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경쟁 치열한 의류 쇼핑몰 업계서 살아남은 비결은.."

조회수 2021. 3. 29. 09:02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의류 쇼핑몰 같은 '레드 오션'서 살아남는 비법이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온라인 플랫폼 산업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직접 매장을 방문하기보다는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 의류 쇼핑몰은 수많은 업체가 몰려있는 ‘레드 오션’이다. 새로 창업하는 업체도 많지만, 사업을 접는 곳도 많다. 이런 환경에서도 철저한 전략을 가지고 시장을 공략하는 의류 쇼핑몰이 있다. 3년 전 여성 의류 쇼핑몰을 창업한 '가나다란'의 박소영 대표는 어느덧 월 매출 3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일본 온라인 플랫폼 론칭에도 성공했고 중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의류 쇼핑몰 같은 레드 오션에서 살아남는 비법이 무엇일까. 그를 만나 비결을 물어봤다.

출처: 본인 제공
가나다란 박소영 대표

- 패션이 남다르다. 원래 옷에 관심이 많았나.


“원래 옷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오피스룩만 입던 ‘단벌 신사’였죠.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점점 패션 감각이 생긴 것 같아요. 가나다란에서 직접 모델까지 하면서 소개하는 옷 스타일 그대로 입고 다니고 있어요.”


- 창업하기 전에 회사 생활을 오래 했다고.


“세무학을 전공하고 회사에서 7년 동안 재무 관련 업무를 했어요. 의류 쇼핑몰 플랫폼으로 크게 성장한 브랜디가 처음 생겼을 때 초창기 멤버로 합류했는데, 거기서 많이 배웠어요.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정산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그러다 보니 초기 셀러들이 입점해서 판매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매일 접했어요. 매일 변하는 데이터를 보니 소비자들의 취향이 보이기 시작했죠. 훗날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출처: 본인 제공
일하는 박 대표의 모습

- 의류 쇼핑몰을 창업하면서 전략은 어떻게 세웠나.


“특별히 의상 콘셉트를 정하지 않았어요. 수많은 쇼핑몰들의 판매 데이터를 통계 사이트와 통계 툴을 통해 분석해보니 잘 팔리는 상품들은 분명히 규칙성이 존재했습니다. 시즌 별로 판매되는 상품들의 특징이 있었죠. 예를 들면 리본이 달린 옷과 안 달린 옷, 프릴이 들어간 옷과 안 들어간 옷의 판매량이 확연히 달랐어요. 온라인 소비자들의 취향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굳이 정하지 않아도 데이터 통계에 따라서 잘 팔리는 옷들로만 배치했어요. 그게 적중했습니다.”


- 마케팅에 있어서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검색의 최적화였어요. 온라인 쇼핑몰은 온라인상으로 잘 보이는 곳에 노출시켜야 판매가 됩니다. 오프라인에서 옷 판매와는 다른 차원의 마케팅이 필요하죠. 온라인 플랫폼마다 상품이 노출되는 알고리즘이 달랐어요. 철저한 분석에 의해서 그 알고리즘에서 가나다란 제품 검색이 가장 잘 되도록 만드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출처: 가나다란 홈페이지 캡처
박 대표는 직접 쇼핑몰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 현재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


“창업한 지 3년 됐는데 꾸준히 성장해왔어요. 지금은 월 매출이 3억원을 넘었습니다. 네이버 탑탑 채널 오피스룩과 페미닌룩에서 1등을 기록했고, 2달 전에 일본 플랫폼에 론칭했는데 한 달 만에 블라우스 단품으로 판매량 3위까지 올라갔어요. 현재 중국 플랫폼에 진출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 쇼핑몰의 상품 소개가 모두 직접 의상을 입고 찍은 셀카다.


“처음에는 촬영 스튜디오를 대관할 여유가 없어서 큰 거울 앞에서 셀카를 찍어서 소개했는데 어느덧 그게 가나다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어요. 지금은 좋은 카메라와 조명도 가지고 있지만, 화려한 조명으로 찍는 것보다 자연광에서 스마트폰으로 찍는 게 훨씬 소비자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아요. 옆집 언니가 친근하게 찍는 셀카 사진 같은 느낌이라고 해요. 창업했을 때만 해도 쇼핑몰에서 제품 사진을 셀카로 찍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지금은 모델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거울 앞에서 셀카를 찍는 것이 트렌드가 됐어요.”

출처: 본인 제공
박 대표의 일상 모습. 폴 댄스 운동이 취미다

- 직접 모델까지 하려면 자기 관리도 꾸준히 해야 할 것 같다.


“제품 사진을 거의 매일 하다 보니 몸매 관리하려고 꾸준히 노력해요. 폴 댄스 운동과 식단 관리를 합니다. 체질 상 마른 체형인 게 얼마나 다행인 지 몰라요.”


- 사진들을 보면 가나다란만의 독특한 캐릭터가 있는 것 같다.


“여성 의류 쇼핑몰을 이용하는 온라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페르소나’를 정립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파는 상품의 수요층이 워너비로 삼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죠. 27살 정도의 홍보대행사에 다니는 여성. 약간 까탈스럽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상품을 소개하기 시작했어요. 이 옷을 입고 어떤 곳에 가서 무얼 하고 있을지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게끔 했습니다. 조명이 예쁜 라운지바에 가고 싶은 옷, 벚꽃 휘날리는 곳에서 입을 수 있는 옷, 이 옷을 입으면 비누 향기가 날 것만 같다는 방식이었죠.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친근감을 갖기 시작했어요. 저를 ‘다란이 언니’로 부르기도 합니다.”

출처: 가나다란 홈페이지 캡처
(왼) 가나다란 쇼핑몰 홈페이지, (오) 얼마 전에는 일본 온라인 플랫폼에 론칭했다

- 창업을 하며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아이러니하게도 크게 힘들었던 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사업이 잘 되든 안 되든 일하는 것이 재밌었으니까요. 의류 판매라는 것이 어떤 의사 결정에 따라서 매출로 성적표가 반영돼요. 스코어가 매일매일 나오는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잘 되는데 그 이유를 모르는 순간이 제일 무서워요. 안 되는 데 이유를 아는 것은 제가 바꾸면 되니까 안 무섭거든요. 인풋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해하고 노력해요. 거기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 가나다란을 운영하며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면.


“생각보다 많은 고객들이 후기를 따로 들려주는 일이 많아요. 가나다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보기에 예쁜 옷이 아니라 입었을 때 사람을 예쁘게 해주는 옷을 팔자’는 철학이 있어요. 실제로 우리 옷을 입고 나서 너무 좋은 하루를 보냈다는 말과 어디에서 이 옷을 입었는데 자신이 돋보여서 행복했다는 말을 해주면 코끝이 찡해져요. 사진도 보내주시고 연락도 해주시는데, 단순히 옷 판매자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하루를 선물해 줄 수 있는 직업이구나’라고 느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출처: 본인 제공

-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다면.


“게임을 좋아해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스트레스를 푸는데, 최근에는 호라이즌 제로 던 게임을 주로 합니다. 만화책도 좋아해요. 어렸을 때부터 만화 속에 그려진 그림과 선을 특히 좋아했어요. 만화책 위에 기름종이를 놓고 따라 그려보기도 했죠. 지금 쇼핑몰 사진들도 인물의 선과 라인을 부각시키는 걸 좋아하는데,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합니다.”


- 앞으로 꿈이 있다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 같아요. 국가 간 유통 과정도 점점 간소화되고 있죠. 얼마 전 진출한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대만, 홍콩까지 판매 영역을 확대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각인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블라우스를 사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쇼핑몰이 되는 게 꿈이에요.”


글 jobsN 오종찬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