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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억 찾아 돌려줬다, 한국에 이런 공무원도 있습니다

조회수 2021. 1. 18.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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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억 찾아 근로자에게 돌려준 공무원
2020년 우수공무원들
프로그램 개발, 제도 개선 힘써
예산 줄이고 피해자 구제까지

‘미지급 임금 331억 지급, 시 예산 38억원 절감, 유령차량 피해자 구제…’


모두 2020년 우수공무원이 낸 성과다. 인사혁신처는 1년에 한 번씩 국가와 국민에 헌신·봉사한 우수공무원을 선정해 '대한민국 공무원상'을 준다. 각 기관에서 추천한 공무원 중 예비 심사, 현장 실사, 본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몇몇 사례를 골라 '자랑스러운 공무원들의 전당'에 소개한다. 2020년 어떤 우수공무원의 사례가 자랑스러운 공무원들의 전당에 올랐는지 알아봤다.

출처: 자랑스러운 공무원이야기 홈페이지 캡처
이상철 사무관.

미지급 임금 331억7000만원 찾아준 공무원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연장 및 야간 근로 수당 331억7000만원을 찾아낸 공무원이 있다. 고용노동부 디지털증거분석팀 이상철 사무관이다. 그는 근로시간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해 근태 자료 분석을 자동화했다


법정근로시간은 연장 근무까지 포함해 주 52시간이지만 여전히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 많다. 이상철 사무관은 "월 300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도 봤다. 대부분 불합리한 근무 환경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여건이 아닌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근무시간 미준수 사업장이 많은 이유는 근로시간 점검을 사업장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전수 조사가 아닌 일부를 대상으로 한 표본 조사를 하는 것도 문제였다. 사업장에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세밀한 조사가 어려웠고 거짓으로 제출하더라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근로시간 분석법을 바꾸기로 했다. 근로감독 평가 자료를 표준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료를 수집했고 인공지능과 딥러닝을 활용해 자료 자동 분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자동 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하니 5분 만에 대기업 1곳의 근로시간 분석이 끝났다. 과거 엑셀로 했을 때 이틀 걸리던 일이었다. 기존 방식으로는 미지급 임금 1억원 이상을 잡아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근로시간 분석 시스템 사용 후 한 회사에서만 미지급금 210억원을 발견했다. 결과적으로 총 331억7000만원의 미지급 임금을 찾아내 근로자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이상철 사무관은 근로자가 임금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법이 정하는 원칙 안에서 사업자와 근로자가 갑과 을을 떠나 동등한 관계에서 노동이 이뤄지는 사회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출처: 자랑스러운 공무원이야기 홈페이지 캡처
강충원 팀장.

연탄재 재활용으로 38억원 예산 절감


연탄재 재활용으로 예산 38억원을 아낀 공무원도 있다. 충청북도 제천시 도시미학과 강충원 도시미학 팀장이다. 3년 동안 제천시 생활 폐기물 처리 및 수거 업무를 담당해왔다. 그는 "생활 폐기물 증가와 시설 노후화로 매립 의존도가 높아졌다. 또 겨울에 발생하는 연탄재가 매립장 30~40%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강 팀장은 화력 발전소 석탄재를 시멘트 부원료로 재활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연탄인 석탄재를 재활용한다면 무연탄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2015년 10월 '연탄재 재활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기술 검토는 시멘트 회사, 폐기물 배출 및 수거 체계 개편은 제천시에서 담당했다. 연탄재 배출에 대한 홍보도 했다. 대학생 환경 자원 봉사단을 모집해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 연탄재도 재활용된다'는 문구를 앞세워 홍보했다.


그 결과 약 3만톤의 연탄재를 재활용해 예산 38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전에는 연탄재를 땅에 묻었다. 재활용 후에는 연탄재를 땅에 묻지 않아 1년 동안 활용할 수 있는 매립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강충원 팀장은 "시의 의지만으로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민은 물론 재활용 업체, 수거 업체와 함께했기 때문에 제도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출처: 자랑스러운 공무원이야기 홈페이지 캡처
정우영 팀장과 유령차량 말소를 위해 함께한 팀원들.

자동차 사기 피해자 구제한 공무원


광주세관조사과 정우영 수사팀장은 유령차량 약 400대를 말소했다. 유령차량은 '이미 밀수출한 자동차가 국내에서 운행하는 것처럼 허위로 등록된 차량'을 뜻한다. 서류상으로는 한국에 등록돼 있지만 실제 차량은 외국에 있는 것이다. 자동차 사기 피해로 생기는 차량으로 자동차 사기 집단이 신형 차를 구입하면 수백만원을 주겠다고 속여 피해자를 모집한다. 피해자는 아무것도 모른채 가짜 계약을 맺고 자동차 등록까지 마친다. 이 과정에서 사기 집단은 피해자 명의로 등록한 차를 해외로 밀수출한다. 피해자는 차를 못 받는 것은 물론 이미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자동차세, 보험료 등은 계속해서 내야 한다.


정우영 수사 팀장은 자동차 밀수출 수사 과정에서 많은 피해자를 만났다. 그는 "피해자 중 사기 피해로 파산한 사람, 기초 생활조차 어려운 사람도 있었다. 유령차량 말소가 세관 업무는 아니지만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직접 유령차량 말소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많은 유관 기관의 협조가 필요해 쉽지만은 않았다. 끊임없이 담당 부처에 연락하고 의견 조율을 시도했다. 결국 유령차량의 위험성, 말소 업무 관할 문제, 법적 근거 등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을 받아냈다. 20여개 지자체 및 금융기관과 협업할 수 있었다. 행정 구체절차를 모르는 국민을 위해 구제 서류 문안 작성, 컨설팅도 진행했다. '자동차 불법 수출 근절 방안'을 제안하고 시행했다.그 결과 부정 수출 차량 867대 중 332대를 말소했다. 한 피해자는 "이제야 마음 편하게 발 뻗고 잘 수 있겠다"면서 광주세관으로 감사 인사를 보내오기도 했다.


정우영 팀장은 이번 유령차량 말소 추진과정에서 국민 입장에서 공무원들을 상대할 기회였다고 말했다."국민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데, 공무원은 형식과 절차를 따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약 27년간 공직생활을 했습니다. 저 역시 과거 업무처리 하는 과정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되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공무원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업무의 벽을 허물고 하나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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