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애플과 다르다"던 삼성과 샤오미도 결국..

조회수 2021. 1. 4.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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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애플과 다르다"던 삼성·샤오미, 2개월 만에..

“환경 보호를 위해 아이폰 기본 구성품에서 전원 어댑터를 제외합니다.”


지난 10월13일(현지시각) 애플이 아이폰12 공개 행사를 열면서 발표한 정책입니다. 애플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박스 안에 고이 담았다”면서 충전기와 함께 이어폰(이어팟)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애플 행사 직후 IT 커뮤니티에서는 “자체 케이블 규격을 고집하는 애플이 환경 보호를 이유로 어댑터를 안 주는 게 말이 되느냐”, “원가 절감을 핑계로 마진을 더 남기려는 것” 등 비판적인 의견이 나왔습니다. 애플 사용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도 불만 섞인 글이 올라왔습니다.

출처: SNS 캡처
애플의 환경보호 정책과 이를 비꼰 삼성전자 트위터.

◇“우리는 다르다”던 기업들, 100일도 안 지나 그대로 따라 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 중인 기업들은 애플의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에 힘을 보탰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2020년 10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였습니다. 2위는 애플, 샤오미와 화웨이가 3·4위입니다. 샤오미는 애플 신제품 발표 행사 직후 SNS 계정에 “걱정하지 말라. 우리는 미10프로 상자에서 아무것도 없애지 않았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또 전원 어댑터가 포함된 신제품 박스를 여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애플의 정책을 조롱한 셈입니다.


제품을 사면 충전기와 이어폰을 함께 제공하던 삼성전자도 자사 정책 홍보에 나섰습니다. 삼성전자 라틴아메리카법인 공식 트위터 계정에 “갤럭시는 당신이 찾는 것을 제공한다”, “가장 기본적인 충전기부터 최고의 카메라와 배터리까지···”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여기에 ‘갤럭시에는 포함되어 있습니다(Included with your Galaxy)’라는 문구를 적은 충전기 사진도 함께 올렸습니다. 다른 회사들도 애플을 따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일부 나왔지만, 자신 있는 기업들의 마케팅에 힘을 얻지 못했습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샤오미 신제품 미11 패키지의 모습과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하되 별도 신청 시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히는 장면.

하지만 샤오미와 삼성전자는 2개월여 만에 정책을 바꿨습니다.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빼는 애플의 정책을 그대로 따라하기로 한 것입니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는 12월 27일 웨이보에 신제품 미11 패키지에서 어댑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애플처럼 “이미 모든 사람이 여러 충전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샤오미는 충전기를 뺀 패키지와 포함한 패키지를 함께 출시합니다. 별도 신청을 통해 추가금을 내지 않고 충전기와 케이블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샤오미 측은 “소비자가 환경 보호에 자율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입니다. 충전기가 있는 제품과 없는 제품 모두 가격은 3999위안(67만원)으로 같습니다.

출처: 삼성전자 광고 캡처
갤럭시 S5 광고에서 애플의 내장 배터리를 조롱하던 삼성은 차기작에서 내장 배터리를 도입했다.

◇삼성도 일부 국가서 S21 어댑터 제외···과거 내장배터리 조롱한 적도


삼성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 1월 공개 예정인 갤럭시 S21 시리즈에서 충전기를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제품을 출시하는 국가별로 패키지 구성을 다르게 하고 있는데요,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유선 이어폰을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이 브라질 통신국 아나텔에 제출한 서류를 근거로 S21 기본 구성품에 충전기와 이어폰이 빠진다는 소식이 현지에서 나왔습니다. 그러자 삼성은 애플을 조롱했던 트위터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아직 국내 패키지에서 충전기 제외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같은 삼성의 행보에 “이럴 거면 애초에 조롱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이 애플의 정책을 비꼬다 그대로 따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4년 7월에는 배터리 착탈형 제품인 갤럭시 S5 광고에서 내장 배터리를 적용한 아이폰을 조롱한 적이 있습니다. 공항 구석에 쪼그려 앉아 배터리를 충전하며 휴대폰을 사용하는 아이폰 사용자와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영상을 보는 갤럭시 사용자가 대조되는 모습을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S5 차기작인 갤럭시 S6 시리즈부터 삼성은 애플처럼 내장 배터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어댑터를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일부 네티즌들은 “자존심도 없느냐”, “안 주는 것도 웃기지만 따라 하는 게 더 없어 보인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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