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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쇼퍼 드리븐이든 오너 드리븐이든 자신감 가져도 좋다

기아차 THE K9 동반 시승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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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자동차 컨설턴트와 김형준 <모터 트렌드> 편집장이 더 K9을 함께 타고 오너 드리븐 세단으로써의 K9과 쇼퍼드리븐 세단으로써의 K9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나눴다.

◆ Behind the wheel : 김형준


기아차는 6년 만에 풀 체인지한 2세대 K9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최고급 오너 드리븐 세단. 여기엔 어떤 오류도 없다. 최고급과 오너 드리븐은 충분히 어울릴 법한 표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체 길이만 5.1m에 이르고 휠베이스도 3.1m에 달한다는 설명이 덧붙는다면? 보통의 인식으로는 살짝 당황스러울 수 있다. 손수 운전보다는 고용 드라이버에게 운전대를 맡기는 쇼퍼 드리븐 대형 세단 범주의 치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당황할 만한 일일까? 유럽에는 손수 운전하는 이들을 위한 대형 세단 시장이 존재한다. 벤츠 S 클래스, BMW 7시리즈 등의 노멀휠베이스 모델이 여기에 속한다. 미국은 캐딜락 CT6, 링컨 컨티넨탈 등이 이 같은 시장을 형성한다. 오너들은 회사와 가정에서 함께 쓸 고급차로, 회사에서 마련해주는 수준급 업무용 차로, 바쁜 일정과 잦은 이동에서 피로감이 적은 안락하고 잘 갖춰진 이동수단으로 이 같은 대형 세단을 찾는다. 최고급 오너 드리븐 세단의 핵심은 크기가 아니라 용도라는 이야기다.

다시 2세대 K9으로 돌아가 보자. 겉모습은 보수적인 형태와 최신의 고급 기능들이 어우러졌다. 듬직한 몸집에 얹은 측면 유리 모양이 날렵하고, 큼직한 콤비네이션 램프에는 세련된 라이트 그래픽을 담았다. 실내공간은 장식이 아닌 '진짜' 나무와 모조가 아닌 '천연' 가죽으로 단장했다. 운전자의 편의와 편리를 지원하는 환경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최신 기술로 채워져 있지만 그걸 감싼 사용자 환경(UX)은 익숙하고, 또 손쉽다.

운전석에서 느끼는 차체와 공간의 크기가 실제보다 작게 다가온다는 점도 흥미롭다. 시각적으로 낮게 다가오는 대시보드, 얇은 A 필러와 크기를 줄인 사이드미러, 스위치 개수를 최소화해 간결하게 구성한 컨트롤 패널 등이 운전 시야 확보에 일조한다. 여기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부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에 이르는 수많은 ADAS 사양(가짓수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다)과 9.7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재래식 계기판을 대신하는 12.3인치 풀 TFT-LCD 클러스터 등이 보다 집중도 높은 운전 환경을 뒷받침한다.

실상 K9 운전석에서 운전자가 직접 챙겨야 하는 일은 많지 않다. 자동차가 드러나지 않게 스스로 챙기고 행하는 일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간단하게는 주행 환경이나 상황에 맞춰 차의 속성을 수시로 조절하는 스마트 주행 모드부터 운전석 자동 쾌적 제어(실내외 온도에 맞춰 운전대와 시트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자동 제어), 터널 연동 자동 제어(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터널 진입 전 열린 창문을 닫고 외기 유입을 막는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지도 데이터와 연동해 고속도로의 굽은 구간이나 과속방지 구간에서 알아서 속도를 제어)까지 소위 말하는 캄테크(Calm Tech: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조용한 상태에서 편리함을 제공하는 기술)가 이 차엔 즐비하다.

전자제어 서스펜션도 그 중 하나다. 노면의 거칠기를 1024단계로 구분해 인식하고 반응한다는 설명이 아니어도 노면 상태, 주행속도 등에 따른 매우 신속하고 분명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전반적인 주행감각은 아늑하고 부드러운 편이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부드러운 스프링과 탄력 있는 부싱이 걸러내고, 나머지는 큼직한 차체 곳곳으로 분산되는 덕분이다. 쇼크업소버의 움직임도 기대 이상이다. 노면을 밟고 나서 이어지는 제2, 제3의 흔들림을 자연스럽고 깔끔하게 정리한다. 덕분에 이 차는 부드럽되 출렁이지 않는다.

AWD도 정돈되고 일관된 주행품질의 핵심 요소다. 현대 고급차 영역에서 AWD 또는 4WD의 사용 목적은 전천후 주행성능에만 머물지 않는다. K9 시승차(5.0 퀀텀) 역시 엔진 파워를 네 바퀴에 고르게 또는 능동적으로 전달하며 안정감이 뒷받침된 안락함의 결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더해 8개 기어를 촘촘하게 세운 자동변속기, 랙마운트 모터에 가변 기어비 장치를 더한 전동 스티어링 등도 달리는 차에서 생겨나는 갖가지 진동과 소음, 충격, 불필요한 움직임 등을 걸러내고 다듬는 역할에 충실하다.

새로운 K9은, 오리지널 모델이 그러했던 것처럼, 몸에 착 달라붙는 일체감으로 달리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소위 '드라이버스 카'는 아니다. 그럼에도 달려야 할 때는 여느 승용차에 뒤지지 않는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다. 425마력, 5.0리터 배기량을 등에 업은 여유로운 고속주행을 일컫는 게 아니다. 가파른 오르막과 쏟아져 내릴 듯한 내리막, 타이트하게 꺾여 들어가는 코너가 즐비한 굽이진 산등성이 도로에서도 K9은 유연한 움직임과 견고한 그립을 뽐낸다. 작은 고성능 차가 연출하는 인차일체(人車一體)의 호흡까지는 아니어도 그 움직임은 분명 길이 5.1m, 너비 1.9m의 차체 크기를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

칼럼니스트 나윤석은 이 차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고 있을까? 그는 푸근한 뒷자리 의자에 몸을 얹자마자 깊은 잠에 빠진 터다. 어젯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는 그에게 운전석에 앉은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미안하게도 많지 않다. 오히려 뒷자리 모니터를 끈다거나 전용 에어컨의 기능을 묶어버리는 등 하지 못하게 할 일은 조금 있는 편이지만. 나는 오디오 볼륨을 줄인 뒤 컵홀더 뒤의 스위치 하나를 눌러 그의 머리 뒤에 놓인 유리창 햇빛 가리개를 조용히 끌어올렸다.

◆ At the rear lounge : 나윤석


시트가 참 편했다. 일단 시트의 감촉이 정말 좋았다. 편안하지만 탄탄했던 앞 시트에 비해 뒤 시트는 패딩의 표면이 아주 보들보들해서 시트에 앉는 순간 몸을 포근하게 감싸는 듯 아늑했다. 얼마 전에 시승했던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의 뒤 시트보다 아주 약간 탄탄한, 그러나 거의 비슷한 감각이었다. 저중력 시트가 저절로 연상된다.

승차감도 아주 좋았다. 이번에는 S 클래스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이고 노면 요철의 모서리가 덜 느껴져서 더 포근했다. 게다가 기사(?)가 가속페달을 좀 강하게 밟더라도 뒷바퀴 위에서 내가 휘둘리는 느낌이 없고 안정감이 높아 만족스러웠다.

시트를 원터치로 조절할 수 있는 것도 매우 편리했다. 버튼 클릭 한 번에 조수석 시트도 완전히 접어지고 내가 앉은 캡틴 시트도 가장 편안한 자세로 변신한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기사에게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는 사실. S 클래스나 7 시리즈도 원터치 기능을 제공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앞으로 접은 앞 시트가 조수석 쪽 사이드미러를 가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K9는 전혀 걱정 없이 원터치를 사용할 수 있다. 되돌리는 것도 한 방에. 스위치의 배치가 심플해서 다루기 쉽다는 점도 좋다.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에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가 있는 것도. 요즘 바쁜 오너들은 물론이고 뒷좌석에 자녀가 타더라도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싶을 테니까.

그런데 아쉬운 것이 있다. 이렇게 안락하고 원터치로 조절할 수 있는 뒤 시트에 발받침이 없다. 발을 조금만 높이 올릴 수 있다면 더 편할 텐데. 앞 시트에 발받침을 설치할 수 없으면 뒤 시트 앞면에 오토만 시트처럼 서포트가 있었으면 금상첨화였겠다. 뒷좌석 발 놓는 곳에 발받침이라도 하나 놓아줬으면 좋겠다. 뒷좌석 옆 창문의 블라인드는 빈틈없이 꼼꼼하게 햇빛을 막아주어서 참 좋았는데 전동식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다. 파노라마 선루프 대신 일반 선루프를 사용한 것은 오히려 뒷좌석에서 편하게 쉬는 데에 도움될 수도 있겠다. 파노라마 선루프 대신 일반 선루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예전에 아우디가 A8로 최고급 세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 이야기다 2세대 A8은 제원으로만 보면 쇼퍼 드리븐으로도 과분한 뒷좌석용 장비와 실내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결정적인 아쉬움이 있었다. 낮고 스포티한 차체 실루엣 때문에 뒷좌석 헤드룸이 다소 좁았는데 전동식 뒤 시트를 넣으려다 보니 높이를 낮춰야 했다. 결국 뒤 시트의 패딩 두께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말했다 '역시 아우디는 오너용 브랜드인가 봐.' 물론 지금은 뒷좌석도 최고로 편한 차가 됐지만.

K9은 반대의 경우다. 이미 실력으로는 훌륭한 쇼퍼 드리븐 세단으로 차고 넘친다.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 성격과 목적을 또렷하게 말해야 한다. 할 수 있다.


<모터 트렌드> 편집장 김형준 x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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