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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도 모르는 코닥 점퍼가 한국서 팔리는 이유

조회수 2021. 4. 13.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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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도 모르는 코닥 점퍼, 디스커버리 패딩이 한국서 팔리는 사연

‘MLB’ ‘디스커버리’ 이후 쏟아진 ‘라이선스 브랜드’

신선하며 친숙한 해외 브랜드로 인지도 높이기 쉬워

‘코닥’ ‘팬암’ 등 연관성 의문 브랜드까지… “성공할까?”

코닥과 브랜드 사용 계약을 통해 탄생한 코닥어패럴. /인터넷 화면 캡처

‘코닥’은 세계적인 미국 필름회사고, ‘CNN’과 ‘디스커버리’는 미국의 방송 채널이다. ‘팬암’은 미국의 항공사 이름이다. 그런데 이 브랜드들이 한국에 와서 패션 브랜드가 됐다. MLB(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지오그래픽(자연탐사 채널), NFL(미식축구협회), 폴라로이드(즉석카메라 회사)도 한국에선 패션브랜드다. 이 회사들이 한국 패션업계에 진출한 것이 아니다. 한국 패션업체들이 해당 업체에 찾아가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한국에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정작 미국인들은 모를거다. 한국에서 코닥 점퍼, 디스커버리 패딩이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흥미로운 현상이다.


◇디스커버리 성공하자 너도나도…

미국 라이선스 브랜드의 원조격인 디스커버리. /인터넷 화면 캡처

패션과 무관한 미국 유명회사와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고, 이를 패션 아이템 판매로 연결한 것은 김창수 에프엔에프(F&F) 사장이 최초다. 1990년대에 이미 MLB를 국내에 들여왔던 김 사장은 2012년 ‘디스커버리’를 내놓는다. 미국의 자연탐사보도채널과 계약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는 사용하지만, 에프엔에프가 제품을 기획·판매하는 방식이었다. 디스커버리는 알록달록한 원색에 기능성 원단을 강조하던 아웃도어 패션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역경을 뚫고 기어이 에베레스트산에 올라가야만 직성이 풀릴 것 같은 아웃도어 브랜드 이미지 대신 ‘세상은 즐거움으로 가득하다’는 디스커버리의 캐치프레이즈가 먹힌 것이다. ‘롱패딩 대박’을 터트린 것 역시 이 브랜드였다. 2013년 300억원대던 매출은 5년만에 10배로 늘었다. 에프엔에프의 디스커버리가 성공을 거두자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의 패션 브랜드도 등장을 한다.

미국의 항공사 팬암 브랜드를 활용한 옷. /인터넷 화면 캡처

탐사보도채널이나 스포츠협회 등은 활동성과 편안함을 강조하는 의류 브랜드와 연관성을 찾기 쉽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는 라이선스 브랜드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하이라이트브랜즈라는 업체는 미국의 코닥과 계약을 맺고 ‘코닥어패럴’을 내놓았다. 코닥 로고가 가지고 있는 노랑·빨강 원색을 기본으로 하면서 코닥 하면 떠오르는 영화와 필름사진 이미지를 입혀 마케팅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패션업계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브랜드는 출시 첫 해 매출 100억원을 넘기며 순항했다. 스포츠 의류업체인 스톤글로벌은 미국 CNN과 계약을 맺고 올해 하반기 'CNN 어패럴'을 선보인다. 미국의 항공사 ‘팬암’ 패션도 출시됐다.


◇코로나 이후 더 잘팔리는 라이선스 브랜드

패션업계 외에서도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은 흔하다. /인터넷 화면 캡처

이처럼 미국에서 온 라이선스 브랜드가 큰 인기를 누리는 것에 대해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매력적인 브랜드에 패션 DNA를 이식하면서 모브랜드의 유산을 충실하게 살린 것이 한국에서 먹혔다”라거나 “크고 익숙한 로고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이 코로나19 시대에 트렌드와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한다. 물건을 사는 경험을 SNS를 통해 공유하고, 이를 통해 즐거움을 추구하는 2030의 소비 경향과도 맞다고 한다. 실제 패션업계가 아닌 곳에서도 ‘곰표맥주’처럼 신선함과 친숙함을 동시에 제공하는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은 흔하다.


패션업체 입장에서도 미국의 유명업체 브랜드를 활용하면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출시 초기 브랜드를 알리는데만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점을 고려하면, 라이선스 브랜드를 통해 좀 더 쉽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셈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익숙해하면서도 동시에 신선하다고 여기는 미국 브랜드를 통해 초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용이하지만 미국 본사와 갈등이 불거지거나 제품군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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