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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에 1번 물주는 화분 만든 30대, 누군가 했더니

조회수 2021. 1. 30.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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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14개 나라에 숲 300개 만들었습니다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
세계 곳곳에 나무 심는 회사
폐마스크 재활용한 화분 제작
10년 동안 14개 국가에 300개 숲을 만들고 총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 있다. 나무 심는 소셜 벤처 트리플래닛 '김형수(34) 대표'다. 김 대표는 안정과 치유가 필요한 사람에게 식물을 기부하고 환경 정화가 필요한 곳에 나무를 심는다. 세계 곳곳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들어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숲의 가치는 약 41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년 4699톤의 이산화탄소를 상쇄하고 미세먼지 30%, 초미세먼지 20%의 감소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트리플래닛의 역할이 컸지만 김형수 대표는 "혼자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한화, 현대차 등 대기업은 물론 서울산업진흥원(SBA), 산림청, 마켓컬리 등 다양한 기업과 함께하고 있다. 환경 문제 해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트리플래닛의 김형수 대표는 꽤 오래전부터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김 대표를 만나 나무로 창업한 계기와 나무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출처: 트리플래닛 제공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

트리플래닛 창업해 게임, 반려 나무, 숲 조성


그가 환경에 관심을 가진 건 어릴 때부터다. 그 꿈이 이어져 다큐멘터리 감독이 된 그는 수목장, 불법 고래 포경 등을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찍어 상을 받기도 했다. 트리플래닛과의 인연이 시작된 건 군대에서다. 임대 후 자신과 같은 관심사를 가진 선임과 가까워졌다. 지금의 정민철 이사다. 김 대표와 정 이사는 2008년부터 군대에서 텃밭을 가꾸면서 '나무와 식물이라면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제대 후 2010년 소셜벤처 트리플래닛이 탄생했다.


지속가능한 모델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했다. 고민하다 찾은 답은 게임이었다. 유저가 게임에서 나무 한 그루를 키우면 현실에서 트리플래닛이 나무 한 그루를 심어주는 것이었다. 게임 아이템에 기업 이름을 실어 광고비를 받았고 그 수익으로 나무를 심었다.


시민에게 기부를 받아 각종 숲도 조성했다. '소녀시대 숲', '동방신기 숲', '세월호 기억의 숲',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등이 있다. 이후 게임보다 쉽고 더 오래 지속 가능하게 환경을 지켜나가는 법을 찾았다. '반려식물'이다. 트리플래닛에서 반려 나무를 입양하면 하나는 필요한 곳에 기부되는 방식이다. 또 학교에 식물으 기부해 교실을 하나의 숲으로 만드는 '교실숲' 사업도 진행했다. 트리플래닛은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도 숲을 만든다. 'Make your farm'이 대표적이다. 커피나무, 망고, 구아바 나무 등을 심어 환경 보존은 물론 토착민들이 재배한 열매로 계속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까지 만들어준다.ㅍ

동방신기가 인증한 '동방신기 숲'(좌). 중국 닝샤에 만든 숲. 사막화한 곳을 울창한 숲으로 만드는 데 3년이 걸렸다고 한다.(우)

코로나 블루, 식물로 이겨내


나무로 환경을 지키던 트리플래닛은 2020년 나무로 사람을 지켰다.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에게 1000개 이상의 반려 나무를 기부했다.


"한창 대구, 경북지역에 코로나가 확산할 때, 본인 혹은 지인이 해당 지역에 살고 있다면 무료로 반려 나무를 신청할 수 있게 했어요. 정말 많은 분이 신청해주셨고 '힘내라', '응원한다' 등의 메시지를 담아 보내드렸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정말 집에만 갇혀 있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굉장히 답답하셨을거고 지역 분위기도 삭막했습니다.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죠. 집에서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거로도 해소되지 않는 우울을 식물이 해소해줍니다. 유럽에서는 정신 상담을 받는 사람에게 식물 키우는 것을 진단해줍니다.


또 그룹홈에도 나무를 지원했다. 식물이 필요한 곳이 어딜까 생각하다가 그룹홈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룹홈은 학대 피해 아동을 보호해주는 곳이다. 식물을 키우는 행동은 정서적인 아픔을 위로해주고 해소해준다는 게 떠올라 직접 방문했다. 다른 물건은 모두 지원받았는데, 중학생 친구들이 키우는 나무는 직접 기관에서 샀다는 말을 들었다. 식물이 주는 안정과 치유가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해 나무를 기부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가 가진 아픔에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우린 기업이니까 영리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봐요.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영리활동보다 공감과 도움의 손길이 먼저여야 합니다. 그래서 트리플래닛도 영업 활동을 멈추고 포장과 배송, 선물을 무상으로 드렸고 당시 그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처: 트리플래닛 제공
영리 활동을 멈추고 대구, 경북 지역에 반려나무 보내는 일을 우선시했다.

폐마스크 재활용 화분 만들어


사회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트리플래닛을 보면서 다양한 기업이 함께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현대자동차,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마켓컬리 등과 학교에 나무를 기부하는 활동을 같이했다. 서울산업진흥원과는 숲을 조성하고 친환경 화분 '스밈 화분' 개발 지원도 받았다. 트리플래닛은 SBA 크라우드펀딩 지원기업으로 뽑혔다. 이 사업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시장 검증형 기술 상용화 지원 프로젝트다. 기업은 지원을 받아 크라우드펀딩으로 제품을 선보인다. 이때 기업이 펀딩에 성공하면 SBA는 R&D 자금을 추가로 지원해준다.


"스밈 화분은 이중구조 화분입니다. 겉 화분에 물을 채우면 식물이 담긴 속화분이 수분을 천천히 빨아들여요. 투명한 스밈 화분은 페트병을, 흰색 화분은 마스크를 재활용한 친환경 화분입니다. 마스크를 제작할 때 자투리 면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걸 활용하고 싶었어요. 사실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쓰레기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쓰레기를 태우거나 매립하면서 생기는 환경 오염 문제도 있지만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도 환경 문제의 원인입니다. 제품의 원료를 생산하려면 자원을 채취해야 하는데, 자원 채취는 엄밀히 따지면 환경 파괴입니다. 또 자원은 고갈되기 때문에 우리는 업사이클을 멈춰선 안 됩니다. 이런 문제를 고민하다가 개발한 화분입니다."

출처: 트리플래닛 제공
SBA 크라우드펀딩 지원기업으로 선정돼 출시한 스밈화분.

트리플래닛은 스밈화분으로 해피빈 펀딩에서 목표액의 11배를 달성했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 나무를 심고 계속해서 친환경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트리플래닛의 목표는 한 가지다. 1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1억명이 함께 나무를 심는 것입니다. 1억 그루의 나무가 심어지는 것보다 1억명이 나무를 심으면 세상이 변할 거라고 믿습니다. 1억명의 생각이 바뀐다는 것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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