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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짜리가 20만원에..쿠팡은 이렇게 말했다

조회수 2020. 11. 11.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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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급, 정품로스, 갓버전.. 절대 사지 마세요!!

인스타그램 등 SNS 통해 유통되는 짝퉁 상품들

SA급, 정품로스, 갓버전, 미러급, 레플… 짝퉁 의미

온라인쇼핑몰과 달리 피해 구제 받을 길도 없어

한국시계산업협회가 캡처한 짝퉁 상품이 올라온 쿠팡의 판매 페이지. /한국시계산업협회

11월 초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자료를 내고 “쿠팡에서 롤렉스 등 유명 브랜드의 ‘짝퉁’ 제품 수백 종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며 쿠팡을 비난했다. 조합은 지난해에도 쿠팡에서 짝퉁이 팔리고 있다고 지적을 했었는데, 시정이 되지 않자 다시금 자료를 낸 것이다. 조합이 공개한 쿠팡 판매 페이지를 보면 1000만원을 훌쩍 넘는 명품의 짝퉁이 20만~3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쿠팡이 공개한 올해 1~9월 위조판매 비중.

쿠팡의 반박은 “그런 적 없다”가 아니고, ‘왜 우리만 가지고 그래’다. 쿠팡이 여당 의원을 통해 특허청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 1~9월 위조 판매 건수는 인스타그램이 27.09%로 가장 높았고 번개장터(17.38%), 카카오스토리(16.46%)의 순이었다. 쿠팡은 네이버카페(10.65%)보다 낮은 3.61%에 불고하다는 것이다. 쿠팡 측은 “100여명의 전담 인원과 혁신 기술을 통해 위조상품을 선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NS마켓보다 깨끗하다”는 쿠팡

롤렉스 서브마리너 제품을 18만원에 판다는 SNS 게시글. ‘미러급’이라며 짝퉁임을 숨기지 않는다. 물론 이 가격에 진품이라고 믿고 사는 소비자는 없을 것 같다. /인터넷 화면 캡처

짝퉁 전문가들은 “쿠팡의 주장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한다. 우선 맞는 절반은 요즘 짝퉁이 주로 SNS를 통해 거래된다는 점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6년 1335건이었던 인터넷 쇼핑몰의 짝퉁 판매 적발 건수는 2년 뒤엔 744건으로 절반 수준이 됐다. 반면 SNS마켓에서 적발된 건수는 같은 기간 2881건에서 4164건으로 45%나 늘었다. 주요 오픈마켓(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모두 열려 있는 인터넷 중개몰. G마켓·11번가 등)들의 짝퉁 감시 활동이 대폭 강화되자 짝퉁업자들이 SNS로 대거 옮겨간 것이다. SNS에선 기본적으로 개인과 개인간 거래가 이뤄진다. 인스타그램, 네이버카페 등에서 개인이 올린 글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구매 상담을 한 뒤, 토스 등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통해 결제를 한다. 이를 모니터링해 짝퉁 거래를 걸러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정품과 구분이 어려운 정교한 짝퉁 제품. /인터넷 화면 캡처

사실 SNS나 중고장터를 통해 짝퉁을 사는 구매자 상당수는 짝퉁임을 알고 구매하는 경우다. 짝퉁임을 알고 거래하는 이들은 자신들만 알아들을 은어(隱語)를 주고받으며 비밀리에 거래를 한다. 진품을 싸게 사려는 ‘선량한’ 소비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ST : 정품과 같은 style이란 뜻이다. PK : 퍼펙트킥스(PerfectKicks)란 유명 복제품 판매 사이트 제품이라는 의미다. 레플 : 레플리카(복제품)를 줄인 표현이다. 미러급 : 거울에 비친 것처럼 똑같다는 의미다. SA급 / S급 / A급 : 최상급을 뜻하는 표현이다. 진품과 견주어 차이가 없는 최상의 상품이란 의미다.


정품과 비슷한 수준이 아니라 전문가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짝퉁을 부르는 표현도 있다. 갓버전 : 신(God)의 경지에 이른 모조품이라는 의미다. 정품로스 : 명품업체가 하청업체에 준 재료를 남겨서 만들었다는 뜻이다. 정품로스 정도에 이르면 아무리 짝퉁이라고 해도 그 가격이 상당하다. 짝퉁 피해를 입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유없이 저렴한 물건을 사지 않는 것이다. 20만원인 나이키 운동화를 아무 이유없이 15만원에 특가 판매한다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픈마켓인 G마켓·11번가와 비교해야 하지 않나?

짝퉁 나이키 운동화의 로고. 에어조던의 엉덩이 부분이 진품과 차이가 있다. /인터넷 화면 캡처

쿠팡의 주장처럼 짝퉁 거래는 대부분은 SNS마켓이나 중고장터를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전체 위조판매 건수의 3.61%는 쿠팡의 오픈마켓에서 적발됐다. 그런데 쿠팡은 같은 오픈마켓들은 빼고 ‘SNS마켓보다 적발 건수가 적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G마켓·11번가 같은 전통의 오픈마켓에선 적발건수가 제로(0)에 가깝다. 정말 100여명의 전담 인력에 AI까지 동원해 짝퉁을 걸렀는데도 1000만원대 명품 시계를 버젓이 ‘레플리카’라며 20만원대에 파는 것을 잡아내지 못했다니 당혹스럽다.


소비자들은 인터넷·모바일을 통해 명품을 구매할 때는 조심할 수밖에 없다. 오픈마켓은 몰라도 특정인만 가입할 수 있는 네이버 카페, 밴드, 카카오톡 친구 신청으로 거래가 이뤄진 경우 사기 거래의 증거가 남지 않아 적발이 어렵다. 특허청 관계자는 “특히 신발·의류 등은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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