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건강 생각해 매일 닦아 썼는데..경악했습니다

조회수 2020. 11. 19. 15:49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남들 다하는 '레드오션'에 뛰어든 이 남자
블루필 김강남 대표
삼성전자 그만두고 창업가로
레드오션 속 블루오션 찾아

사업을 시작할 때 대부분 블루오션을 찾는다. 아예 없거나 알려지지 않아 경쟁자가 없어 유망한 시장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 블루오션이 아닌 레드오션에 관심을 갖고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있다. '블루필(bluefeel)'이다. 블루필은 제조 전문 스타트업으로 초소형 미니 선풍기, 가습기, 청소기 등 기존에 시장이 있고 수요가 있는 제품을 만든다.


이 회사가 만든 초소형 미니 선풍기는 2018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2억4600만원을 모았고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넘어섰다. 미니 가습기와 핸디형 청소기 역시 인기다. 미니 가습기는 건조한 계절에 꼭 필요한 소비자에게 주목받고 있다. 미니 청소기는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서 6억원 이상의 펀딩을 달성했다. '작지만 강하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제품인 셈이다. 블루필을 이끄는 김강남(38) 대표에게 레드오션을 공략해 성공한 이야기를 들었다.

출처: 블루필 제공
김강남 대표

◇'습관이 돼버린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제품


-블루필은 레드오션 시장에 주력합니다. 이 시장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레드오션 시장의 매력은 시장, 소비자, 가격이 이미 다 형성이 돼 있다는 점입니다. 그 안에서 잘 만들고 차별화한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면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해서 선택을 했습니다."


-포화 시장이기 때문에 블루필만의 경쟁력이 꼭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 시장에 있는 제품들은 이미 많은 사람이 쓰고 있어 보편화한 형태가 있습니다. 그만큼 불편한 점도 있어요. 저희는 '습관이 된 익숙한 불편함'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익숙한 불편함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결하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블루필 첫 제품인 '미니 휴대용 손선풍기'도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이미 많은 휴대용 선풍기가 있었지만 '휴대용이라는 수식어가 적당한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게는 200g 정도로 계속 들고 있기 무겁고 충전을 위해 더 무거운 보조 배터리를 함께 갖고 다녀야 했죠. 작은 가방 안에 들어가기에도 애매한 크기였습니다. 이걸 해결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무게는 99g으로 가볍게, 저전력 저에너지 기술로 1회 충전에 24시간 지속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드론 모터 기술을 선풍기용으로 개선해 시속 40km 풍속을 내도록 했죠."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한 제품을 내놓자 반응이 뜨거웠다. 당시 크라우드 펀딩은 2억원을 넘어섰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톱3 안에 들기도 했다.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제품을 객관적으로 보는 꼼꼼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풍기를 만들 때 드론 모터를 썼습니다. 드론에 쓸 때는 문제 안 되던 것들이 보였습니다. 보완했지만 대량 생산 후에도 작동 후 떨림, 쇠 갈리는 소음 등이 발견됐죠. 결국 완제품 5만개를 버렸고 다시 만들어서 팔았습니다. 많은 손해를 봤지만 불완전한 제품을 팔 수는 없었습니다."

출처: 블루필 제공
(왼쪽부터)창업 후 처음 출시했던 미니 선풍기. 블루필의 무선 미니 가습기. 작아서 어디든지 휴대할 수 있고 물 있는 곳에 띄워서 사용하면 된다.

◇C랩 공모전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로 분사


블루필이 탄탄한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이유는 김강남 대표를 포함한 창업 초기 멤버가 삼성전자 출신인 것도 한몫한다. 고등학생 때도 이과였고 대학교도 공대 출신인 김 대표는 대학원까지 마치고 2009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3~5년 후 상용화 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는 일을 했다. 그러다 2016년 C랩 공모전에 아이디어를 출품했다고 한다.


C랩은 삼성전자가 2014년부터 시작한 사내벤처제도다. 사원들이 제출한 아이디어 중 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해 1년 동안 사무실과 인력, 개발비용을 지원해준다. 경쟁률은 약 200대1로 높은 편이다. 김강남 대표도 이 경쟁률을 뚫고 우수 아이디어로 뽑혔다.


-어떤 아이디어로 공모전에 참여한 건가요.


"휴대용 공기 청정기였어요. 당시 미세먼지가 이슈였습니다. 저는 안경을 쓰는데, 마스크를 쓰면 안경에 김이 서렸죠. 이것 말고도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휴대용 공기청정기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1년 정도 연구 끝에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어요. 쉽진 않지만 회사에서 지원도 해주고 피드백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창업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유능하다고 해도 회사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덜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걸 영향력 있게 만들어서 팔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2017년 퇴사하고 함께하던 동료 세 명과 블루필을 차렸습니다."


그러나 첫 제품은 휴대용 공기 청정기가 아니었다. '효과가 없으면 팔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기술을 개발했지만 원하는 스펙이 나오지 않았다. 성능을 어느 정도 타협을 하면 충분히 출시할 수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공기 청정기는 잠시 미뤄두고 성적을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블루필은 시즌에 맞춰 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내놓는데, 선풍기 다음 제품은 겨울에 많이 찾는 가습기였다.

출처: 블루필 제공
진동자까지 교체 가능하게 만든 가습기. 병뚜껑처럼 분리 후 바꿀 수 있다.
출처: 블루필 제공
사용한 진동자 위생 검사 결과.

-가습기도 기존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꼭 필요한 점을 살린 제품인가요?


"가습기 라인으로 처음 내놓은 제품은 '플로틀'(bit.ly/36RBA4q)입니다. 불편함을 개선한 제품이기보다는 목적이 확실한 제품이에요. 손, 얼굴 등이 많이 건조한 사람들이 어디든 들고 다니면서 쓸 수 있게 만든 휴대용입니다. 들고 다니려면 기존 가습기에서 가장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부분을 빼야 했어요. 어딜까 생각해보니 물통이었습니다. 물이 있는 곳에 띄워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물통을 없애고 엄청 작고 가볍게 만들었어요. 크기는 가로 67㎜, 세로 67㎜, 높이 46㎜로 손바닥만 하고 무게는 50g입니다.


기존의 불편함을 개선한 제품은 '스와다' 가습기입니다. 보통 소형 가습기는 초음파 방식입니다. 이 가습기 안에는 진동자가 들어있습니다. 물 입자를 만들어 분사하는 물의 통로죠. 오염으로 노화하기 때문에 교체해줘야 하지만 기존 가습기는 닦아 쓰라고만 안내합니다. 그러나 진동자가 깊게 있기 때문에 청소가 쉽지 않습니다. 교보문고에 쭉 진열돼 있는 가습기를 보면 이 부분이 더러워져 있습니다. 이걸 바꿔보고 싶었어요. 위생을 위해 필터처럼 진동자도 교체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진동자와 필터를 모두 교체하기 때문에 살균제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이 제품도 무선 미니 가습기지만 분무량 최대 100ml/h로 만들었죠."


스와다 가습기를 만들 때는 방수와 터치 패드 구현으로 밤을 새면서 개발에 몰두했다. 가습기는 물에 닿는 제품이라 방수가 중요하다. 김 대표는 "터치를 적용한 기존 제품 후기를 봤다. '잘 눌리지 않는다. 이럴거면 왜 터치로 만드냐'는 말이 많았다. 잘 안되면 소비자가 2~3번 누르는 불편함을 감수해도 되지만 그렇게 만들기 싫었다. 제대로된 터치를 구현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두 가습기 모두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플로틀은 "비염을 달고 사는데 가볍게 들고와 사무실에서 쓸 수 있어 좋습니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스와다는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에게 인기가 좋다. 온라인몰(bit.ly/36RBA4q)에서도 인기다.  

출처: 블루필 제공
블루필이 만든 가습기를 사용해 본 소비자 후기.

◇연봉 1/5로 줄었지만…


블루필은 제품 기획 및 개발부터 디자인, 마케팅, 영업까지 맡아서 한다. 기획과 개발을 빼면 모두 처음 해보는 일들이었다고 한다. 힘들었겠다는 질문에 김대표는 '새로운 분야라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그게 창업의 묘미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그는 또 ‘연봉도 5분의 1로 줄었다. 당연히 전에 누리던 것 포기할 수밖에 없지만 열심히 하면 전보다 더 큰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필은 소비자와 가까운 제품을 만듭니다. 그중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요.


"열심히 한 만큼 성장하는 것이 보이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반응이 보이는 게 가장 뿌듯합니다. 밖에서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분들이 많이 보일 때 그걸 느껴요.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지만 반가워서 인사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저희가 만든 제품을 돈을 내고 직접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큰 칭찬입니다. 그때 가장 뿌듯하고 창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삼성, 엘지에 이어 제3의 가전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블루필 신제품이 나온다고 하면 소비자가 이번엔 어떤 기발한 제품을 만들지 기대하게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