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엄마가 집에서 매일 듣는 임영웅 노래, 알고보니..

조회수 2020. 12. 8.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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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스토어에서 '임영웅' 검색했더니, 무려..

불법음원도 이젠 스마트폰 앱으로?

트로트 열풍에 불법 무료듣기 앱 판쳐

무단 음원 수집해 로그인 없이 제공하고 광고수익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임영웅’을 검색하면 나오는 앱들. /인터넷 화면 캡처

스마트폰 앱스토어에 들어가서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트로트 가수 임영웅, 이찬원, 영탁, 장민호 등의 이름을 검색하면 관련 앱이 수백 개씩 나온다. 진짜로 수십개도 아니고 수백개가 나온다. 이중 최상단에 있는 앱은 다운로드 수가 100만이 넘는다. 가수 이름을 딴 앱 숫자만 놓고 보면 방탄소년단(BTS)도 울고 갈 지경이다. 이들 트로트 가수를 활용한 게임이라도 개발된 것일까. 아니다. 이들 앱들은 최근 트로트가 인기를 끌자 우후죽순 생겨난 ‘무료듣기’ 앱이다. 말 그대로 앱스토어에서 ‘임영웅’으로 검색되는 앱을 다운받으면 임영웅의 곡이나 관련 방송을 무료로 볼 수 있다.


◇휴게소 노점 대체한 새로운 불법음반 ‘무료듣기앱’

한 ‘임영웅앱’의 앱화면. 임영웅 신규영상, 신곡부터 출연 프로그램까지 일목요연하게 긁어다 올려놓았다. /화면 캡처

물론 불법 혹은 탈법이다. 실제 다운로드 횟수 수십만의 ‘임영웅 무료듣기’란 앱을 깔아봤다. 홈 화면에는 최근 임영웅이 방송에 출연한 유튜브 영상이 뜬다. 이어 그의 신곡, ‘사랑의콜센타’ ‘봉숭아학당’ 등의 영상이 이어진다. 유튜브에 있는 영상을 그대로 긁어다 붙였기 때문에 유튜브에서처럼 앱 화면이 꺼지면 영상재생이 되지 않는다. 중장년층이 싫어한다는 회원가입도 필요없다. 다만 이 앱을 이용하면 계속 광고를 봐야 한다. 동영상의 음원을 추출해 만든 불법 음원이고, 이미 공개된 유튜브 방송을 그대로 이어다 붙인 ‘옥상옥’ 영상이다. 앱을 이용하며 계속 광고를 시청해야만 했다. 이 앱 개발자가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불법 트로트 음반 하면 고속도로 휴게소 앞 주차장의 노점이 떠오른다. 이 노점에선 각종 자동차 용품과 함께 인기 트로트 가수의 음악을 몽땅 담은 ‘트로트 메들리’류의 CD나 USB를 판매했다. 이것이 전통적인 불법 트로트 음반의 유통 경로라고 여겨져 왔다.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의 한 노점. 이제 여기서 불법 음반을 구매하는 대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 다운을 받는 시대다. /인터넷 화면 캡처

그런데 최근 트로트의 위상이 높아졌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나 가야 들리던 트로트 멜로디는 이제 공중파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다. 트로트 가수들이 아이돌보다 자주 TV에 나오는 것 같다. 불법 다운 음반에선 ‘내가 좋아하는 영탁이’의 얼굴은 볼 수 없다. 최근 이 앱을 다운받아 즐겨 이용한다는 A(64)씨는 “다른 것은 다 필요없고 내가 좋아하는 임영웅의 음악과 영상만 깔끔하게 모아놓아 편리하다”고 했다. 유료 스트리밍 앱에 가입하고 결제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장년층 트로트 팬들에게는 제법 괜찮은 앱인 셈이다.


◇왜 트로트 팬들만 이걸 쓰냐면…

/인터넷 화면 캡처

만들기도 쉽다. 실제 인터넷에는 ‘OOO 유튜브 목록을 가져오고 재생시킬 수 있는 간단한 앱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같은 글이 올라와 있다. 유튜브 등에서 특정 가수로 검색한 데이터를 리스트 형태로 보여준주고, 앱 내에서 이 영상을 재생하게 설계한다. 이렇게 만든 앱에 법적인 문제가 있어도 노출된 것은 이메일 주소 하나가 전부다.


하지만 이러한 앱에서 제공하는 음원과 영상은 저작권을 무시한 콘텐츠들이다. 불법으로 추출한 음원의 경우 음질·음감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보기 싫은 광고도 봐야 한다. 합법적인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도 그 비용이 비싸지도 않다. 과거 음반을 구매해야 음악을 듣던 시절과 달리 원하는 곡을 무제한으로 들어도 월 1만원 안팎이다. 한 스트리밍 업체 관계자는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며 문화예술계의 골치였던 불법 다운로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트로트 팬층이 많은 중장년층은 돈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변화가 익숙하지 않아 이 같은 불법 앱을 사용하는 측면이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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