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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아빠 거지 똥차" "공부 못해 배달" 막말 갑질 논란

조회수 2021. 3. 29.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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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아빠 거지 똥차" "공부 못해 배달하지" 막말 갑질 논란

최근 부산 해운대에서 슈퍼카 맥라렌 갑질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맥라렌 운전자에게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차주 A씨는 3월 21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올렸습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막말' 논란에 휩싸인 맥라렌 차량.
출처: 맥라렌
논란 당시 사진을 보면 슈퍼카 차주가 타고 있던 차는 수입 스포츠카 브랜드 맥라렌의 ‘맥라렌 570S’ 차종으로 보인다. 2017년형 기준 출시가격은 2억6500만원이다.

글을 보면 맥라렌 차주는 선루프 사이로 아이들에게 “얘들아, 너희 아빠 거지다. 그래서 이런 똥차나 타는 거다. 평생 이런 똥차나 타라” 등의 막말을 내뱉었습니다. A씨는 "현재 아이들이 큰 충격을 받아 ‘아빠 우리 거지야?’라고 묻거나, ‘우리는 거지라서 돈이 없어’ 등의 말을 한다”면서 맥라렌 차주의 위협적인 행동에 고통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맥라렌 차주는 해당 커뮤니티에 해명 글을 올렸고, “어린아이에 상처를 입혀야겠다는 고의적 생각은 없었다”고 사과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9일 맥라렌 차주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거지 차 타는 부모 안 부끄럽냐” 맥라렌 이어 벤츠 갑질 논란


이틀 만에 맥라렌 갑질 논란과 비슷한 ‘벤츠 갑질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3월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해운대 맥라렌 글 보고 남깁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부산에서 거주 중인 한 시민이라고 소개한 작성자 B씨는 한 달 전인 2월 23일 맥라렌 논란과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벤츠 갑질 논란 사건.

쉐보레 윈스톰을 탄다는 B씨는 좁은 골목길에서 벤츠 차량과 시비가 붙었다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벤츠 운전자의 여자친구는 “어디서 이런 거지 차를 끌고 와서 XX이냐. 내가 부러워서 그러는 거냐. 거지 XX” 등의 막말을 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벤츠 일행은 “우리는 능력이 돼서 이 나이에도 이렇게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 “너네는 나이 처먹고 능력이 안 되니 이런 똥차나 끌고 다닌다”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씨의 자녀들에게도 “얘들아 잘 봐. 잘 보고 똑같이 커라”라면서 “애 XX가 뭘 보고 배우겠니. 너네 엄마, 아빠 둘 다 정상이 아닌데. 너희 엄마 아빠 부끄럽지?” 등의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B씨는 현재 벤츠 운전자와 탑승자들을 고소한 상태입니다.


◇‘갑질 논란’ 과거에는 주로 재벌가, 최근에는 사회 전반에 퍼져


‘갑질’은 갑을(甲乙)관계에서 생겨난 신조어입니다. 사회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갑’이 권력 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하는 부당한 행위라고 정의합니다. ‘갑질’은 우리나라에서 생긴 단어입니다. 2018년 미국 매체인 뉴욕타임스는 ‘갑질’을 번역하지 않고 ‘GAPJIL’이라는 단어 그대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잊을만하면 ‘갑질’ 사건이 터집니다. 과거에는 주로 재벌가에서 일어난 갑질 사건이 논란이었습니다. 대한항공 전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 미스터피자 정우현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몽고식품 김만식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사건이 대표적 재벌 갑질입니다.


출처: MBC 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최근에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러한 ‘갑질 문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신보다 소득이나 학력 수준이 낮아 보이는 사람에게 막말하거나 갑질해 논란이 일어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직장 내에서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지위를 이용해 폭언하는 일도 많습니다. 실제로 직장 내 30대 여성 후배에게 “월요일마다 연애 상황을 보고하라”는 등 폭언과 갑질을 한 50대 직장 상사 C씨가 3월 26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


사회복지사인 C씨는 2019년 8~11월까지 함께 일하는 여자 후배에게 갑질을 일삼았습니다. C씨는 후배에게 “커피 타는 걸 좋아하면 스타벅스나 가라. 카페 가서 화장실 청소하고 커피 타면 되겠다”고 막말했습니다. 또 “일요일에 교회 가서 연애했어? 월요일마다 연애 보고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늙으면 못 봐주니 빨리 결혼해라. 지금은 그나마 봐줘도 금방 훅 간다” “애매하게 착한 척 하다 종친다. 좋아보이지도 않느다” 등의 폭언을 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TV 방송 캡처
직장 내에서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갑질하는 사례도 많다.

4개월간의 폭언에 직장 후배는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주요 우울장애를 겪었습니다.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하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C씨를 신고했습니다. 분리 조치 처분을 받은 C씨는 후배를 찾아와 전화기를 던지면서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모르는 사이인데도 자신의 지위를 내세우면서 갑질한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2월에는 ‘KTX 햄버거 진상녀’가 논란이었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해당 여성이 마스크를 벗고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객실 내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고 있었습니다.


글쓴이는 “지나가던 승무원이 ‘여기서 드시면 안 된다’고 마스크 올리라고 했더니 들은 척도 안 했다”고 적었습니다. 참다못한 글쓴이가 여성에게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고 항의했습니다. 그러나 이 여성은 “내가 여기서 먹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며 화를 냈습니다. 또 “천하게 생긴 X이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아느냐. 너 같은 거 가만 안 둔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겠다”면서 막말을 했습니다. 

출처: YTN 방송 캡처
KTX 햄버거 진상녀 논란 모습.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햄버거 진상녀는 결국 사과를 전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서는 ‘햄버거 진상녀’ 신원과 그의 아버지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이 여성은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그는 “장시간 연속적인 미팅을 해 너무 허기가 져 있었고 신경도 굉장히 예민하게 날카로워져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참 미숙했던 대처였다”고 했습니다.


또 직업을 비하면서 갑질 막말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같은 달 학원 셔틀 도우미가 배달원에게 막말을 내뱉은 사건입니다. 서울시 동작구의 한 어학원에서 근무하던 셔틀 도우미 D씨는 배달원과 추가 배달비 3000원을 놓고 논쟁을 벌였습니다. D씨가 주소를 잘못 적어 생긴 일이었습니다.


D씨는 배달원에게 “공부를 못하니 할 줄 아는 게 배달밖에 없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으면 배달을 하겠냐” “기사들이 뭘 고생해, 오토바이 타고 부릉부릉하면서 놀면서 문신하면서 음악 들으면서 다니잖느냐” 등의 막말을 했습니다. 또 “배달원들 3건 해봐야 만원 벌지 않느냐, 나는 가만히 있으면 만원, 2만원, 3만원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배달원이 D씨에게 “(배달원 중) 잘 버시는 분은 1000만원도 받을 거다”라고 하자 코웃음을 치면서 “그렇게 고생해서 1000만원이요? 내가 일주일에 버는 게 1000만원이에요, 미안한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KBS 방송 캡처
학원 셔틀 도우미가 배달원에게 막말 갑질한 사건.

D씨는 “사기 쳐서 3000원 벌어가면 부자 되겠다” “딱 봐도 사기꾼들이지. 니네가 정상인들이에요?”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당초 D씨는 학원 강사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학생들의 통학을 돕는 셔틀 도우미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자신의 막말과 비하 발언을 사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갑질 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권위주의 문화 탓으로 보고 있습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서열주의 문화가 심하다. 성적, 나이 등으로 줄 세운다. 또 사회 전반에 권위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자신보다 소득이나 학력 수준이 낮은 사람이나 부하직원 등에게 갑질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떤 자동차를 타는지,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등을 보고 서열을 매긴다. 돈이나 지위, 학력이 곧 힘이라 생각해 특권 의식을 갖는다”면서 갑질 행동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권위주의 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갑질 논란은 반복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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