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에 이어 이번엔..코스트코 '신종거지' 논란

조회수 2020. 10. 28.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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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거지' 없어지니 이번엔 음료거지?..코스트코 '거지 논란'
푸드코트서 보온병에 탄산음료 담아가
“리필 서비스도 사라질 듯” 비난 여론
원가 저렴해 문제없다는 옹호 의견도

"정말 별의별 거지가 다 있네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 이용객이 올린 사진 한 장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작성자 A씨는 식당가에 설치된 탄산음료 기계 앞을 지나가는 손님을 찍어 올리면서 “양파거지 없어지니 음료거지가 또 많다”고 적었다. 양파거지란 집에서 밀폐 용기나 비닐을 들고 와 양파 기계에서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을 담아간 ‘얌체족’을 말한다.


코스트코는 2019년 11월 푸드코트에 비치했던 양파 기계를 없앴다. 대신 핫도그를 사는 고객에게 소량의 양파를 제공하기로 했다. 사측은 “고객 때문이 아니라 회사 정책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네티즌들은 “일부 양심 없는 손님 때문에 선량한 고객까지 피해를 봤다”, “양파를 다 털어가는 앞 사람 때문에 10분을 기다린 적도 있는데,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코스트코 이용객. 왼손에 보온병을 쥐고 있다.

◇“양파거지가 콜라거지로 돌아왔네요”


양파거지 논란 이후 1년 만에 코스트코에서는 또 한 번 거지 논란이 불거졌다. A씨는 “양파에 이어 음료도 곧 리필이 사라질 듯하다”라며 탄산음료를 개인 용기에 담아 가는 손님을 비난했다. 그는 “직원이 (매장에서 제공하는 용기를 제외한) 다른 용기에 음료를 담지 말라고 고함을 쳐도 보온병에 음료를 따르더니, 직원의 말은 들은 체도 않고 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리니 더 용감해지나 보다”라고 했다.


게시글에는 “탄산음료를 따라 집으로 가져가면 김빠져 맛도 없을 텐데 그걸 담아 가느냐”, “참 딱하게 산다”, “저런 사람은 회원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500원만 내면 일회용 컵을 받아 원하는 만큼 음료수를 마실 수 있는데, 굳이 보온병에 음료를 따라 가야 하느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출처: SBS 뉴스 유튜브 캡처
2019년 11월 코스트코가 양파 기계를 없애자 ‘양파거지’ 논란이 불거졌다.

◇얼음·냅킨·소스·포크도 한 움큼···목격담 쏟아져


음료거지 논란이 일자 코스트코 회원 사이에서는 추가적인 목격담이 나왔다. “양파와 탄산음료뿐 아니라 온갖 물품을 무분별하게 가져가는 ‘OO거지’가 많다”는 것이다. 음료 기계에 있는 얼음을 비닐봉지에 담아 집으로 들고 가는 ‘얼음거지’, 케찹이나 머스타드 등 소분 포장한 소스를 대량으로 가져가는 ‘소스거지’, 일회용 수저나 포크를 한 움큼 들고 가는 ‘포크거지’, 냅킨을 필요 이상으로 가져가는 ‘냅킨거지’ 등 다양한 사례가 나왔다. “코스트코에서 적게는 수만원, 많게는 수십만원 이상을 쓰면서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기업에서 제공하는 무상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례는 코스트코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코스트코처럼 양 제한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었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 대부분 2010년대 들어 무한 리필 서비스를 중단했다. 맥도날드는 2009년 6월 대기 줄로 인한 고객 불편과 원가 상승을 이유로 리필 서비스를 없앴다. 맥도날드에 이어 버거킹도 2013년 4월 음료 리필을 중단했다. KFC는 2016년 1월, 롯데리아는 2018년 2월부터 1회 리필만 허용하고 있다.


2015년에는 가구 브랜드 이케아에서 연필거지 논란이 있었다. 매장에서 고객이 마음에 드는 가구 모델명이나 사이즈를 메모할 수 있게 비치해둔 연필을 집으로 가져가 중고나라에 판매하는 사람이 나왔다. 판매자는 “광명 매장에서 가져온 북유럽 감성이 느껴지는 연필, 합리적 가격 3000원에 판다”는 글을 중고거래 카페에 올렸다. 매장 오픈 2개월 만에 연필이 자취를 감추자 SNS에서는 “연필거지 때문에 이케아가 연필을 회수했다”는 소문이 돌기까지 했다.

출처: YTN News 유튜브 캡처
가구 매장 이케아에서는 2015년 ‘연필거지’ 논란이 있었다.

◇“원가 낮아 피해 없다···” 옹호 의견도


모든 사람이 ‘음료거지’ 비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 한 명이 매장에서 크게는 수십만원씩 돈을 쓰는데, 탄산음료가 아깝겠느냐”라며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탄산음료값 500원은 형식적으로 받는 것이고, 매장에서 파는 물건을 훔친 것도 아니라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다.


반대파는 옹호 의견에 대해 “양심과 시민의식의 문제”라며 재반박한다. “원가가 얼마든 비상식적인 행위는 하지 않는 게 옳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이 모인 카페에서는 “얌체족이 줄어들지 않으면 기업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조금씩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 나온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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