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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주에 갇혀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심정입니다”

"이대로는 살 수도 죽을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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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 감원, 도산… “더는 못버티겠다”는 여행업계

방역모범국간 여행 ‘트래블버블’ 등 논의되지만

코로나 종식 외엔 답이 없어… “믿는 것은 백신 뿐”


“최악이다 참혹하다 같은 표현으론 설명이 안돼요. 뒤주에 갇혀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심정입니다.” 

서울에서 직원 5~6명 규모의 여행사를 운영하는 김모(49)씨는 요즘 사무실을 닫고 배달앱 기사로 일한다. 김씨가 운영하는 업체는 이미 지난 3월부터 매출이 제로다. 아웃바운드(국내에서 해외 송출) 위주로 모객을 하는 업체가 코로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나라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직원들 인건비를 댔지만, 그마저도 어렵게 되며 직원들을 모두 내보냈다. 그는 “내년 초까지 해외여행이 풀리지 않는다면 사무실 유지도 불가능할 것 같다. 빚만 잔뜩 지고 갚을 능력도 없게 되는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겨울잠에 들어간 여행업계… 이러다 영영 못깨어날 수도

텅 빈 인천공항1터미널. /조선DB

코로나19 사태 10개월째, 여행업계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업계 1위로 꼽히는 하나투어의 3분기 매출액은 100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1832억원) 대비 94.5% 감소했다. 그나마 국내 여행상품으로 평소 매출의 5%를 지켰다. 1위가 이런 상황일진데 나머지 업체들은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코로나로 여행산업이 타격을 입자 정부는 지난 3월 여행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휴직·휴업 수당의 90%를 지원했다. 이렇게 해서라도 대량 해고를 피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특별고용지원업종의 고용유지지원금도 지원 기간이 있어 무한정 받을 수는 없다.(최근 정부는 현행 180일에서 60일을 추가하기로 했다.) 


노랑풍선은 7월부터 무급휴직, 롯데관광·모두투어는 8월부터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무급휴직 다음 수순은 고용유지지원금 포기”라고 했다. 여행사가 고용유지지원금을 안 받는다는 것은 더 이상 고용을 유지할 수 없어 직원을 내보내겠다는 의미다. 10월 NHN여행박사는 감원을 시행, 직원 240명 중13명만 남았다. 같은 달 한진관광도 희망퇴직 접수에 들어갔다. 


그 다음 수순은 폐업이다.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을 줘 여행사들이 인건비 부담을 덜었다지만, 매출 제로인 상황을 피할 수는 없다. 정부는 긴급융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여행사들은 앞다퉈 문체부와 자치단체에서 마련한 긴급융자를 받았다. 그러나 정부 융자는 고용유지지원금 같은 무상지원이 아니다. 갚아야 하는 것이고, 못갚으면 폐업도 할 수 없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을 한다. “여행사는 지출의 대부분이 인건비라 고용 관련 지출을 최소화한다면 영업활동을 하지 못해도 동물이 겨울잠을 자듯 버틸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일정 기간이 넘으면 동면(冬眠)이 아니라 동사(凍死)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책을 찾는다고는 하지만…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이달 초부터 재개된 대한민국 숙박대전. /문화체육관광부

정부도 여행업계도 대책을 찾으려 애쓰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일단은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관광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8월 숙박 할인권 100만장을 배포하기로 했었다가 얼마 가지 않아 사업을 중단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해서다. 11월초 다시금 숙박 할인권 배포에 들어갔지만,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


‘트래블 버블’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 우수 국가간 안전막(버블)을 형성해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을 말한다. 협약이 체결되면 해외 입국자는 2주간 자가격리 없이 여행을 다닐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미 홍콩과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이 시행 중인데, 특히 홍콩의 경우 우리나라에도 트래블 버블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 우려 때문에 국내 여행 장려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 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는다. 


역시 믿을 것은 백신 개발 뿐일까. 최근 독일 제약사 화이자는 개발 중인 백신이 90%의 예방효과를 갖는다는 중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되도록 빨리 종식되는 것만이 여행업계가 살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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