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면 5000만원 드립니다" 40살부터 짐싸는 은행원들

조회수 2020. 12. 11.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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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부터 짐싸는 은행원들..NH농협 특별퇴직에 500여명 몰려
“매년 명예퇴직을 받고,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돈도 적지 않다 보니 아예 내년에 명예퇴직할 생각으로 미리 사업을 준비하는 상사도 있다.”

한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은행권 감원 바람 글에 한 은행원이 단 댓글 내용이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다 보니 이제는 이를 미리 준비하는 은행원들까지 생겨났다는 말이다.

출처: tvN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이나영이 다니던 출판사에서 짐을 싸서 나오는 장면

올해도 은행권에선 희망퇴직 신청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 희망퇴직 신청에는 직원 503명이 몰렸다. 지난해 356명보다 147명 늘어난 수치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NH농협은행은 1964년 출생한 만 56세 직원이 퇴직할 경우 퇴직 당시 월평균 임금 28개월치 지급과 전직 지원금 4000만원,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1980년생) 직원들에게는 최대 39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는 28개월치를 지급했다.


외국계인 SC제일은행은 11월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상무보 이하 전 직급 가운데 만 10년 이상 근무한 만 55세 이상 직원들이 대상이다. 퇴직 직원에게는 최대 38개월치의 임금과 자녀학자금 최대 2000만원, 창업지원금 2000만원을 지원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조만간 희망퇴직 신청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은행권에선 약 17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NH농협은행의 사례처럼 퇴직 조건이 예년보다 더 좋아진다면 희망퇴직자 수는 이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업무 늘어…주요 은행 희망퇴직 정례화 추세 

출처: 조선DB
시중은행 창구 모습

주요 은행들은 이미 희망퇴직을 정례화하는 추세다. 인터넷,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 점포를 찾는 고객의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은행 점포수는 6500여개다. 2012년 7600여개와 비교하면 1000여개 이상 줄었다.


점포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가 더욱 늘어났고, 은행들의 지점 통폐합도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탓이다.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은퇴 후 삶 흔들릴 수도 


목돈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만으로 희망퇴직을 선택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적지 않다. 준비가 필요하다.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청사진과 대비가 있어야 은퇴 이후의 삶을 흔들림 없이 살아갈 수 있다. 


25년간 은행에서 일하다 2015년 말 명예퇴직한 A씨는 최근 유튜브 ‘너와 나의 은퇴 학교’ 채널에 출연해 “명예퇴직이 전격적으로 이뤄져서 미래를 미리 고민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퇴직을 선택하는 게 금액적으로 유리했고 퇴직 후 계약직으로 다니던 회사에서 일하긴 했지만 고민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미리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퇴직 전후 3년을 제2의 일자리를 준비해야 하는 ‘골든타임’으로 봤다. 이 기간 동안 전문기술을 배우거나 창업 계획 등을 꼼꼼히 세워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출처: 픽사베이

은퇴학교에 다니면서 진로를 모색하거나 기술교육 과정에 등록해 자격증 취득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사내 재취업교육 프로그램을 먼저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도 금융권 퇴직자를 위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금융특화 전직 지원 서비스를 운영한다. 여기선 금융 업계 종사자들이 퇴직 후 진로를 설정하고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창업, 귀농·귀촌은 물론 금융권 퇴직자들이 많이 뛰어드는 금융, 재테크 전문 강사 준비 과정도 지원받을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1:1 현장코칭 숙련인력 양성사업’도 있다. 이 사업은 금융권 퇴직 전문인력과 중소기업 신규인력을 매칭해 실무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퇴직 전문인력은 금융위원회가 산하 금융기관들로부터 수요를 파악해 선정한다. 


글 jobsN 고유선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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