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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서 잡상인 취급받던 남자들, 누군가 했더니..

조회수 2020. 12. 5.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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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에서 잡상인 오해받은 이 사람들, 모두 '이것'을 위해서였다
LG전자, 완전 무선 이어폰 ‘톤프리’ 출시
외부 소음 억제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ation·소음 억제) 기능 탑재
영국 명품 오디오 제조사인 ‘메리디안’과 협업해 사운드 강화
연구원들, 강남역 뛰어다니면서 직접 제품 테스트
애플 에어팟, 삼성 갤버즈에 맞서...무선 이어폰 시장 탈환 노린다

목에 거는 넥밴드형 무선 이어폰 열풍을 이끌었던 LG전자가 이번엔 완전 무선 이어폰(TWS·True Wireless Stereo)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나섰다. LG전자는 2010년 넥밴드 방식의 블루투스 이어폰 ‘톤플러스’를 출시하면서 국내 무선 이어폰 시장을 이끌었다. 뛰어난 음질과 편리성으로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받았다. 해외에서도 인기였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NPD 기준 미국 블루투스 헤드셋 시장에서 2014년부터 3년 연속 판매량 1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출시 7년만인 2017년 세계 판매량 2000만대를 돌파하면서 LG전자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완전 무선 이어폰(TWS) 시장이 커지면서 ‘톤플러스’의 시대는 저물었다. 2016년 애플은 이어폰 꽂는 단자를 없앤 스마트폰인 아이폰7과 함께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출시했다. 소비자가 무선이어폰을 쓸 수밖에 없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6년 100만대 규모였던 무선이어폰 시장은 작년 1억700만대로 커졌다. 3년 만에 100배 이상 커진 셈이다. 올해는 2억2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 애플의 에어팟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삼성전자는 ‘갤럭시 버즈’, 화웨이 ‘프리버드‘등을 잇달아 내놓았다.

출처: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출시한 완전 무선 이어폰 '톤프리'.

이런 상황에 LG전자는 차별화한 기술력을 담은 ‘톤프리(TONE Free)’를 출시하면서 다시 한번 무선 이어폰 시장을 잡겠다고 나섰다. 지난 10월에는 톤프리 모델 중 처음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Active Noise Cancellation) 기능을 적용한 신형 톤프리(모델명 HBS-TFN7)를 출시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란 노이즈 캔슬링 기술 중 하나다. 이어폰 내 마이크에서 주변의 소리를 감지한 후 그 소음을 상쇄시키는 반대 파동을 생성해 이어폰 내부로 내보내는 원리다. 쉽게 말해 외부 소음을 상쇄하는 역파장을 만들어내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고 음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거다. 단순히 외부 소리가 새어 들어오지 못하게 물리적으로 막는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PNC·Passive Noise Cancellation)과는 다르다.


LG전자의 ‘톤프리’의 핵심은 이 ‘기술력’이다. 여기에 맥라렌, 재규어 등 프리미엄 자동차에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하는 영국의 명품 오디오 제조사 ‘메리디안’과 협업하면서 완성도 높은 음질을 구현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고도화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면서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을까 궁금했다. ‘톤프리’를 기획한 LG전자 AV(Audio·Video) 상품기획팀 김동현 책임, 강오병 책임에게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LG전자
'톤프리'를 착용한 모습.

-제품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적용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강)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소비자가 이어버드(earbud·초소형 헤드폰) 제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음질, 착용감, 통화 품질, 개인위생이었습니다. 이에 소비자가 음원 본연의 음질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노이즈 캔슬링을 적용한 제품을 기획했습니다.


음질 강화를 위해 영국의 오디오 기업인 메리디안(Meridian)과 개발 초기부터 협업해 튜닝을 진행했습니다. 메리디안은 영국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전문 기업이에요. 스피커는 물론 디지털 사운드 처리 기술, 디지털 음원의 포맷과 규격들을 개발해왔습니다. 랜드로버, 맥라렌, 재규어 등 프리미엄 자동차에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기술력으로 유명합니다. LG전자는 톤프리뿐 아니라 스피커, TV 등 다양한 제품의 오디오 성능을 높이기 위해 메리디안과 수년째 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톤프리 제품은 기존 고객들이 아쉬웠다고 하신 점을 모두 모니터링해 사운드 설계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이후 메리디안과 사운드 설계 방향을 협의했습니다. LG전자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스피커 유닛 설계와 기구 음향 설계를 진행했고, 메리디안은 사운드 튜닝을 진행했습니다. 고객이 듣는 최종 음질 튜닝은 여러 피드백을 거친 후 자사와 메리디안이 협업해 진행합니다.”

출처: LG전자 제공
'톤프리'는 영국의 오디오 기업인 메리디안과 협업해 개발했다.
출처: LG전자 제공
완전 무선 이어폰 ‘톤프리’.

-메리디안과 협업 과정은 어땠나요.


(강) “음질 튜닝 방향에 대해 의견 차이가 종종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메리디안은 전통 유럽풍의 명품 오디오 튜닝 방향을 지향합니다. 즉, 고음부터 저음까지 모든 대역에서 평탄한 음질 튜닝 방향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경향을 보입니다. LG전자는 탄탄한 저음을 기본으로 한 다이나믹한 음질튜닝 방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협업 과정에서 양사가 여러 차례 논의를 벌였습니다. 이번 톤 프리(HBS-TFN7)에는 LG전자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 자사의 음질에 대한 지향점을 직접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출처: LG전자 제공
지난 10월 톤프리 모델 중 처음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적용한 신형 톤프리(모델명 HBS-TFN7)를 출시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어떻게 구현하는 건가요.


(김) “외부 소리와 관계없이 음악을 편하게 듣고, 자연스럽게 통화하기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LG 고유의 노이즈 캔슬링 알고리즘과 튜닝 솔루션을 적용했습니다. 톤프리(HBS-TFN7)는 이어버드 좌·우에 각각 3개의 마이크(상단, 하단, 내부)를 탑재했습니다. 상단 마이크는 외부 소음을 감지해 소음을 감소시키고 울림을 제거해줍니다. 내부 마이크는 안티노이즈 기능을 갖추었습니다. 외부 소음과 귀 안쪽으로 들어온 소음이 함께 발생시키는 주파수와 정반대의 주파수를 발생시켜 소음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상단 마이크와 내부 마이크가 함께 구현하는 이 기능들을 ‘노이즈 캔슬링’이라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어폰은 내부에 있는 스피커 유닛이 저음역대를 잘 구현할 수 있어야 노이즈 캔슬링의 성능이 좋아집니다. ‘톤프리’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향상하기 위해 저음역대를 최대한 잘 살릴 수 있도록 내부 스피커 유닛의 진동판 외관에 실리콘을 적용했습니다. 실리콘은 저음역대를 잘 구현해주는 소재입니다. 그러나 고음을 뭉개지게 할 수 있다는 약점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동판 가운데 부분에 메탈 소재의 레이어를 적용했습니다. 이에 LG 톤프리가 저음역대의 강한 베이스 사운드부터 고음역대까지 모두 잘 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편안한 착용감과 함께 만족스러운 음질을 위해 LG 톤프리만의 웨이브(물결) 형태의 이어젤 디자인을 고안했습니다. 톤 프리에 적용한 웨이브 형태의 이어젤은 귀에 착용할 때 균등한 압력으로 빈틈없이 꼭 맞도록 도와줍니다. 또 노이즈 캔슬링 효과도 극대화합니다.”  

출처: LG전자 제공
사람 상체를 본뜬 이어 더미의 귀에 톤 프리를 장착한 후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테스트하는 모습.

-노이즈 캔슬링 기능의 테스트 과정은 어땠나요.


(김) “테스트 장비를 사용한 정량 평가(객관적인 수치, 양 등을 보고 평가)와 실생활 사용성에 대한 정성 평가(내용, 가치, 전문성 등 질적으로 연구를 평가)를 진행하고, 품질 부서에서 최종 테스트를 합니다.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의 환경과 최대한 동일하게 세팅하고, 엄격한 기준으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에 LG전자의 자체 테스트를 위한 실험실과 측정 장비를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먼저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소음들을 녹음해왔어요. 이후 녹음해온 소음을 실험실에 틀어놓고, 사람 상체를 본뜬 이어 더미의 귀에 톤 프리를 장착한 후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테스트했습니다.” 

출처: 조선DB, LG전자 제공
전파 간섭이 많은 강남역을 최적의 테스트 장소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 대부분이 늘 현장에 나가 직접 테스트했다.
출처: LG전자 제공
톤 프리 무선 이어폰(모델명: HBS-TFN7)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최상위 모델로, 완성도 높은 명품 사운드를 구현했다.

(강) “실생활에서의 사용성과 성능 확인을 위해 사내외 여러 테스터를 섭외해 다양한 정성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개발 단계마다 수십명씩 인력을 투입해 다방면의 성능 평가를 했어요. 또 여러 경쟁사의 제품을 가지고, 수십 종류의 단말기와 연결해 호환성, 끊김, 음질, 통화테스트를 병행하면서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무선 이어폰은 블루투스 무선통신 방식인데, 와이파이(WiFi) 주파수와 같은 대역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혼잡하고, 전파 간섭이 많은 지하상가, 쇼핑몰, 카페 등 밀집 지역을 골라 테스트를 했습니다. 그중 강남역을 최적의 테스트 장소로 결정해 자주 갔습니다. 강남역은 신분당선과 연결되어 있어 2호선 열차와 신분당선 열차가 동시간에 들어올 경우 주파수 간섭이 최고조가 됩니다. 게다가 신분당선의 경우 열차가 기관사 없이 무선으로 제어·운행되기 때문에 주파수 간섭이 많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극한의 장소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제품을 고도화했습니다. 또 자사 제품뿐 아니라 다른 회사 제품들도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하면서 연구했고, 자사 제품이 더 나아질 때까지 계속 다듬어 나갔습니다.


제품 테스트 단계에서는 개발자 대부분이 늘 현장에 총동원했습니다. 테스트 당시 한 사람당 종류가 다른 무선 이어폰 10여개, 스마트폰 5대 이상씩 가지고 다녔습니다. 제품을 계속 번갈아 가면서 연결한 후 테스트를 해야 해서였죠. 이런 모습이 장사꾼이나 잡상인으로 보였는지 강남역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기 일쑤였습니다. 오랜 시간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제품을 발전 시켜 나갔고, 완성도 높은 명품 사운드를 구현해냈습니다. 외부 소음을 줄여줘 사용자가 프리미엄 메리디안 사운드에 더 몰입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합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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