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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아차 스팅어는 엠블럼을 따로 달았을까?

스팅어 독자 엠블럼이 주는 몇 가지 긍정적인 효과
k-plaza 작성일자2017.04.26. | 3,489  view

출처 : 기아자동차

이런 경우 있다. 도로에서 색다른 엠블럼을 단 차를 볼 때. 주인이 엠블럼을 구입해 단 경우다. 같은 차인데 달라 보이는 효과가 있다. 단지 엠블럼만 바꿨을 뿐인데 인상이 바뀐다. 물론 좋아 보이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엠블럼을 바꾼다고 차가 바뀌는 건 아니니까. 미적 기준과는 무관하다. 그럼에도 색다른 기분을 내기에는 제격이다. 잠시 어떤 차인지 헷갈릴 때도 있으니까. 엠블럼의 효과다.

기아차 스팅어에는 기아 엠블럼이 없다. 자체적으로 엠블럼을 달았다. 이유는 앞서 엠블럼의 효과를 떠올리면 명확하다. 달라 보이려고. 기아차 고급 차종을 차별화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그 첫 번째 모델이 스팅어다. 스팅어가 새 엠블럼을 달고 나온다고 했을 때, 절묘하다고 생각했다. 작정하고 다른 느낌의 차를 만들고자 하는구나, 했다. 그럴 만했다. 스팅어는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다. 기존 국산 모델이 출시되기 전과는 관심도가 달랐다. 후륜구동, 쿠페형, 4도어 세단. 이런저런 관심 끌 요소가 많았다.

출처 : 기아자동차

새 엠블럼은 관심도가 부쩍 높아진 상황에서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스팅어는 기아차의 새 모델이지만, 기아차보다 스팅어가 더 도드라진다. 이 점은 꽤 근사하다. 도로 위 수많은 기아차 엠블럼 단 차와 달라 보일 테니까. 이젠 인터넷에서 엠블럼을 사서 바꿔달지 않을 사람이 늘었다. 해외에는 기아차 엠블럼을 유지한다고 한다. 외국에서 스팅어 엠블럼을 사서 바꿔다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 왠지 외국보다 더 대우받은 기분, 오랜만이다.

엠블럼을 새로 다는 경우는 종종 있다. 브랜드에서 특별한 차를 내놓을 때. 쉐보레 콜벳이나 포드 머스탱 같은 스포츠카를 떠올리면 된다. 콜벳에 쉐보레 엠블럼이나 머스탱에 포드 엠블럼이 붙었으면 어땠을까? 그것대로 봐줄 만하겠지만, 지금 같은 오라는 없었을 테다. 속한 브랜드와는 다른, 독립적인 길을 걸어가진 못했을 테다. 단지 엠블럼만 바꿨을 뿐인데, 서브 브랜드로 확장한 효과까지 획득했다. 물론 그 모델 자체가 강렬한 생명력이 우선해야 하지만.

출처 : 기아자동차

국내 브랜드도 자체 엠블럼을 단 경우가 꽤 있다. 우선 떠오르는, 현대차 투스카니의 T자 엠블럼. 투스카니의 존재감을 T자 엠블럼이 한층 배가했다. 현대차가 아닌, 그냥 투스카니를 타는 느낌을 준 게 사실이다. 난 다른 차를 탄다는 어떤 자부심. 엠블럼 자체의 아름다움은 둘째 문제였다. 출고될 때 독자 엠블럼을 달았다는 점만으로도 달리 보이게 했다.

기아차 역시 자체 엠블럼을 사용해왔다. 모하비와 오피러스. 기아 엠블럼을 달기에는 뭔가 아쉬울 때 자체 엠블럼 카드를 꺼냈다. 그 차에 담긴 공력과 수준을 돋보이게 하고 싶다는 의지다. 어떻게 보면 자체 엠블럼을 다는 건 차별화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일 수 있다. 아니,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달까. 기아차는 모하비와 오피러스로 그 달콤한 열매를 꽤 맛봤다. 이젠 스팅어가 그 대열을 잇는다.

출처 : 기아자동차

스팅어의 엠블럼은 E가 연상된다. E의 이니셜에 이런저런 추측이 많다. 하지만 알파벳 E를 사용해 디자인한 건 아니다. 기아차의 설명은 이렇다. 후륜구동 차량의 언더바디를 위에서 내려다본 형상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모서리는 네 바퀴를, 중앙은 세로배열 엔진을 상징한다고도 덧붙였다. 하다 보니 E와 비슷한 형상이 됐달까. 해서 E가 들어가는 단어로 스팅어의 가치를 담은 단어들을 뽑아냈다. '익스쿨루시브(Exclusive)' '엑스퀴짓(Exquisite)' '에볼루셔너리(Evolutionary)' 같은. 그렇다고 한다.

사실 스팅어 엠블럼 자체의 뜻은 크게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어울리는 동물을 끌어들이거나 역사적 상징물을 담은 건 아니니까. 추상적인 형태는 만들기 나름이니까. 스팅어의 엠블럼은, 어떻게 보면 스팅어가 나아갈 방향을 상징적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미래의 바람, 혹은 각오를 얘기하는데 뭐라 할 수 있을까? 중요한 건 새로운 엠블럼을 만들었고, 스팅어에 장착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스팅어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겠다.

출처 : 기아자동차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스팅어가 어떤 차인가. 기아차 라인업 중 가장 빠른 차다. 3.3 가솔린 엔진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9초 걸린다고 한다. 자랑할 만하고, 반응이 뜨거울 차란 얘기다. 이왕 차별화할 작정이니 고성능 투어러라는 특성을 반영해 엠블럼을 만들었으면 어땠을까(GT 모델에 한해 GT 엠블럼을 따로 붙이긴 하지만)? 단독 모델에만 쓸 엠블럼이면 그래도 된다. 콜벳의 체커기 엠블럼과 머스탱의 야생마 엠블럼처럼. 스팅어의 뜻을 생각해 총알이나 화살촉 같은 형상은 이상할까?

출처 : 기아자동차

스팅어 엠블럼이 공개됐을 때 기아차가 따로 고급차 브랜드를 만드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고급차 라인업을 새로 구축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 시작을 스팅어가 맡았다. 스팅어 엠블럼은 스팅어만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기아차 고급차 라인업에 스팅어 엠블럼이 쓰인다? 그렇다면 엠블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거다. 하지만 (어쨌든 추측이지만) 그러기엔 무리수가 많다.

출처 : 기아자동차

K9 후속 모델이 고급차 라인업의 다음 선수로 등장할 예정이다. 스팅어의 엠블럼을 플래그십 세단에 달까? 날카로운 느낌이 강하기에 겉돌 가능성이 높다. 차라리 각기 다른 엠블럼으로 고급차 라인업을 짜는 것도 생각할 만하다. 오히려 참신하다. 아마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만하)다. 그건 그것 나름대로 재밌다. 각기 다른 엠블럼이 모인 고급차 라인업. 각기 다른데 함께해서 더 재밌는 ‘어벤져스’처럼. 기아차 색깔과 더 맞는 느낌도 있다. 아무튼 기아차는 디자인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니까.

'스팅어가 엠블럼을 따로 달았다.' 이 한 가지 사실에서 이야기가 파생된다. 추측이 피어오르고, 대화가 시작된다. 기아차에 이런 경우가 언제였지? 이 점 하나만으로도 의미 있다. 스팅어는 개발 단계부터 하나씩 공개할 때마다, 공개하고 나서도 줄곧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출시하고 나면 더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리라. 그만큼 주목할 만한 요소가 많다는 뜻이다. 이런 차가 국내 시장에 활력을 준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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