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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서 데려간 뒤 뼈만 앙상…대체 무슨 일이?

멀쩡한 눈 적출, 청력 손상해 논문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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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약 2억 마리의 동물이 실험에 사용당해
실험 윤리 기본 원칙 3R 있지만… 유명무실

멀쩡한 비글의 눈을 적출한 뒤 인공 눈을 심는 동물실험을 한 후 비글을 폐기 처분(안락사) 한 ○○대 수의대 교수팀을 규탄해주세요.

지난 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해당 글을 올린 청원인은 "○○대 수의대 교수팀은 세계적 학술지 플로스원에 '3D 프린팅을 활용한 맞춤형 개 인공 눈: 예비연구' 논문을 게재하기 위해 비글 개 암수 두 마리의 멀쩡한 한쪽 눈을 각각 적출했다"고 했다. 이어 "3D프린팅 기술로 개발한 콘택트렌즈 형태의 인공 눈과 안와임플란트(적출 후 빈 곳을 메워주기 위한 이식물)를 넣는 잔혹한 동물실험을 진행했고, 실험에 착취된 비글들은 모두 폐기 처분(안락사) 됐다"고 고발했다.

실험에 사용된 비글 두 마리.

출처연구팀 논문 캡처

해당 연구는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박경미 교수 연구팀이 진행했고 2020년 11월 세계적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안구 암 등 난치성 눈병으로 적출된 동물의 안구를 3D 프린터로 제작한 인공 안구가 대체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였다. 이 과정에서 박 교수팀은 비글 두 마리를 실험 대상으로 사용했다. 비글의 멀쩡한 한쪽 눈을 적출한 뒤 인공 안구를 넣고 6개월간 경과를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연구팀은 실험이 끝나자 이용한 비글 두 마리를 안락사시켰다.


곧 비윤리적으로 동물 실험한 사실이 드러났다. 논문 감시 사이트 리트랙션 와치와 플로스원 측에서도 박 교수 연구의 윤리적 타당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연구 동기가 단순히 미용 용도라면 개 두 마리를 희생시킨 연구 방법을 정당화할 수 없는 점', '실험에 사용된 개에 대해 마취와 진통 관리가 제대로 됐는지 근거가 없는 점' 등을 지적했다. 플로스원은 연구팀 연구윤리를 문제 삼고 논문을 재평가하는 중이다. 플로스원 측은 "이 연구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동물 연구 윤리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재평가 후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단순히 미적인 부분만 위한 건 아니다, 강력한 진통제를 사용했다"라며 해명을 했다. 또 "국내외에서 동물실험 관련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걸 느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실험 계획 전 윤리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히려 동물단체 및 누리꾼의 반발을 샀다.

실험에 사용되고 방치된 고양이들. 실험이 끝난 후 모두 폐기됐다.

출처비글구조네트워크

마취 없이 고통스럽게 죽이기도


비윤리적인 동물 실험으로 연구팀이 도마 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5월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교수를 고발했다. 업무방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 동물보호법 위반이 그 이유였다. 오승하 교수 연구팀은 2015년~2018년 '인공와우 이식기'를 통한 대퇴청각피질 자극 모델 연구'를 진행했다. 고양이의 청력을 손상하고 두개골에 인공 장치를 삽입해 뇌의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이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이 과정에서 연구팀이 정식으로 동물을 들여오지 않고 유기묘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실험 후 마취제를 사용하지 않고 살처분 약만 투여해 고통스럽게 죽였다고 주장했다. 결국 오승하 교수는 2020년 1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업무방해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에는 불기소 의견을 내렸다.


2018년 11월에는 비글 복제견 '메이'가 검역 탐지견 은퇴 후 실험용으로 이관된 지 8개월 만에 죽은 채로 발견됐다. 이에 비글구조네트워크는 2019년 4월 동물법위반, 동물 학대 혐의로 서울대 수의과대학 이병천 교수를 고발했다. 동물보호법 24조를 보면 사람이나 국가를 위하여 사역하고 있거나 사역한 동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이 교수팀은 이를 어기고 탐지견으로 은퇴한 메이를 실험 대상으로 사용한 것이다. 또 폐사 당시 메이의 모습은 뼈만 남아 앙상했다. 서울대는 이병천 교수의 '스마트 탐지견 개발 연구'를 중단했고 실험동물자원관리원 원장 직무를 정지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실 가기 전 메이의 모습과 실험 후 모습.

출처방송화면 캡처

윤리적으로 진행하고 최소화하려 노력


이렇게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이 한 해에 300만 마리가 넘는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19년 동물 총 371만2380마리가 실험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 중 40.1%가 동물실험 E그룹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 실험은 고통 정도에 따라 A부터 E까지 5개 그룹으로 나뉜다. E그룹은 '동물에게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또는 회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실험'으로 고통의 정도가 가장 높다.


비윤리적인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또 실천하고 있다. 그중 세계 각국 동물실험기관은 3R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R은 1959년 영국에서 시작했다. 최대한 비동물 실험으로 '대체(Replacement)'하고 실험에 사용하는 동물의 수를 '줄이고(Reduction)', '동물 고통을 '완화(Refinement)'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각 실험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수의사를 고용해야 한다. 수의학적 관리 계획과 정기적인 방문 계획을 주기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유럽연합은 실험동물과 관련된 모든 단계에 전문 수의사를 배치하도록 규정한다.


국내 실험 기관도 3R 원칙으로 동물실험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 실험 기관마다 동물실험 윤리위원회 설치가 의무다. 그러나 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현행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대다수가 동물실험 과학자들이고 또 해당 동물실험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다"며 "웬만한 동물실험계획서는 99% 이상 거의 자동으로 허가, 승인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윤리적 동물실험을 막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장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E등급의 동물실험을 아예 하지 못하게 하거나 동물실험윤리위원 중 한 명이라도 실험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다시 심사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유영재 대표는 과거 "동물실험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최소한 기본 원칙을 지켜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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