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메뉴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jobsN

마지막까지 폐 끼치기 싫어서 이렇게 합니다

셀프 장례부터 드라이브 스루까지...마지막 길 배웅하는 모습이 달라진다

15,907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국내 장묘문화가 변하고 있다. 장묘문화란 시신 매장과 관련한 풍습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한때 ‘묘지 왕국’으로 불렸다. 예로부터 매장(땅을 파고 시체를 묻는 것)을 선호하는 장묘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해서다. 집안 어른이 세상을 떠나면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선산에 묻었다. 매장을 유교적인 관행으로 여기는 국민 의식의 영향이 컸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를 보면 1997년 전국의 분묘는 1998만여기로 국토 면적의 1%인 9만6000여ha(헥타르)를 차지했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 (8.5㎢, 행정구역 기준)의 120배에 해당하는 크기다. 분묘의 1기당 면적은 평균 19.35평으로 당시 국민 1인당 주택 면적 4.3평의 4.5배에 이르렀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을 위해 더 많은 땅이 쓰였던 셈이다.

매장을 선호하는 장묘 문화에서 화장으로 변하고 있다.

출처SBS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매장 위주의 장묘관행에서 화장(시체나 유골을 불에 태워 장사 지내는 것) 문화로 변했다. 10월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작년 화장으로 장례를 치른 비율이 88.4%였다. 국내 화장률은 1999년 30.3%에서 2019년 88.4%로 20년간 3배 가까이 급등했다. 20년 전엔 10명 중 3명이 화장을 선택했다면 지금은 10명 중 9명 가까이 화장을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5년간 화장률을 보면 2014년 79.2%, 2015년 80.8%, 2016년 82.7%, 2017년 84.6%, 2018년 86.8%, 2019년 88.4%로 해마다 꾸준히 늘었다.


◇핵가족화·도시화 등으로 국내 장묘문화 변화


국내 장례 문화가 화장 위주로 변한 이유로는 핵가족화와 도시화 등 사회 환경 변화를 꼽을 수 있다. 먼저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주택이나 공장 등이 들어서면서 점차 매장 터가 줄어들었다. 또 한정적인 땅을 장지로만 쓸 수 없으니 자연스레 화장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개개인의 인식 변화도 생겼다. 핵가족화로 세대 간 결속이 약해진 영향도 있다. 벌초 등 기존 분묘를 관리하기 어려워지면서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후 관리가 편한 화장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화장한 뒤 가족묘로 합장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 

자연장이 새로운 장묘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출처SBS 뉴스 방송 캡처

장묘문화가 변화하면서 자연장이 새로운 장묘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자연장이란 죽은 후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취지로 장례 방법을 최소화한다. 무덤이나 묘비 등을 쓰지 않는다. 골분을 바다나 강에 뿌리거나 나무나 잔디 밑 따위에 묻는 장례 방식이다. 수목장(화장한 유골을 나무 근처에 묻거나 뿌리는 자연 친화적 장례 방식)이나 잔디장(골분을 잔디밭 밑이나 주변에 묻는 장례 방식)등이 자연장에 속한다. 


국가에서도 장묘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화장이나 자연장 등을 장려하고 있다. 2018년 보건복지부는 ‘제2차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2018∼2022년)을 발표하고 공원형 자연장지 조성을 확대해 나간다고 했다. 또 금전적인 지원을 하기도 한다. 현재 전국 86개 시·군에서는 화장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다르지만 보통 6개월~1년 이상 사는 주민을 대상으로 적게는 5만원부터 100만원까지 준다.

톈서우 공동묘지에서 그린장례를 치르는 중국인들.

출처영국 일간 가디언 일간지 캡처

◇중국, 묏자리 가격 치솟아...관 부수는 사건도


이러한 현상은 중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무덤이나 묘비 없는 그린 장례(Green Burial), 일명 친환경 장례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작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 내 묏자리 가격이 주택 가격을 능가해 친환경 장례를 받아들이는 중국인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은 우리나라처럼 매장을 선호한다. 그러나 도시화로 인해 장지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그린 장례를 택하고 있다. 

현재 중국 공동묘지에서 파는 판매용 무덤.

출처용안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최근 중국 내 묏자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수도 베이징뿐 아니라 상하이, 선전 등 중국 대도시의 묘지 가격은 1㎡당 9만~10만위안(약 1700만원)에 달한다. 2018년 베이징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1㎡당 6만7800위안(약 1100만원)이었다. 1㎡당 묘지 가격이 주택 가격보다 비싸다. 중국 톈서우 공동묘지의 웹사이트를 보면 3만6800위안(약 620만원)에서 16만3800위안(약 2700만원)에 이른다. 비싼 묘지는 100만위안(약 1억6800만원)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에서는 묏자리 가격이 급등하자 '죽을 형편이 되냐?'(死的起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묏자리 가격이 이처럼 치솟는 이유는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서다. 중국 당국이 2013년 발표한 장례산업 보고서를 보면 중국 대부분의 묘지는 2023년이면 다 채워진다.


중국의 화장문화 보급 정책으로 압수한 관들.

출처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심각한 묘지난에 중국 공무원이 관을 때려 부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8년 중국 장시성은 매장 방식의 장례를 0%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성내 각 지역에서 주민들이 보관하고 있는 관을 사들이고 있다. 장시성에는 관을 사서 집에 보관해 두면 장수와 행운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 풍습이 있다. 주민이 자신의 장례를 위해 보관하던 관을 당국에 내면 대가로 2000위안의 보상금을 받는다. 관 매입에 반대하는 주민과 마찰을 겪기도 했다. 관을 강제로 압수하는 것뿐 아니라 주민들 앞에서 관을 때려 부수기까지 했다. 또 화장 정책을 어기고 매장을 한 가족의 묘지를 찾아가 시신을 묘지에서 파내 비판받았다. 2014년에는 관을 압수하려는 당국 조치에 반발해 안후이성에서 노인 6명이 자살하기도 했다.

노인 스스로 임종을 준비하는 활동으로 셀프 장례인 '슈카쓰'가 인기다.

출처아사히신문 공식 유튜브 캡처

슈카쓰 페어(좌), 임종 사진을 찍는 프로그램(우).

출처이온라이프 홈페이지 캡처, 아사히신문 공식 유튜브 캡처

◇일본에선 셀프 장례가 인기…‘슈카쓰’ 문화 자리잡아 


일본에서는 ‘셀프 장례’가 인기다. 빈소도 없고 장례식 기간도 1~2일에 불과하다. 노인 스스로 임종을 준비하는 활동으로 '슈카쓰(終活·종활)'라고 불린다. 말 그대로 끝을 위한 활동이다. 이들은 죽음을 앞두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타인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일본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 심지어 슈카쓰 페어가 인기라고 한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슈카쓰 박람회가 접근성이 좋은 동네 마트에서 열릴 정도로 일상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다. 박람회에 참석한 노인들은 장례식이나 묘지 비용, 죽음에 대처하는 법, 생전에 집안 정리하는 법, 상속 증여나 재산 정리 등 임종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얻어간다. 또 가족과 지인에게 남길 메시지를 적은 엔딩 노트를 쓴다. 입관 체험, 영정사진 촬영 등 웰다잉(Well-Dying) 프로그램을 하기도 한다. 슈카쓰 시장이 커지면서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책이나 영상 등으로 남기는 움직임도 생겼다. 아사히신문은 개인의 삶을 책으로 출판해주는 사업을 벌였다. 또 ‘추억 찍어두기’라는 콘셉트로 개인을 위한 영상물을 만들어주는 회사가 생겨나기도 했다.

일본 나가노현에 차에서 내리지 않고 조문을 끝낼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 장례식장(왼), 일본 나고야의 드라이브스루 장례식 서비스(우).

출처관혼상제 아이치 그룹

◇드라이브 스루·온라인 중개 장례식 등장하기도


차에 탄 채 조문을 마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장례식장도 있다.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을 찾은 조문객은 운전자 전용 통로로 들어간다. 자동차 창문을 내린 뒤 터치스크린 패널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조의금을 건넨다. 고인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도록 전자식 향도 있다. 유가족은 장례식장 내부 모니터로 분향 모습을 볼 수 있다. 보통 장례식장에서 이뤄지는 조문 절차는 다 하는 셈이다.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은 차를 탄 채로 3분 안에 조문을 마칠 수 있다고 한다. 이 서비스는 노약자나 장애인 등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사오 오기와라 관혼상제 아이치 그룹 대표는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 서비스는 부담을 느껴 집에 있을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고인을 향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스페인 등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이 행해지고 있다.

출처TV조선 방송 캡처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스페인 등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이 행해지고 있다. 최근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장례식을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미국 CNN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라 알무데나 공동묘지 화장터 앞에서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을 진행해 15분 간격으로 운구차가 들어서고 있다고 전했다. 라 알무데나 공동묘지는 서유럽에서 가장 큰 공동묘지 중 하나다. 스페인 정부 지침으로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에 유족은 5인 이하만 입장할 수 있다. 운구차 운전자가 트렁크를 열어 관을 보여주고 유족은 차와 일정 거리를 두고 서서 지켜본다. 가톨릭 사제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기도한다. 모든 장례 과정은 5분 만에 끝난다. 사랑하는 사람에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고 배웅해야만 하는 슬픈 장례식이다.  

미국 온라인 장례업체 게더링어스의 온라인 중개 방식의 장례 서비스.

출처게더링어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에서는 온라인 중개 방식의 장례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화상으로 온라인 추모식을 열고 고인을 추모하는 식이다. 고인의 묘지 안장을 실시간 온라인 중계로 지켜보면서 화상 채팅으로 고인을 떠나보낸다. 조문 희망자는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참여한다. 온라인 장례업체 게더링어스는 화상 온라인 추모식을 열거나 고인의 사진 등을 음악과 함께 슬라이드쇼로 보여주는 온라인 추모관 서비스를 한다. 또 유족들이 장례에 필요한 절차에 관한 설문·대행 업무를 한다. 가격은 서비스마다 다르다. 140만~350만원까지 받는다. 부조금을 온라인으로 대신 받아주기도 하는데 수수료를 약 3% 떼어간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작성자 정보

jobsN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