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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천재 형제가 만든 회사, '몸값 100조' 초대박 났다

조회수 2021. 4. 11.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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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힘을 합쳤더니 '몸값 100조' 초대박 났어요

‘가족끼리 동업하는 거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업 과정에서 의견 대립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분열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말입니다. 최악의 경우 가정이 파탄 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어릴 때부터 투닥 거리면서 같이 자라온 형제라면 더 합니다. 각자 맡은 사업 영역이나 위치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갈등이 깊어지고,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형제의 난’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런 걱정 어린 시선을 뒤엎고 형제가 함께 창업해 성공한 기업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힘을 합쳐 기업을 세워 대박 난 사례를 알아봤습니다.


◇20대 천재 형제가 세운 회사, 몸값 100조 넘었다


글로벌 온라인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지난 3월 기업 가치 950억달러(약 107조원)로 평가받으면서 미국에서 가장 기업 가치가 높은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에 등극했습니다. 지금까지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가장 비싼 스타트업이라는 기록을 세운 겁니다.


이는 페이스북과 우버가 뉴욕증시에 상장하기 직전 달성한 기업가치 평가액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입니다. 페이스북은 2012년 800억달러(약 90조원), 우버는 2019년 720억달러(약 81조원)를 기록했었습니다. 전 세계 유니콘 중 스트라이프보다 기업 가치가 높은 회사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의 바이트댄스(1800억달러·약 202조원)와 핀테크 기업인 앤트파이낸셜 그룹(1080억달러·약 122조원)뿐입니다.


출처: 블룸버그
패트릭 콜리슨(오른쪽)과 존 콜리슨(왼쪽).

‘스트라이프’는 2010년 아일랜드 출신 형제 패트릭 콜리슨(32)과 존 콜리슨(30)이 세운 핀테크 기업입니다. 22살, 20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창업해 10년 만에 대박이 난 겁니다. 전자상거래 업체나 온라인 판매자가 손쉽게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업용 온라인 결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경쟁사인 페이팔 결제 시스템을 연동해 쓰려면 최대 9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스트라이프는 이를 3단계로 줄였습니다.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한 뒤 결제 솔루션 소스 코드를 복사해 홈페이지에 붙여넣기만 하면 끝입니다.


두 사람은 ‘천재 형제’로 불립니다. 주민 100여 명이 모여 사는 시골 마을에서 작은 호텔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자랐습니다. 첫째 패트릭은 8살 때 리머릭 대학에서 전산학 강의를 들었고, 10살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16살이 되던 2005년에는 인공지능(AI) ‘아이작’으로 아일랜드의 학생 과학 경연대회에 참가해 1등을 했습니다. 또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해 ‘올해의 젊은 과학자’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고교 과정은 홈스쿨링으로 마쳤습니다. 13세에 치른 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SAT) 점수로 17세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진학했습니다. 둘째인 존도 어릴 때부터 컴퓨터에 대한 재능을 보였습니다. 아일랜드의 대입 시험에서 최고점을 기록했고, 16세에 고교 과정을 마친 뒤 하버드대에 들어갔습니다.


형제는 2007년 이베이 판매자를 위한 온라인 거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옥토매틱’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2008년 500만달러(약 56억원)를 받고 캐나다 기업에 회사를 매각했습니다. 이때 형제의 나이가 19세와 17세였습니다.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백만장자에 오른 겁니다.

출처: 스트라이프
패트릭 콜리슨(왼쪽)과 존 콜리슨(오른쪽).
출처: 스트라이프
존 콜리슨(왼쪽), 패트릭 콜리슨(오른쪽).
출처: 엑스프라이즈 홈페이지, 스트라이프
스트라이프를 이용하면 구매자는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간편하게 상품을 결제할 수 있다.(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스트라이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우)

이후 두 사람은 학업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섰습니다. 형제는 복잡한 미국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고쳐보고자 의기투합합니다. 2010년 스트라이프 프로토타입만 준비한 상태로 ‘페이팔’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피터 틸을 찾아갔습니다. 형제의 사업 아이템의 가능성을 본 피터 틸은 투자에 나섰습니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세계 최고 부호 1·2위를 다투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사비를 털어 두 사람에게 투자했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형제가 세운 기업은 미국 비상장 스타트업 중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아마존, 우버, 인스타그램, 쇼피파이, 줌, 세일즈포스 등이 주요 고객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결제가 급증하면서 기업 가치가 1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존 콜리슨은 “작년 우리는 결제, 환불 등의 요청을 초당 5000건씩 처리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스트라이프는 이제 창업 당시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보다도 결제 규모가 더 커졌다”고 전했습니다.


◇매출만 1000억원, 쌍둥이 형제의 창업


쌍둥이 형제가 함께 창업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경우도 있습니다. 모바일 마케팅 스타트업 튠(Tune)은 2009년 쌍둥이 형제인 루카스 브라운(Lucas Brown·36)과 리 브라운(Lee Brown·36)이 공동 창업한 회사입니다. 일반인들 사이에선 인지도가 낮지만 관련 업계에선 주목받는 회사입니다.


튠은 기업용 솔루션 ‘튠 마케팅 콘솔(Tune marketing console)’과 ‘해즈오퍼스(Hasoffers)’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이용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광고·마케팅 효과를 높여줍니다. 앱 이용자의 특성에 맞춰 일대일 맞춤형 광고를 내보냅니다. 또 앱에 대한 평가 글을 분석해 통계를 낸 뒤 서비스 개선에 반영할 수 있게 조언합니다.

출처: GEEKWIRE 홈페이지
리 브라운(오른쪽), 루카스 브라운(왼쪽).

두 사람은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직원들은 두 사람을 머리 모양으로 구별한다고 합니다. 루카스는 리보다 머리카락 길이가 짧고 가지런합니다. 반면 리의 헤어스타일은 길고 곱슬곱슬합니다.


형제는 중학교 때 첫 회사 ‘L&L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스’를 공동 창업했습니다. 학교 친구들의 미식축구나 농구 시합을 비디오로 촬영해 판매하는 일을 했습니다. 수업에서 비디오 촬영과 편집 기법을 배웠고 이를 활용해 용돈을 벌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학부모들에게 10달러씩 받고 팔았습니다. 직접 촬영한 영상을 편집하고 만들면서 IT에 관심이 커졌다고 합니다.


두 사람의 역할은 분명하게 나눠어 있었다고 합니다. 리가 웹사이트의 코딩(프로그램 짜는 일)을 마치면 루카스가 CSS(cascading style sheets· 인터넷 웹 문서 내 스타일을 미리 저장해둔 스타일시트) 디자인을 손보고, 웹사이트에 이미지를 넣는 작업을 했습니다. L&L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스는 두 사람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계속 운영했습니다.


이후 형제는 나란히 뱁슨칼리지(Babson college)에 들어갔습니다. 대학 졸업 후 튠도 함께 창업했습니다. 졸업 무렵 두 사람은 퍼포먼스 마케팅(데이터 분석으로 단기간에 광고주의 매출을 극대화하는 일)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시장에는 이미 비슷한 기술을 가진 업체가 있었죠. 그렇지만 이 솔루션을 이용하려면 1만5000달러(약 1700만원) 이상을 내야 했습니다.


형제는 자신들이 개발한 마케팅·광고 효과 분석 기술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기숙사 방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튠’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창업 후 퍼포먼스 마케팅 솔루션 ‘해스오퍼스(Hasoffers)’를 출시했습니다. 가격은 무료였습니다. 사용자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2011년 고객사들이 튠을 이용해 벌어들인 이익이 3억달러(3400억원)를 넘어섰습니다. 2013년 엑셀파트너스로부터 940만달러(107억원), 2015년 아이콘벤처스로부터 2700만달러(306억원)를 투자받기도 했습니다. 트위터, 뉴욕타임스, 아마존, 스타벅스, 우버, 나이키 등을 고객사로 뒀습니다. 2016년 매출은 1000억원에 달합니다.


형제이자 20년 넘은 사업 파트너로 지내고 있습니다. 루카스는 최고생산책임자(CPO·Chief Production Officer)를, 리는 최고설계자(CA·Construction Administrator) 자리에 있습니다. 최고경영자(CEO)는 전문 경영인이 맡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의견이 늘 일치하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한 명이 아이디어를 내면 실행할지 말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지 등 논의 과정에서 끝없이 부딪힌다고 합니다. 그래도 험난한 사업 과정에서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가족과 함께 일한다는 점이 좋다고 합니다.


◇자매가 창업한 담금주키트 브랜드 ‘살룻’


국내에도 있습니다. 이은지(32), 이규희(29) 자매는 2017년 담금주키트 브랜드 ‘살룻(SALUD)’을 함께 창업했습니다. 담금주는 약재, 과일 등의 재료를 술에 담가 우려낸 겁니다. 보통 인삼, 더덕, 도라지 등 약초를 주재료로 만들어 예스럽고 쓴 술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두 사람은 이러한 담금주의 기존 이미지를 바꾸고자 나섰습니다. 국내 최초로 담금주 키트를 만들어 원하는 주류만 더해 간편하게 담금주를 만들 수 있게 했습니다. 예쁜 유리병에 딸기, 베리, 자몽 등 과일과 허브 등을 조합해 넣어 술로 만들 수 있습니다.

출처: 살룻
살룻(SALUD)의 이은지 대표(왼쪽)와 동생인 이규희 실장(오른쪽).

언니인 이은지씨는 스위스 글리옹 호스피탈리티 경영대학교에서 호텔경영과 마케팅을 전공했습니다. 이후 신문사 편집국 전략팀에서 4년간 일했습니다. 해외 연사를 초빙해 글로벌 콘퍼런스를 기획하는 일을 맡았다고 합니다. 이은지씨는 스위스 유학 생활 때 즐겨 마시던 뱅쇼(따뜻한 와인)를 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뱅쇼를 너무 좋아해 평소에도 자주 끓여 마셨습니다. 이를 사업화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원하는 증류주만 넣으면 담금주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병과 건조한 과일, 허브 등을 담아 판매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출처: 살룻
플리마켓에 참가한 이은지·이규희 자매.
출처: 살룻
이은지·이규희 자매.

미대를 나온 동생 이규희씨와 힘을 합쳤습니다. 이규희씨는 손재주가 좋아 상품 디자인을 전담합니다. 술 좋아하는 언니와 만들기를 잘하는 동생이 의기투합해 ‘살룻’이 탄생한 셈입니다.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최상의 재료 배합 비율을 담은 레시피를 연구했습니다. 또 디자인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가질 수 있게 상품명과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집들이 선물·신혼 선물·명절 선물로 인기라고 합니다. 론칭 1년 만에 월 최고 매출 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형제가 함께 사업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의견 충돌이 많았다고 합니다. 머리채를 잡고 데굴데굴 구르면서 싸우기도 했습니다. 아버지가 형제끼리 싸우는 꼴은 못 보겠다면서 일을 말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서로 말이나 행동을 더 조심한다고 합니다. 이은지씨는 잡스엔과의 인터뷰에서 “좋은 술맛뿐 아니라 미적인 즐거움과 좋은 시간까지 선물하는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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