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더니..이젠 "한국을 봐라" 집중 조명

조회수 2020. 11. 11.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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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 'K-개표방송' 소환된 이유는
재미없이 단조로웠던 미국 개표방송
한국 개표방송처럼 합성한 이미지 인기
일본은 패널·공 이용한 구시대적 방송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을 이루는,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CNN,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은 11월7일 바이든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3일 선거 후 개표 5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과 전직 부통령이 맞붙은 선거였고, 막판까지 피 말리는 박빙 승부가 이어진 탓에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대선 결과에 주목했다. 

출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선거는 박빙, 개표방송은 "트럼프 트윗보다 재미없어"


이번 대선은 기적 같은 역전극이었다. 개표 초반만 하더라도 트럼프가 10%포인트 이상 앞서가며 우세했다. 개표율이 90% 초반일 때도 트럼프 득표율이 소폭으로 높았다. 하지만 개표 95% 시점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앞질렀다. 예측불허의 상황에 직접 미국의 개표방송을 시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흥미진진했던 선거 결과와 달리 개표방송을 본 이들의 반응은 “재미없다”는 것이었다. “미국 개표방송 보느니 차라리 트럼프 트위터를 지켜보는 게 더 재밌겠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실제 폭스뉴스, CNN방송 등 미국 주요 언론의 개표방송은 단조로웠다. 대부분 트럼프와 바이든이 앞서는 지역을 각각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표시한 미국 지도를 화면에 띄우고 분석하는 정도였다. 변상욱 YTN 앵커는 개표 현황을 전하며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 중계가 저렇게 재미없는 줄 오늘 알았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출처: KBS 방송화면 캡처
CNN 개표방송

◇“미친 방식”이라며 선거 때마다 주목받는 한국 개표방송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선거 때마다 개표방송으로 화제를 모아 왔다. 합성 이미지나 패러디물 등 CG를 활용해 각 방송사가 개표방송을 재미있게 구성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의 개표방송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받았다. 2017년 대선 당시 한국에 거주하는 작가 겸 대중문화 전문가 마크 러셀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것이 한국의 개표방송이다. 봐라. 나머지 세상은 지루해질 것"이라며 카레이싱 그래픽으로 개표 상황을 중계한 MBC의 개표방송 화면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방송사는 SBS였다. SBS는 ‘왕좌의 게임’, ‘포켓몬 고’ 등을 패러디해 개표 상황을 중계했다. 로이터통신 서울지부 기자 제임스 피어슨은 마크 러셀에게 "SBS에 비하면 MBC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한 SBS 개표방송 영상을 올렸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미친 방식(crazy ways)"이라고 표현하며 한국 개표방송을 집중 보도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트위터 캡처
2017년 대선 당시 다양한 컨셉으로 개표방송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던 SBS(위)와 개표방송을 본 외신 기자들의 트윗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온라인상에서 개표방송이 화제가 되자 개표방송에 영어 자막을 입힌 동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들도 있었다. 영상을 본 해외 네티즌들은 “거짓말하지 마라. 말도 안 된다”, “한국에 가야 할 이유가 또 생겼다”, “BBC가 보고 배웠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만약 미국에서 방송사에 있는 누군가가 개표방송으로 이런 컨셉을 제안했다면 아마 그 제안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도 않고 쓰레기통으로 직행했을 거야”, “맙소사. 내가 뭘 본거지? 이게 공식 영상이라고?”, 이 방송을 제작한 사람은 약을 거하게 한 게 틀림없어!”라는 댓글도 있었다.


이 때문에 한국의 개표방송에 익숙한 국민들에게 미국의 개표방송은 지루할 수밖에 없었다. 보다 못한 네티즌은 미국 개표방송을 한국식으로 합성한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다. 마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우주 생명의 절반을 날려버리는 악당 타노스로 변신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무기인 인피니티 건틀릿을 착용한 손으로 바이든 후보의 목을 조르고 있는 이미지다. 트럼프 선거 홍보 캠프에서 지난해 우주를 정복하는 타노스의 몸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영상을 트럼프 선거 홍보 캠프에서 제작한 것에 착안해 트럼프를 타노스로 변신시킨 것이다. 해당 게시글은 2300회 넘게 리트윗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출처: 트위터 캡처
미국 개표방송을 한국식으로 합성한 이미지

일본의 미국 대선 개표 방송을 본 뉴욕타임스 도쿄지국장의 트윗(위)과 공을 활용한 개표방송

한편 재미없는 미국 개표방송만큼이나 일본 개표방송도 화제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걸맞지 않은 구시대적 개표방송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도쿄지국장인 모토코 리치는 트위터에 “아사히 TV가 선거인단 수를 손으로 입력하고 있다”며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진행자가 직접 패널을 갈아끼우며 개표 상황을 전하는 모습이었다. 1980~1990년대 방송을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출처: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본의 미국 대선 개표 방송을 본 뉴욕타임스 도쿄지국장의 트윗(위)과 공을 활용한 개표방송

5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디지털한 일본의 개표방송 근황.jpg’이라는 제목과 함께 사진 2장이 올라오기도 했다. 판넬로 만든 바이든과 트럼프 후보 앞에 동그란 통을 놓고, 선거인단을 새로 확보할 때마다 파란색 공과 빨간색 공을 넣어가며 개표 상황을 중계하는 방송화면이었다. 글쓴이는 “판넬 퍼즐맞추기에 이어 공놀이하는 중”이라며 아날로그식 개표방송을 비꼬았다. 


이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2020년에 아직도 80년대식으로 판때기 붙이고 있네요”, “역시 박스 강국의 면모”, “우리나라 중고딩도 저러진 않겠다”, “아직도 팩스로만 업무 보는 자칭 최고 선진국”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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