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발톱 깎아주다가..올 상반기에만 2억 찍었죠

조회수 2020. 9. 30.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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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키우다가 만든 발톱깎이로 연 매출 2억원 올립니다"

반려견을 위해 배우기 시작한 애견 미용으로 창업까지 한 사람이 있다. 처음엔 애견 미용 전문샵이었다. 애견 스파, 사진 촬영 등 당시엔 흔치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반려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수많은 반려인을 만나면서 이들이 반려동물의 발톱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걸 알았다. 강아지나 고양이는 발톱 안에 혈관이 있는데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아 발톱을 깎을 때 피가 나거나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LED 조명을 이용해 발톱 속 혈관을 쉽게 볼 수 있는 발톱깎이를 만들었고, 제품 론칭 1년 만에 매출 2억원을 올렸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워킨위드’ 이보라(34)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워킨위드 제공
‘워킨위드’ 이보라 대표.
출처: 워킨위드 제공
이 대표는 반려인으로 현재 강아지 3마리를 키우고 있다.

대학에서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이 대표는 졸업 후 카페, 옷 가게 같은 상점이나 주택 리모델링 등을 하는 한 인테리어 회사의 디자인팀에서 일했다. 그러던 중 2013년 지인에게서 강아지를 입양했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가장 큰 고민은 미용이었다. 믿고 맡길만한 데가 없었다. 결국 직접 학원에 다니면서 애견 미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전문적으로 애견 미용을 하는 숍이 없었어요. 동물병원에서 미용을 같이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미용하는 모습을 반려인이 직접 볼 수 없어 관리 중에 다치는 건 아닌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털이나 발톱 관리 등을 직접 해주고 싶어 애견 미용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공부하면서 반려동물의 털을 너무 짧게 밀거나 피부를 자극하는 미용은 강아지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준다는 걸 알았어요.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애견 미용을 전문적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2016년 광주시에 애견 전문 미용 숍인 ‘멍블리’를 열었습니다. 관리하는 걸 직접 볼 수 있는 오픈형 구조의 미용실, 스파 서비스, 24시간 돌봐주고 산책시켜주는 애견 호텔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했어요. 또 미용 후 목에 두르는 리본을 직접 만들어 제공했고, 사진 촬영 서비스를 했습니다. 당시에 흔치 않은 반려견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가 인기였고, 최고 연 매출은 2억원 정도였습니다.

출처: 워킨위드 제공
이 대표가 운영한 애견 전문 미용 숍인 ‘멍블리’.

애견숍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반려인을 만났고, 자연스레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겪는 고충을 알 수 있었어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더 많은 반려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2018년 ‘워킨위드’를 창업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울 때 가장 많이 겪는 문제 중 하나가 발톱 관리였습니다. 실외에서 생활하는 동물의 경우 자연적으로 발톱이 마모되지만 대부분 실내 생활을 하는 반려동물은 주기적으로 발톱을 잘라줘야 합니다. 발톱 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세균 감염, 발톱 골절 등 여러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어요.


강아지와 고양이 발톱 안에는 혈관이 있습니다. 너무 짧게 자르면 혈관이 다치거나 피가 납니다. 발톱이 투명하거나 흰색이라면 혈관이 희미하게라도 보이지만 발톱 색이 진한 경우 혈관이 아예 보이지 않아 애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의 경우에는 쉽게 잘 자를 수 있어요. 저도 오랜 시간 애견 미용을 하면서 3000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의 발톱 정리를 해줬기에 큰 어려움 없이 발톱을 잘라줄 수 있어요. 


그런데 초보자나 일반 보호자의 경우 어느 정도의 길이로 잘라야 할지 몰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직접 자르다가 반려동물이 다칠까 겁난다는 고객이 대부분이었어요. 또 발톱 20개의 혈관 길이가 다 달라서 자를 때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반려인이 직접 반려동물의 발톱을 쉽고 안전하게 자를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출처: 워킨위드 제공
이 대표가 개발한 룩컷 발톱깎이.

이 대표는 1년 6개월간의 제품 연구·개발 끝에 회전형 LED 조명을 부착한 ‘룩컷 발톱깎이’를 개발했다. 


“강아지나 고양이 발톱에 빛을 투과해 발톱 속 혈관을 맨눈으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또 발톱 갈이를 내장해 발톱을 자른 후 날카로워진 표면을 부드럽게 갈아줄 수 있게 했어요. 발로 눈이나 얼굴을 자주 비비는 반려동물의 경우 발톱을 갈아주지 않으면 얼굴에 상처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제품에 간식 꽂이를 추가해 발톱 깎는 걸 싫어하는 반려동물도 발톱 관리가 즐거운 놀이로 인식할 수 있게 했습니다. 발톱 막이 창도 달아 발톱이 튀지 않게 했어요.”


-제품 개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습니다. 처음엔 호기롭게 아이디어만 가지고 시작했어요.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제품 제작 공장을 찾기 위해 경기도 화성, 전라남도 장성 등 여러 곳을 수소문해 무작정 찾아다녔습니다. 제품 개발에 집중하면서 ‘멍블리’는 다른 직원에게 운영을 넘겼습니다.


발톱깎이 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동물의 발톱은 사람과 다르게 두껍고 단단합니다. 절삭력이 좋은 날을 이용해 깔끔하게 자를 수 있게 했습니다. 절삭력이 나쁘면 발톱이 구부러지거나 부서지면서 잘리지 않아요. 제조 공장만 5번 바꿀 정도로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룩컷 발톱깎이’는 2019년 3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 처음 론칭했다. 제품은 반려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고 펀딩 성공률은 10034%를 기록했다. 펀딩 금액만 약 1억원에 달했다. 이후 두 번의 펀딩에서도 총 1억2000여만원의 펀딩에 성공했다.


“첫 제품 론칭 후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 제품을 보완했습니다. 사용할 때 불편한 점이나 개선할 점을 들었어요. 발톱 막이의 미세한 구멍으로 발톱이 새어 나온다는 후기가 있어 3000여개의 제품을 리콜 처리하고 다시 제품을 개선해 재발송했습니다.

출처: 워킨위드 제공
최근 론칭한 체어 하우스로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함께 쓸 수 있다.

또 발톱깎이를 만들면서 보조도구인 쇼컷 네일 가이드를 추가로 개발했습니다. 발톱을 자를 때 발등과 발톱을 감싸는 털을 밀어줘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번거롭습니다.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발톱 주변 털을 한 번에 밀어주는 보조도구를 만들었어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에요. 2년간 개발했고, 최근에 론칭했습니다.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함께 쓸 수 있는 체어 하우스도 출시했습니다. 스툴(stool·등받이와 팔걸이가 없는 작은 의자) 모양에 구멍이 있어 보호자는 의자로, 반려동물은 집으로 쓸 수 있어요. 예쁜 디자인으로 집 안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다른 경쟁사와 차별점은요.


“타사의 LED 펫 발톱깎이는 혈관을 찾기 위한 도구가 아닌 단순한 조명으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빛의 세기, 각도 등을 연구해 짙은색의 발톱 속 혈관까지 잘 보일 수 있게 만들었어요. 또 회전이 가능해 반려동물의 발톱에 맞게 각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습니다.


룩컷 발톱깎이와 쇼컷 네일 가이드는 PCT(특허협력조약·특허의 출원, 조사 및 심사에 대한 국제적인 협력을 위한 조약)는 물론 한국, 일본, 중국, 미국 4개국에 특허 및 디자인권을 등록했습니다.”

출처: 워킨위드 제공
'워킨위드'를 글로벌 반려동물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는 이 대표.

-매출이 궁금합니다.


“작년엔 발톱깎이로만 연 매출 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목표 매출은 5억원입니다. 2020년 상반기 매출은 2억원이었어요. 현재 신세계, 현대 등 전국 주요 백화점 12곳에 입점했어요. 또 미국, 일본, 대만,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독일, 호주, 인도 등에도 수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지금까지는 국내외 유통망을 확보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앞으로는 유통망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또 5년 안에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자사 공장설립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반려동물을 위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어요.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위한 실용적인 제품을 계속 개발하고 싶어요. 해외 시장에도 집중해 글로벌 반려동물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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