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로 이혼할 뻔" 한국 최초 구강유산균 개발자가 살렸다

조회수 2021. 7. 7. 14: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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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면서 알게 된 내 입 냄새, 이것으로 잡았습니다

오라팜 강미선 연구소장
국내 최초 구강 유산균 균주 특허 내
입 냄새 잡아주는 제품 만들어
8주간 섭취하자 구취 35.3% 줄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자신의 입 냄새다. 평소에는 공기 중으로 퍼져 쉽게 인식하지 못했지만 마스크에 막혀 다시 자신의 콧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조선일보는 2020년 6월 성인 20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 68%가 '코로나 사태로 마스크를 쓰고 입 냄새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의 입 냄새 대처법은 다양했다. '자주 양치한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구강청결제를 쓴다(30%)', '껌이나 사탕을 먹는다(22%)', '냄새나는 음식을 피한다(13%)', '치과 치료를 받는다(11%)' 순이었다.  

여러 방법을 써가면서 잡고 싶은 입 냄새 주 원인은 입속 세균이다. 입안에는 700여종 100억마리의 유익균과 유해균이 살고 있다. 이때 잘못된 식습관, 관리 등으로 유익균이 죽고 유해균이 증식하면 입 냄새가 심해진다. 입속 균의 균형을 맞춰 입 냄새를 잡는 방법이 있다. 바로 유산균 섭취를 통해 입속에 유익균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장운동을 촉진하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오랜 연구 끝에 한국 최초의 유산균 균주(순수하게 분리하여 배양한 세균이나 균류)를 분리해 제품화한 사람이 있다. 오라팜 강미선(49)연구소장이다. 강 소장에게 연구팀과 함께 구강 유산균을 연구하고 제품화한 이야기를 들었다.

강미선 연구소장. /jobsN

◇유전공학도 구강 건강에 관심  

강미선 연구소장은 대학생 때부터 유전공학을 전공하고 농화학과 석사, 의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업을 이어가면서 파스퇴르 식품연구소 개발실, 의과대학 연구원 등에서 일했다. 그러다 박사 과정 중 구강 쪽에 관심이 생겼다.

"박사 과정 때 지도 교수님께서 구강 관리를 잘 하시지만 구강 상태가 좋지는 않으셨습니다. 교수님도 그렇고 대부분 리스테린, 치실로 관리를 합니다. 그러나 구취는 혀 뒤쪽에서 올라옵니다. 어떻게 하면 입안에서 생기는 구취를 줄일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좋은 유산균을 혀 뒤쪽에 정착하게 만들면 입 냄새를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죠. 그때부터 구강 유산균에 관심이 생겼고 연구팀과 함께 연구를 시작했어요."

전자현미경으로 본 oraCMU 균주. /오라팜 제공

◇10년 연구 끝에 발견한 한국 최초의 구강 유산균  

1997년 오종석 전남대 의대 의학과 교수팀이 해당 연구를 시작했고 강 소장은 1998년부터 합류했다. 건강한 어린이 입속에서 구강 유산균 균주를 분리하는 연구였다. 강 소장은 "성인이 아무리 건강한 구강을 가졌다고 해도 어린이보다 깨끗하진 않다. 어린이 입안에는 분명히 좋은 미생물이 있을 거라는 가정으로 연구를 이어갔다"고 했다. 그러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구강이 건강한 어린이 460명의 타액에서 1640개의 균주를 분리했습니다. 이 중 구강에 도움이 되는 균주를 또 분리해야 했죠. 유산균은 다른 균보다 강산(酸)에서 삽니다. pH가 5.5 정도 되는 배지에 균을 희석해 깔아요. 그러면 일반 잡균은 죽고 유산균 종류만 떠오릅니다. 다시 이 유산균 중에서 강한 산성을 뿜어 충치를 유발 가능성이 있는 균은 골라냈죠. 구취 유발 세균을 억제하는 균, 충치를 억제하는 균 등을 하나하나 분리하다 보니 4가지의 웨이셀라 사이베리아 유산균(Weissella cibaria CMU)균주만 남았습니다."  

10년의 연구와 실험 끝에 1640개 균주 중에서 'oraCMU', 'oraCMS1', 'oraCMS2', 'oraCMS3' 4가지 유익균을 골라낸 것이다. 한국 최초의 구강 유산균이다. 웨이셀라 사이베리아 균주 4종은 구강 정착력, 유해균 억제력 등이 탁월하다. 연구팀은 균주에 대한 특허를 냈다. 2006년에는 국내, 2007년에는 미국에 특허를 냈다.

국내 최초 구강 유산균으로 만든 제품. /오라팜 제공

◇특허 낸 유산균을 제품으로  

국내 최초의 구강 유산균을 제품화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뜻이 맞는 오라팜과 제품개발을 시작했다. 국내 최초의 구강 유산균이었기 때문에 제품화도 쉽지 않았다. 우선 식약처에 등록돼있지 않은 성분이어서 승인을 받기까지도 오래 걸렸다.  

"회사와 함께 식약처 인증을 받고 본격적인 제품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유산균은 캡슐이거나 포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꿀꺽 삼켜 장에서 흡수 되게 끔 만든 것이에요. 그러나 저희는 구강 안에서 작용을 해야 하는 유산균이었기 때문에 캡슐이나 포 형태는 맞지 않았습니다. 입안에서 최대한 오래 머물 수 있는 제형인 태블릿(알약)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유산균을 태블릿 형태로 만드는 게 쉽지 않았죠. 또 테블릿은 캡슐이나 포보다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이 안정성을 보완할 수 있도록 포장 용기에도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균수를 떨어뜨리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용기도 개발했습니다."  

2018년 오라덴티와 그린브레스를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건강한 구강을 위한 제품이다. 브린브레스는 구취제거를 위한 제품이고 오라덴티는 충치, 치주 질환 예방을 위한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인체 적용 시험에서도 구취 제거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오라팜과 강원대학교 김명숙 교수팀이 20세 이상 대학생 92명을 선별해 10개월 인체 적용 시험을 진행했다. 구강 유산균 웨이셀라 사이베리아가 함유된 제품을 섭취한 실험군과 구강유산균을 함유하지 않은 제품을 섭취한 대조군을 비교했다. 제품을 8주간 섭취 후 구취가 있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은 대조군에서 3.6% 감소한 반면 실험군에서는 35.3% 감소했다. 해당 구강 유산균의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마스크 일상화로 260% 성장  

실험 결과는 물론 제품 반응도 좋다. 처음엔 소비자가 구강 유산균을 생소해 했다. 유산균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장, 피부, 다이어트였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제품 출시 이후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구강 건강이 대두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구강 유산균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한 번 써보신 분들의 후기가 좋았어요. 긍정적인 후기가 올라올 때마다 뿌듯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구강암에 걸리셨던 분의 후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분은 구취 때문에 많은 제품을 써보셨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저희 제품이 가장 좋다고 꾸준히 사용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구취때문에 이혼할 뻔 했는데, 제품을 쓰고 똥내가 사라졌다' 등의 유쾌한 후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하면서 오라팜의 제품도 함께 주목을 받았다. 판매율이 260% 성장했다고 한다. 최근 라이브방송을 진행한 결과 한 시간 동안 조회 수 18만회, 판매량은 평소보다 55배 높았다고 한다.  

강미선 소장은 구강 유산균을 발견하고 제품으로 만들기까지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강 소장은 "실험 전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진행을 한다. 그러나 그 예상과 많이 빗나가는 결과가 나올 때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을 때도 많다"고 말했다. 강미선 연구소장과 오라팜의 목표는 해외 수출이다.  

"해외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 구강 유산균의 효과를 해외에도 알리고 싶습니다. FDA 안전성 인증 제도 중 최상위 등급인 'FDA 그라스(FDA Generally Recognized As Safe)'와 '신규식품원료(NDI)' 취득이 목표입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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