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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아저씨의 '이것' 70분 만에 4억원어치 완판

조회수 2021. 7. 7. 14: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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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 이삭애견훈련소 소장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셈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의 문제 행동으로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말 못 하는 동물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볼 수도 없으니 참 답답한 노릇이다.  

이러한 반려동물의 마음을 대변하는 사람이 있다.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빠르게 분석해 심리를 파악한다. 또 맞춤 훈련을 해 문제 행동을 바로 잡는다. 최근에는 반려인과 반려견을 위한 용품 개발에도 나섰다. 국내 1세대 반려동물 행동 교정 전문가이자 ‘동물농장 아저씨’로 불리는 이찬종(45) 이삭애견훈련소 소장을 만났다.

이찬종 이삭애견훈련소 소장. /이삭애견훈련소 제공

충남 세종시 연기군에서 나고 자란 이찬종 소장은 어릴 때부터 동물들과 함께 컸다고 한다. 농사짓는 집이다 보니 소, 닭, 강아지, 염소, 토끼 등을 키웠다. 동물과 지내는 생활이 익숙했다.  

“집을 ‘동물농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동물이 많았어요. 그중 강아지를 가장 좋아했어요. 형인 이웅종 대표의 영향이 컸죠. 형은 동물 중에서도 강아지를 워낙 좋아했어요. 강아지를 잘 키우고 싶어 중학교 때부터 벌목장에서 아르바이트해 돈을 모으기도 했죠. 형이 군대에 가면서 아끼던 강아지를 맡겼어요. 강아지를 직접 맡아 키우면서 애정이 커졌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애견 관련 일을 할 줄은 몰랐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환경 쪽으로 일하고 싶었어요. 폐수처리 관련 일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막상 강아지들을 떠나 다른 일을 하다 보니 허전함을 크게 느꼈어요. 어릴 때부터 항상 함께했던 강아지들의 빈자리가 컸죠. 4년간 일을 하면서 계속 해야 할까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그러던 중 형이 강아지를 전문적으로 훈련하는 일을 같이해보자고 권했어요. 당시 형은 먼저 애견 동물 훈련사 일을 시작한 상황이었죠. 처음엔 집에서 반대가 심했어요. 그때만 해도 반려견 전문 훈련이라는 개념이 없었죠. 동네 어르신분은 이해를 못 하시고 ‘개 키우는 일을 한다며?’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그만큼 생소한 일이었어요. 그저 강아지가 정말 좋아서 시작했어요. 옆에 없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어요. 그렇게 24살 때 이삭애견훈련소에 입사했습니다.”

형인 이웅종 대표와 이찬종 소장(좌), 반려견 교육 중인 이찬종 소장 모습. /이삭애견훈련소

이찬종 소장은 반려견 행동 교육, 훈련, 연구 등에 관한 지식을 쌓기 위해 천안연암대학 애완동물계열에서 공부했다. 이후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반려동물학과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 전문적인 자격을 갖추기 위해 2006년 한국애견연맹 공인 1등 훈련사 사범 자격증을 땄다. 이밖에도 한국애견연맹공인 1급 핸들러, 대한애견협회 교사 훈련사, 전견종연맹 훈련사 사범, 한국 삽살개 보존협회 1급 동물 매개 치료사, 한국애견연맹 반려동물 강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이삭 이웅종 이삭애견훈련소 소장을 맡고 있다. 이삭애견훈련소는 애견인에게 반려견을 올바르게 돌볼 방법을 가르쳐준다. 또 반려동물에게는 훈련을 거쳐 문제 행동을 바로 잡아주는 전문 교육기관이다. 단순 훈련 교육뿐 아니라 행동 교육 프로그램, 심리상담 프로그램, 동물 매개 치료프로그램 등이 있다. 동물 매개 치료 프로그램은 동물을 매개로 질병을 치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 반려견 문화가 성장하고, 반려견 산업이 급격히 커지면서 이찬종 소장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동물 프로그램인 ’TV 동물농장’, ‘개밥 주는 남자’, ‘애니멀봐’ 등에 반려동물 행동 교정 전문가로 출연하면서 반려견의 문제 행동으로 고민하는 수많은 반려인을 돕고 있다.  

“20년째 한 길만 걸었어요. 반려견의 문제 행동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이 일을 선택한 걸 후회한 적이 없어요.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도 없죠. 그만큼 강아지들이 주는 행복감이 정말 커요. 일을 하다 보면 슬럼프가 오고 힘들고 괴로울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극복할 수 있게 한 건 강아지였어요. 강아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스트레스가 풀리죠. 뛰어노는 것만 봐도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요.”

이찬종 소장은 1세대 반려견 행동 훈련사다. 애견인에게는 반려견을 올바르게 돌볼 방법을 가르쳐준다. 또 반려동물에게는 훈련을 거쳐 문제 행동을 바로 잡아준다. /이삭애견훈련소 제공

이찬종 소장은 최근 국내 반려견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는 걸 몸소 느낀다고 했다. 강아지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일찍부터 훈련을 받게 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1세대 훈련사로서 지금까지 수만마리의 강아지를 훈련해 왔어요. 강아지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는 것보다 예방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사람의 습관이 한번 들면 고치기 힘들 듯 강아지도 마찬가지예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반려견을 어릴 때부터 훈련해야 한다는 개념이 없었어요. 최근엔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일찍부터 찾는 분이 많아요. 문제 행동을 하는 강아지의 경우 일정 기간 훈련을 해 행동을 교정시킵니다. 강아지가 가지고 있는 사냥 본능, 경계 본능, 약탈 본능 등을 다스릴 줄 알게 교육하는 겁니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훈련 과정을 거쳐 강아지의 문제 행동이 고쳐졌을 때 가장 뿌듯해요. 짜릿하죠. 훈련하는 동안 물려서 상처가 생겨도 그때 다 보상받는 기분이에요. 강아지 훈련에 사명감을 느낍니다. ‘문제 행동 하는 반려견의 남은 견생은 내 손에 있다’는 생각을 해요. 훈련을 잘 시키면 반려견의 앞날이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책임감이 커요.”

최근 이찬종 소장은 반려인과 반려견을 위한 용품 개발에도 나섰다.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미용을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게 한 제품이다. /이삭애견훈련소 제공

최근 이찬종 소장은 반려인과 반려견을 위한 용품 개발에도 나섰다. 아이디어 상품 전문 제조회사 ‘엘엔티테크’와 손을 잡았다. 가장 먼저 출시한 제품은 ‘럽 마이 펫 에어 클리퍼’다.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미용을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게 했다. 에어 흡입 장치를 적용해 털을 미는 동시에 흡수한다. 털 관리를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훈련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강아지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기본적인 케어가 훈련보다 더 중요하죠. 자연스레 평소 반려견 용품에 관심이 많았어요.  

반려인과 반려견이 간편하게 쓸 수 있는 미용 기기를 고민했어요. 강아지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미용 케어가 특히나 중요합니다. 매번 전문가에게 맡길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비용 부담이 큽니다. 평균적으로 애견 미용샵 1회 미용 비용은 약 7만7000원이라고 해요. 1년에 92만원이 넘죠. 또 낯선 애견샵에서 미용하는 경우 강아지가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미용인에 대한 신뢰가 꾸준히 쌓여야 해요. 반려견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장소인 집에서 보호자가 직접 깎으면 털 깎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덜 느끼죠. 예민한 아이들은 자가 미용을 하면 좋아요.  

물론 미용의 기본 모양을 잡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해요. 다만 집에서도 털 관리를 수시로 해줘야 합니다. 건강과 위생을 위해서죠. 발바닥, 입, 항문 주변 털은 평상시에도 자주 관리해줘야 합니다. 발바닥 털이 너무 길면 바닥에서 미끄러지기 쉬워요. 자주 관리해야 다리 골절 등 부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보호자가 직접 반려견을 구석구석을 미용하다 보면 몸 상태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럴 때 쓸 수 있는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품 기획부터 개발까지 약 2년간 걸렸어요.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반려인이 사용할 때 손목에 무리가 없도록 디자인을 고안했어요. 직접 개발한 디자인으로 디자인 특허 등록도 했습니다.”

반려견의 건강과 위생을 위해 . 발바닥, 입, 항문 주변 털은 평상시에도 자주 관리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삭애견훈련소 제공
에어 흡입장치가 있어 털을 깎는 동시에 털을 흡입해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 최근 홈쇼핑 채널 홈앤쇼핑에서 70분간 4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완판했다. /이삭애견훈련소 제공

-제품이 궁금합니다. 타사 제품과 차별점은요.  

“‘럽 마이 펫 에어 클리퍼’는 반려견과 반려묘의 털 관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제품이에요. 보통 집에서 미용하기 힘든 이유는 털이 많이 날려서죠. 에어 흡입장치가 있어 털을 깎는 동시에 털을 흡입해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4단계 길이 조절 커터로 단모부터 장모까지 이용할 수 있게 했어요. 또 부드러운 절삭력으로 피부에 자극이 없게 했어요. 필요한 상황에 맞게 브러시 크기 등을 바꿀 수 있어요. 강아지는 미용 기계 소음에 예민합니다. 본체와 브러시 부분을 떨어뜨려 소음을 최소화했습니다.  

기계 소리는 강아지의 사회화 기간에 자주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에요. 미용기계가 갖춰져 있지 않은 집이 아니라면 들려주기가 힘들죠. 보통 사회화 시기가 끝난 다음에 첫 미용을 합니다.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에게 미용을 받는 상황에서 처음 듣는 기계 소리까지 더해지면 민감해질 수밖에 없어요. 심한 경우 미용 중에 물고 저항하는 경우가 있어요. 결국 마취를 하고 미용합니다. 미용이란 건 평생 꼭 해야 하는 건데 할 때마다 마취를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져요. 나이가 들수록 아이들은 더 힘들어하죠. 어릴 때부터 집에서 미용 기계 소리를 들려주고 사회화 훈련을 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럽마이펫 에어클리퍼’는 제품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약 1억4000여만원의 펀딩에 성공했다. 또 지난 4일 홈쇼핑 채널 홈앤쇼핑에서 70분간 4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완판했다. 5월에는 홈앤쇼핑, CJ오쇼핑에서 판매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찬종 소장은 반려견을 한번 선택하면 끝까지 책임감을 느끼고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삭애견훈련소 제공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반려견을 위한 새로운 제품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개발할 계획입니다. 전문가의 의견이 들어간 강아지 용품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반려견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반려인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제품을 계속해서 개발할 예정입니다.  

또 우리나라의 반려견 교육의 표준 체계를 정립하고 싶어요. 강아지 성향과 종류마다 교육해야 하는 훈련방식이 달라요. 예를 들어 레트리버는 태생적으로 사회화 능력이 평균 이상이에요. 다른 강아지처럼 사회화 훈련을 많이 시키면 오히려 좋지 않아요. 너무 호기심이 강해지죠. 이렇게 강아지 훈련 체계를 세워 반려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는 취약 계층의 반려견을 교육하는 훈련소를 만들어 돕고 싶어요. 소외 계층 어르신에게는 강아지가 유일한 친구이자 인생의 전부에요. 그런 강아지가 문제 행동을 해도 훈련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죠. 실질적인 교육을 해줄 수 있는 훈련소를 만들어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개 농장 구조 모습. /이삭애견훈련소 제공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요.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르고 반려견 문화가 나아지긴 했지만, 강아지들에게 여전히 ‘생지옥’인 곳이 많아요.  

최근 김포 개 농장 현장에 갔어요. 일명 ‘개 농장 알박기’라고 하죠. 보상금을 타기 위해 100여마리 강아지를 열악한 시설에 가두고 학대한 겁니다. 지자체 사업 예정부지에 있는 개 농장이었어요. 그래서 재산으로 인정받는 개가 많을수록 보상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죠. 강아지를 무분별하게 번식시키고 죽지 않을 정도로만 사료를 줬어요. 바닥에는 배변물이 쌓여 있고 여기저기 사체가 있었어요. 참혹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생각했습니다. 반려견, 유기견 문화가 더 발전하려면 그저 안타까워하는 데에서 그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직접 행동해야 합니다. 실천하지 않으면 문화가 바뀌지 않아요. 개개인이 유기견을 돕고 입양해야 해요. 반려견 농장에서 번식하는 강아지는 입양하지 말아야 해요.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지만, 부족한 게 많습니다. 강아지 번식장 인증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번식자가 누군지 확실히 인증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해요. 반려견과 유기견을 학대할 경우 처벌 기준도 강화해야 합니다.  

또 어릴 땐 예뻐서 키우다가 클수록 힘들다는 이유로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버리거나 큰 질병에 걸려서 못 키우겠다고 유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강아지는 하나의 생명입니다. 유기는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에요. 반려견을 한번 선택하면 끝까지 책임감을 느끼고 키워야 합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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