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달려도 절대 취하지 않는 그녀, 이유 있었다

조회수 2021. 2. 12.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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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달려도 취하지 않는 술이 있다고요?
술 마시면서 건강 챙기는 시대
무알코올 주류 출시하는 회사
무알코올 시장 규모 계속 커질 것

비건(Vegan),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플라스틱 프리(Plastic free), 웰빙(Well-being)…


모두 환경과 건강을 위한 소비 키워드이자 트렌드다. 이런 소비는 이제 트렌드를 넘어 생활로 자리 잡았다. 많은 기업이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제품을 출시한다. 여기에 주류회사도 동참했다. 술은 알코올이 함유돼 건강에 해로운 기호 식품 중 하나인데, 어떻게 건강을 위한 트렌드에 합류할 수 있었을까. 술에서 건강에 좋지 않은 대표적인 요소인 알코올을 빼버린 것이다. 알코올 함유량 0%, 즉 무알코올 술을 만들었다. 마셔도 취하지 않는 술이다. 어떤 주류회사가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는 술을 만들었을까.

출처: 시드립 홈페이지 캡처
시드립 제품.

세계 최초 무알코올 증류주 개발한 '시드립'


영국 주류 스타트업 '시드립(seedlip)'은 2015년 세계 최초로 무알코올 증류주를 개발했다. 당시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진(gin)을 처음 선보였고 전 세계 바텐더들이 열광했다고 한다. 칵테일의 맛을 유지하면서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목테일(Mocktail)'을 만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시드립 창업자 '벤 브랜슨(Ben Branson)'은 창업 전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바에 갔다가 자신처럼 술을 즐기지 않은 사람들이 마실 수 있는 음료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앱솔루트와 작업하며 생긴 증류주 지식과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자라며 익힌 허브 지식을 결합해 무알코올 주류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인터넷에서 찾은 방법으로 실험을 계속하던 중 무알코올 증류주 개발에 성공했고 그렇게 시드립이 탄생했다.


시드립에서 만든 제품은 알코올은 물론 설탕과 인공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았다. 기존 증류 방식을 활용해 마치 알코올이 함유된 술을 마시는 것과 같은 기분이라고 한다. 시드립은 세계적인 주류 브랜드 스미노프, 기네스 등을 소유한 대기업 디아지오의 투자도 받았다. 가파르게 성장한 시드립은 세계 상위 칵테일바 9개, 미슐랭 별을 받은 레스토랑 300개 이상, 25개국 이상의 바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출처: 스트라이크 홈페이지 캡처
스트라이크 제품.

다양한 곳에서 무알코올 제품 출시


시드립 외에도 전 세계에서 무알코올 브랜드가 생겨났고 기존 주류 기업에서도 무알코올 제품을 내놓았다. 2017년 탄생한 무알코올 진 브랜드 세더(Ceder's). 로얄살루트, 발렌타인을 소유한 주류 대기업 페르노리카가 2018년 세더의 유통권을 인수했다.


영국에서도 시드립 이후 계속해서 새로운 무알코올 브랜드가 나오고 있다. 2018년 파티는 좋지만 취하는 건 싫은 세대를 위한 술을 만들고자 스트라이크(STRYYK)가 탄생했다. 진, 럼, 보드카의 맛과 향을 담고 있지만 알코올이 없어 '낫 진(Not Gin)', '낫 럼(Not Rum)', '낫 보드카(Not Vodka)'라는 이름의 제품을 출시했다. 식물 과학자와 바텐더 두 명이 함께 만든 쓰리스피릿(Threespirit)도 인기다. 영국 런던에 증류소가 있다. 알코올, 인공 향료, 글루텐 등을 빼고 다양한 식물성 원료로 맛을 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무알코올 맥주가 인기다. 2020년 국내 무알코올 맥주 매출이 2019년보다 최대 8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하이트진로음료가 2012년 하이트제로를 출시하면서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 제품은 출시 8년 만에 누적 판매량 6000만건을 돌파했다. 2020년 매출은 2019년보다 34% 올랐다. 이후 2017년 롯데칠성음료, 2020년 오비맥주가 차례로 무알코올 맥주를 출시했다.

출처: 각 사 제공
국내 맥주 회사의 무알코올 제품.

알코올 없는 술이 팔리는 이유는…


세계 시장 조사 연구 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전 세계 무알코올 와인과 맥주 시장의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7년 160억달러에서 2024년까지 연평균 7.6%씩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미국에서는 자국 내 무알코올 음료 판매량이 2018년에서 2022년까지 32.1%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8500억원대에 이른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3년 안에 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알코올 트렌드 중심에 MZ세대가 있다. MZ세대의 식품 소비 트렌드는 '건강', '선한영향력' 등이다. 이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 혹은 지향하는 바를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 out)'을 한다. 여기에 맞는 소비를 하다 보니 지나친 음주보다는 기분낼 수 있는 정도로만 가볍게 음주를 즐긴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음주량이 적다. 특히 도수가 낮고 맛있는 술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주류 기업이 도수 낮은 술을 출시하던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소주는 물론 위스키 브랜드도 트렌드에 편승해 도수를 낮춘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제는 저도주가 아닌 무알코올 주류가 이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소비자는 술이 지닌 고유의 맛과 술자리의 분위기를 즐기면서도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선택지를 한다. 이제 '취하려고 술 마신다', '알코올 없으면 술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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