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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신사복’ 회사도 파산 신청…정장의 위기

“아직도 ‘회사원 교복’ 입니?” 보수적인 한국은행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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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021년 출근 복장을 자율화했습니다. 그동안 한국은행 직원들은 사계절 내내 정장을 입고 근무했습니다. 어두운색 계열의 정장에 흰 와이셔츠를 교복처럼 착용했습니다. 사측은 2020년부터 매주 금요일 편한 옷을 입고 출근할 수 있게 했지만, 직원 참여율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정장을 입는데 금요일에만 튀는 옷을 입고 나오기 부담스럽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면 복장 자율화 카드를 꺼냈습니다.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직장인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기업에서 정장 대신 편한 옷을 입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일부 부서에서 시범 운영하던 복장 자율화를 2008년 10월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했습니다. 고객과 직접 응대하는 직원을 제외하고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을 수 있게 했습니다. 2016년부터는 여름철 남직원 반바지 착용도 허용했습니다.


사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직 사회에서도 비즈니스 캐주얼은 물론 여름철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습니다. 서울시는 2012년 처음으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권하는 ‘시원차림 캠페인’을 했습니다. 여름철 냉방비를 줄여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편한 복장으로 직원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게 목표였습니다. 경기도청과 창원시청 직원들도 여름에 반바지를 입을 수 있습니다.

출처서울경제TV 유튜브 캡처

사내 문화가 보수적인 일부 대기업이나 금융권에서는 직원의 정장 착용을 고수했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반바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편한 신발이라도 신고 출근하고 싶다”, “남들이 다 정장을 입는데 혼자 캐주얼 복장을 입고 나오면 몸은 편해도 정신적으로 피곤할 것”이라는 등의 불만이 종종 나왔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오랜 기간 정장 착용을 원칙으로 여겼는데요, 2017년 비즈니스 캐주얼 허용을 거쳐 2019년에는 근무 복장을 완전 자율화했습니다. 2021년 한국은행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다른 금융권 회사도 ‘탈(脫) 정장’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앞당긴 캐주얼 전성시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비대면 업무가 일상화하면서 캐주얼 수요는 더욱 커졌습니다. 집에서 근무하고 화상 회의를 하는데 굳이 정장을 입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조사 결과 2020년 우리나라 캐주얼복 시장 규모는 15조9000억원이었습니다. 정장 시장은 6조2000억원(남성 정장 3조7000억원, 여성 정장 2조5000억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캐주얼 시장은 1년 전보다 1.9% 증가한 반면, 남성 정장과 여성 정장은 각각 9.9%, 17.5% 감소했습니다. 정장 시장의 크기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게 통계적으로 증명된 것입니다.

바지를 입지 않고 화상 인터뷰를 했다가 들통난 벨기에 앤트워프시장.

출처VRT NWS 방송 캡처

비대면 화상 업무가 늘자 웨이스트-업(waist-up·허리 위) 패션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웨이스트 업 패션은 상의는 신경을 쓰는 대신 하의는 편하게 입는 옷차림입니다. 화상 회의를 할 때 남들은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상반신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상의는 셔츠를 입어도 하의는 착용감이 편한 제품을 입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패션 브랜드들은 통이 큰 오버사이즈 팬츠 등을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1월2일(현지시각) 벨기에에서는 앤트워프 시장이 상의는 셔츠를, 하의는 속옷만 입고 공영방송사와 화상 인터뷰를 하다가 거울에 비친 다리가 카메라에 잡혀 망신당하는 해프닝도 일어났습니다. “부주의했다”는 비판 여론이 있었지만, “누구나 편한 옷을 입고 싶어 한다”는 공감도 받았습니다.


캐주얼이 대세로 떠오른 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를 맞은 정장 브랜드들은 ‘파워 캐주얼’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격식 있는 캐주얼 의류를 선보이면서 살길을 찾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을 위해 출시한 양복 재킷형 파자마나 카디건처럼 생긴 잠옷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200년 역사를 가진 브룩스 브라더스는 2020년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브룩스 브라더스 코트를 입은 도널드 트럼프와 버락 오마마.

출처비즈니스 인사이더 홈페이저 캡처

패션 트렌드가 바뀌면서 정장을 판매하는 의류 회사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정장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브룩스브라더스는 2020년 7월 양복 수요 급감으로 위기를 맞아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습니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레일링 회장은 지난 12월 “생활양식의 변화로 정장은 일상에서 점점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극단적으로 말하면 신사복 판매점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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