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는 1400만원 내는 초등학교에 다녀요"

조회수 2020. 11. 30.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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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비가 연간 1000만원이 넘는다고요?
대학 등록금보다 비싼 유치원비
월 100만원 이상, 연 1000만원 넘어
사립 초등학교도 마찬가지

좋은 고등학교, 대학교에 가기 위한 한국의 입시 경쟁은 언제나 뜨겁다. 드라마 'SKY캐슬', '펜트하우스'만 봐도 알 수 있다. 스카이캐슬에서는 자녀의 명문대학교 입학을 위한 입시 코디네이터가 등장했다. 펜트하우스에서는 명문 예술 고등학교에 가기 위한 중학생들의 치열한 입시 전쟁을 볼 수 있었다.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한 경쟁은 더 빨라지고 있다. 출발은 유치원부터다. 아이 엄마와 아빠는 교육열에 밀리지 않기 위해 사립 유치원 또는 '영어 유치원'을 고른다. 흔히 영어 유치원이라고 부르는 곳은 유아교육법상 정식 유치원이 아니라 ‘유아 대상의 영어 학원’이다. 이런 곳은 차별화한 커리큘럼, 엄선한 교사진 등을 갖췄다고 알려진 만큼 교육비도 비싸다. 웬만한 대학 등록금보다 비싸다고 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 수준 높은 교육을 받기 위해 학부모가 1년 동안 유치원에 쓰는 비용은 얼마일까.

출처: 조선DB
사립유치원에서 코딩 수업을 받고 있는 아이들.

유치원비 월평균 106만5000원


서울 내 영어 유치원이라고 칭하는 유아 영어 학원의 월평균 원비는 106만5000원이었다. 그중 수업비가 가장 비싼 곳은 월 224만원이었다. 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서울 지역 영어 유치원을 조사한 결과다. 평균값으로 계산했을 때 아이의 1년 수업비는 1278만원인 셈이다. 이는 국내 4년제 대학 등록금보다 비쌌다. 4년제 대학 연 등록금은 674만원으로 영어 학원 수업비가 약 1.9배 높았다.


서울시 서초구에서 5세 아이를 키우는 박모(28)씨는 작년부터 영어 학원에 아이를 보냈다고 한다. 박씨는 "월 수업비만 100만원 정도고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하면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월 교육비로 적은 금액은 아니다. 그래도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처음학교로'로 마음 졸이느니 처음부터 집 가깝고 좋은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알려진 곳에 신청하고 싶어서라는 부모도 있었다.


처음학교로는 온라인 유치원 입학 관리 시스템이다. 국공립 및 사립 유치원 정보를 모은 곳으로 보호자가 시간과 장소 제한 없이 온라인으로 입학 신청을 할 수 있다. 신청 기간이 되면 희망하는 유치원을 1순위부터 3순위까지 골라 신청한다. 서열화 등의 이유로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아 학부모는 마냥 기다려야 한다. 3순위까지 탈락할 경우에는 다시 발품을 팔아야 한다. 두 아이의 엄마인 김모(36)씨는 유치원 대신 유아 영어 학원을 택했다. "어차피 이곳 저곳 알아봐야 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1순위부터 3순위까지 다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어 집에서 가깝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영어 유치원을 택했다"고 말했다.


서울 내 유치원처럼 반일제로 운영하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288개였다. 10년 전인 2009년(66개)보다 약 4.4배 늘어난 것이다. 학원 역시 사교육과열지구에 몰려 있었다. 288개 중 84개는 강남과 서초구에 있었다. 강동·송파구에 52개가 몰려 그 뒤를 이었다.

출처: 경복초등학교 홈페이지 캡처
경복초등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교 내 시설.

초등학교는 연 1404만원 부담


수업비가 비싼 건 유치원뿐 아니었다. 사립초등학교 역시 연 평균 학부모 부담금이 1000만원 이상이었다. 학부모 부담금은 입학금, 수업료, 활동비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서울 내 사립초등학교 39곳을 조사한 결과 작년 학생 1인당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연 평균 1029만원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부담금은 4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2016년 923만원에서 2017년 963만원, 2018년 1016만원으로 올랐다.


그중 가장 비싼 초등학교는 서울 광진구의 경복초등학교였다. 경복초는 연 평균 학부모 부담금이 140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1295만781원원)보다 109만원 늘어난 셈이다. 경복초등학교는 2017학년도에도 부담금이 1000만원 넘는 학교 순위에서 1위였다. 서울 한양초등학교가 1249만3909원으로 2위, 서울 우촌초등학교가 1249만3536원으로 3위였다. 서울 영훈초등학교(1172만1924원), 서울 세종초등학교(1102만6586원)이 뒤를 이었다.


부담금이 비싼 만큼 학교 시설도 좋다고 알려졌다. 경복초등학교는 학교 건물이 지하 3층~지상 6층으로 이뤄졌다. 체육관, 수영장, 발레실, 잔디 구장 등이 갖춰져 있는 것은 물론 학생들은 스마트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전 회장 등이 이 학교 출신이기도 하다.


한편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아이를 서울 내 월 학비가 가장 비싼 유아 대상 영어학원(224만원)과 연 부담금이 가장 많은 사립 초등학교(1404만원)에 보낼 경우 8년 동안의 학비를 계산하기도 했다. 사걱세 측은 “아이가 유아 대상 영어학원 2년, 사립 초등학교 6년에 다닐 경우 8년 학비만 최대 1억3800만원이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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