739만 5천원으로 10만원 인하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했습니다. 가격이 오르는 경우는 봤어도 인하하다니, 당시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었겠죠? 같은해 5월 국내 최초 16밸브 DOHC B5 엔진을 탑재한 '캐피탈 1500 GTX'가 탄생하였는데요, 국내최초 DOHC 엔진을 사용했으며 1.5L 급 차량에서는 놀라운 정도의 최고출력 115마력, 72rpm까지 자랑하며 고회전형 엔진을 선보였습니다. 기아는 국내 최초 DOHC 엔진을 양산차에 사용한 제조사가 되었고, 운전하는 재미가 좋아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탄 차량이기도 한데요, 기아는 이에 그치치 않고 같은 해 6월, 1.8리터 엔진을 탑재한 1800 EGI 모델도 출시하게 됩니다. 

하지만 경쟁자였던 현대자동차의 뉴 엘렌트라, 에스페로와 경쟁하게 되면서 점차 그 열기가 사그러들게 됩니다. 특히 기아자동차에서 나온 세피아가 등장하며 판매량도 서서히 줄어들었는데요, 1994년 6월 모델 라인업을 개편하면서 뉴 캐피탈이 등장, 1996년 에는 택시 트림도 등장하게 됩니다. 결국 캐피탈은 세피아2의 등장 9개월 전, 1996년 12월 단종됩니다. 1989년 3월부터 1996년 12월에까지 총 23만여대가 생산되었던 캐피탈은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다이나믹 세단 캐피탈'이라는 슬로건으로 젊고 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던 캐피탈. 첫 출시 당시 스텔라가 6년이나 지난 상황에 슬슬 새로운 차량에 대한 욕구는 성능까지 받쳐주던 캐피탈에 모여 시장의 선두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쟁사 대비 월등한 성능을 자랑하던 캐피탈은 현재까지도 많은 올드카 매니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1.5리터 엔진을 탑재한 현대 스탈라와 기아 캐피탈은 국내 준중형차의 '1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단순히 옛날 차로만 치부하기엔 그 가치가 새삼 크게 느껴집니다. 요즘도 가끔은 거리에서 올드카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거리에서 우연히 캐피탈이 달리는 걸 보고 가슴이 뛴다는 사람도 있고, 어린 시절이 생각나 왠지 코끝이 시큰해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캐피탈을 아직도 달리게 하기 위해 얼마나 소중하게 관리를 했을까요? 아마 차량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촌스럽고 투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올드카가 가진 고유의 매력은 앞으로도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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