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훈' 받은 취준생들은 지금 이렇게 됐습니다

조회수 2020. 12. 17.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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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 배웠다"..취업 사관학교로 변신한 대기업
삼성, SW 인재 양성 위해 SSAFY 운영
신한은행 외 50개 기업에서 우대 채용
SK는 반도체 교육 및 협력사 취업 알선
청년 취업 지원하고 나선 대기업들

“삼성에서 배웠습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신한은행에 수시채용으로 입사한 신입사원 7명은 공통점이 있다. 삼성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았다는 점이다. 7명 모두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amsung Software Academy For Youth, SSAFY)’를 출신이다.  


SSAFY는 삼성전자가 고용노동부와 함께 취업 준비생에게 양질의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삼성 외에도 SK하이닉스·포스코 등이 직접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들은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현업자에게 실무 교육을 받아 ‘바늘구멍’ 취업 문을 뚫을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생으로 뽑히는 게 취업에 성공하는 것만큼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출처: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지난해 8월 SSAFY 광주 교육센터를 방문해 교육생들을 격려했다.

채용 시장에서도 대기업 교육생 출신을 선호한다. 대기업에서 직접 강사진을 꾸려 교육한 만큼 실력을 믿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채용 시장의 한파 속에서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만 했던 대기업이 직접 인재를 교육·양성하며 ‘취업 사관학교’로 변신한 것이다.


◇1·2기 취업률 90%에 달하는 SSAFY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SW 인재 양성에 나섰다. 6개월마다 국내외 4년제 대학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 가운데 만 29세 이하 미취업자를 약 500명씩 뽑아 SW 인재로 키운다. 지금까지 두 기수(1000명)가 SSAFY를 수료했고, 3기와 4기는 현재 교육받고 있다. 10월 모집을 시작한 5기는 내년 1월부터 교육받는다.  


SSAFY의 가장 큰 장점은 양질의 교육이다. 비전공자도 SSAFY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개발자로 거듭날 수 있다. 삼성은 관련 분야 교수진의 자문을 받아 교육 과정을 만들었다. 전문 강사진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교육생들은 1년(2학기)에 걸쳐 총 1800시간 SW 교육을 받는다. 컴퓨터공학 학부생의 관련 전공 수업 시간인 800~1000시간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1학기에는 몰입형 코딩 교육으로 알고리즘 등 SW 기초 역량을 익히고, 2학기에는 자기 주도형 프로젝트 실습을 하면서 실전 역량을 갖춘다.  

출처: 삼성전자
SSAFY 2기 수료식

취준생들의 취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삼성은 교육생들에게 취업 특강과 함께 개인별 취업 상담·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매 학기 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교육생의 취업 활동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교육생 전원에게 매달 100만원의 교육 지원비를 제공하고, 우수 교육생에게는 삼성전자 해외연구소 실습 기회를 주고 있다.



덕분에 SSAFY 출신 수료생의 취업률은 상당히 높다. 삼성 측은 1·2기 교육생 1000명 중 900여 명이 취업했다고 밝혔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SSAFY 수료생들을 우대하는 기업들도 생겼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ICT 분야 인재를 선발하면서 SSAFY 특별전형을 도입했다. 신한은행뿐 아니라 약 50개 기업이 SSAFY 출신을 우대 채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우수 인재 키워 협력사 취업 알선 


SK하이닉스의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 ‘청년 하이파이브(Hy-Five)’도 인기다. 청년 하이파이브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과 인재를 찾는 협력사를 연결해주는 사업이다. SK하이닉스가 협력사 인재 확보를 위해 직접 나서서 취업 자리를 알선하는 교육 지원 프로그램인 셈이다. 


반도체 업종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업계에 대한 정보와 함께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다. 지원자들은 4주 동안 직무 공통교육과 직무 전문교육을 받는다. 사회초년생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소양부터 반도체 산업의 이해, 산업 공정 등을 배울 수 있다. 교육을 받는 동안 교육비도 50만원씩 지원받는다.

출처: SK하이닉스 청년 Hy-Five 공식 블로그 캡처

교육이 끝난 후에는 3개월간 협력사 인턴십 프로그램에 직접 투입돼 실무를 익힌다. 인턴십 급여(월 200만원)는 SK하이닉스가 협력사와 절반씩 부담한다.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협력사들은 하이닉스가 인건비 교육한 인재를 소개받을 수 있을뿐더러 인건비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하이파이브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협력사는 41개에 달한다. 


하이파이브 프로그램 이수자들의 취업률은 80%가 넘는다. 1·2기 수료자 210명 가운데 82%가 인턴십 과정을 끝내고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입소문이 나면서 지원자도 급증했다. 2018년 1기 모집 때는 지원자가 1200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3기 모집에는 약 3000명이 지원했다. 

출처: 청년 Hy-Five 페이스북 캡처

◇청년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 운영하는 포스코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청년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 ‘포유드림(POSCO YOUTH DREAM)’을 운영 중이다. 포유드림은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취업아카데미, 청년 AI·Big Data 아카데미,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이다.  


취업아카데미는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과 실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참여행 실무과제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직무분석, 자기소개서 코칭, 모의 면접 등 취업에 필수적인 역량을 습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기업 실무 과제 수행이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등 기업의 업무 방식과 문제해결 방법론을 학습할 수 있다. 

출처: 포스코
포스코 최정우 회장과 포유드림 수료생들

포스코는 교육 기간 동안 교육생에서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고, 수료 시 교육 수당 50만원과 기념품을 제공한다. 교육 성적 우수자는 2개월간 포스코 인재창조원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실무 경험도 쌓을 수 있다.


이외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전문가를 육성하는 청년 AI·Big Data 아카데미와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도 운영 중이다.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에서는 사업 아이디어 구체화와 사업 계획서 작성 등 실무부터 법무·재무·노무 등 경영 지식까지 익힐 수 있다. 지금까지 1307명이 포유드림의 세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 중 518명(40%)이 취업하거나 창업했다. 

출처: 포스코
포유드림 교육 과정

◇기업 취업 지원 프로그램 들어가기 위한 강의도 생겨


KT와 롯데쇼핑 등 다른 대기업들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 분야의 인력 양성을 위한 맞춤형 교육 인턴십 4차산업 아카데미를 만들었고, 롯데쇼핑은 유통취업사관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사태에 채용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되자 정부도 재계에 SSAFY를 예로 들며 취업 준비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프로그램을 들어가기가 취업만큼 어렵다는 점이다. 문과 출신 취업 준비생 최(26)씨는 “주위에서 문과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코딩을 배우기 위해 SSAFY에 지원했는데 떨어졌다”면서 “알아보니 SSAFY에 들어가기 위한 강의도 따로 있었다”고 했다. 삼성은 지원서를 받은 후 SW 적성진단과 면접을 거쳐 교육생을 선발하는데, 이중 SW 적성진단을 대비하기 위한 인터넷 강의까지 생겼다는 것이다. 실제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보니 10만원 대의 SSAFY 완벽 대비 등과 같은 강의를 찾아볼 수 있었다. 최씨는 “내년 상반기에는 강의를 듣고 다시 SSAFY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다른 취업 준비생 유(27)씨도 SSAFY를 지원했지만, 떨어졌다. 유씨는 “비전공생도 양질의 코딩 교육을 배울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애초에 프로그램 문턱 자체가 높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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