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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반으로 갈랐더니…대체 이걸 어떻게 넣은거죠?

직업 군인 꿈꾸다 기업인으로 변신, 군고구마를 판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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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뱅크 이세운 대표
군고구마 안에 치즈 넣는 기술 특허 취득
전남 향토자원 청년창업지원사업 선정돼
"우리 농산물 세계에 알리고 싶어"

최근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편의점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구황작물(救荒作物)이 있다. 김치, 동치미, 치즈, 우유 등과 어울리는 대표 간식 고구마다. 대형마트 이마트의 올해 3~6월 고구마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 고구마 관련 상품은 56%가 증가했다. 생고구마 판매량이 늘면서 고구마 말랭이, 치즈 군고구마 등 가공제품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그중 군고구마 전문 가공업체 '팜스뱅크(Farms Bank)'는 기존 제품과 차별을 둔 제품을 출시해 3일 만에 고구마 1000여세트를 완판했다. 기존 제품은 군고구마를 갈라 치즈를 얹는 방식이다. 그러나 팜스뱅크는 군고구마의 원래 모양을 훼손하지 않고 그 안에 치즈를 삽입했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군고구마지만 먹기 위해 익혀서 가르면 치즈가 있는 것이다. 팜스뱅크 이세운 대표는 2년 동안 연구한 이 기술로 특허를 받아 2019년 8월 제품을 출시했다. 지금은 2년 차 창업가지만 한때 고구마의 '고'자도 모르던 고구마 문외한이었다고 한다. 이세운(26)대표에게 그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팜스뱅크 이세운 대표

출처팜스뱅크 제공

◇직업 군인 꿈꾸다 고구마 발견


창업 전에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이세운 대표는 항공 고등학교 군 특성화반을 졸업했다. 졸업 후 충주 공군 19전투 비행단에서 병장 2년, 전문 하사로 3년 재직했다. 직업 군인을 꿈꾸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도 싶었다. 그러다 고구마에 꽂힌 계기가 생겼다.


"외가는 할머니 때부터 농수산물 도매업을 하고 있습니다. 본가인 전라남도 목포에 내려올 때면 외삼촌을 도와 납품을 위해 해남, 무안 등을 다녔어요. 당시 해남을 오갈 때 마다 공장이 하나씩 들어오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몇 주 후에 보면 새로운 공장이 들어서 있었죠. 궁금해서 여쭤보니 냉동 군고구마 공장이었어요. 그 말을 듣고 이것저것 찾아보니 국내 농산물이 수입산 때문에 성장이 주춤하는 반면 고구마는 아니었습니다. 고구마로 뭔가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생고구마가 아닌 고구마를 더 맛있게 가공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스 군고구마는 얼려서 유통만 하면 됩니다. 여기서 무엇을 더 결합해야 경쟁력이 생길까 고민했습니다. 남녀노소 좋아하고 거리낌 없이 즐기는 음식을 찾다가 치즈가 떠올랐습니다. 고구마와 치즈를 접목한 제품을 만들어 보기로 하고 전역했습니다."

팜스뱅크 공장 내부

출처팜스뱅크 제공

◇군고구마 안에 치즈 넣는 기술 개발


그동안 모은 돈, 은행과 주변의 도움으로 자본금을 마련했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맛 좋은 고구마를 찾는 것이 우선이었다. 강원도와 전라남도에 있는 고구마 농가를 하나하나 찾아다녔다. 일본, 중국에서 나는 고구마도 먹어봤다. 고구마 샘플만 1000만원어치를 사 맛을 봤다. 살면서 가장 많은 고구마를 먹었던 때였다고 한다.


"3개월 정도 후 원하는 맛을 내는 농가를 찾았습니다.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를 결합한 베니아로카종을 생산하는 곳이었어요. 밤고구마는 너무 퍽퍽하고 호박고구마는 너무 달기도 하고 빨리 썩습니다. 두 종류의 장점만 합친 고구마죠. 일본에서 개발한 종이지만 해남의 토질과 재배환경이 더 좋기 때문에 훨씬 맛있습니다. 또 고구마도 숙성이 필요합니다. 알맞은 온도와 습도에서 적당한 시간 동안 숙성을 해야 고구마의 단맛과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살아납니다. 연구 끝에 팜스뱅크만의 숙성실을 만들었고 숙성 기술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원하는 고구마와 숙성 정도를 찾았으니 다음 과제는 치즈를 넣는 것이었다. 쉽지 않았다. 고구마를 파보기도 하고 갈라도 봤지만 원하는 모양과 맛이 아니었다. 수백번의 시도 끝에 모양을 유지하면서 치즈를 삽입하는 기술을 구현하는 데 성공해 기술 특허를 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적절한 치즈 종류와 양을 찾는데도 오래 걸렸다. "광고나 만화처럼 치즈가 늘어나는 걸 구현하고 싶었어요. 한 입 딱 베어 물었을 때 쭉 늘어나도록 하는 게 어려웠죠. 어느 날 편의점에서 파는 스트링 치즈를 넣었는데 원하는 비주얼이 딱 나왔습니다. 여기서 영감을 받아 적절한 치즈 배합과 양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팜스뱅크에서 개발한 치즈 군고구마

출처팜스뱅크 제공

◇3일 만에 1000세트 완판


2019년 1월 제품을 완성해갈 쯤 전라남도 향토자원 청년창업지원 사업에도 지원했다. 향토 자원을 활용해 창업을 준비 중인 청년을 위한 사업이다. 지원팀 중 20팀을 선정해 창업 교육, 멘토링, 창업 지원금 등을 지원한다. 이세운 대표가 지원했을 때 약 80팀이 지원했다고 한다. 그중 팜스뱅크가 20팀 중 한 팀으로 뽑혀 지원금 3000만원, 멘토링 등을 받을 수 있었다.


"준비 끝에 2년 동안 연구한 치즈 군고구마를 출시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출시 전 주변 사람들에게 선보였을 때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다들 치즈 고구마인데 치즈가 어디 있냐고 궁금해했어요. 그리고 고구마를 반으로 갈랐을 때 치즈가 늘어나니까 다들 좋아했고 맛도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같은 해 8월 '오빠네 아이스 치즈 군고구마'를 출시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현대백화점, CJ 등 대기업에서 연락이 왔다. 단독 판매 계약을 맺자는 것이었다. 고민했지만 한 업체와 단독계약은 아닌 것 같아 거절했다. 당시 소비자 반응은 바로 확인할 수 없었다. 판매를 시작한 계절이 여름이었기 때문이다. 고구마는 겨울 간식이라는 인식이 강해 판매량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 11월을 겨냥한 SNS 마케팅과 오픈마켓 판매를 재정비했다.


11월 판매를 시작했을 때 12월까지 준비한 물량 1000세트를 파는 것이 목표였다. 예상과 다르게 판매 시작 3일 만에 완판됐다. 이 대표는 기분이 묘했다고 한다. "내 물건이 이렇게 팔리기도 하는구나 신기했습니다. 솔직히 안 팔릴 줄 알고 걱정이 많았어요. 기분이 묘했습니다."

팜스뱅크의 제품은 목포 MBC에 나오기도 했다(좌)., 차갑게 먹을 수 있는 파인애플 군고구마(우).

출처목포MBC 유튜브 캡처, 팜스뱅크 제공

◇"우리 농산물 세계에 알릴 것"


지금까지 고구마 4~5개들이 기준 1만여개의 치즈 군고구마를 팔았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고 한다.


"이제는 고구마를 계절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고구마는 겨울 간식이라는 인식이 강해요. 올 3월부터 다시 주문량이 떨어졌습니다. 이걸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다가 여름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아이스 파인애플 군고구마를 만들었어요. 고구마 안에 파인애플이 들어있고 살짝 해동한 후에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입니다. 포도, 딸기, 참외, 배 등 다 넣어봤어요. 호불호가 있었지만 파인애플이 가장 인기가 좋아서 출시했습니다."


또 치즈 군고구마가 무조건 호평만 받는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냉동제품이기 때문에 생기는 불편한 점도 있었다. 배송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소비자는 조금 녹은 채로 제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CS번호가 이 대표의 핸드폰 번호였다. 당시 밤낮없는 문의 전화에 당황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 소비자 염려와는 다르게 해동돼서 도착하는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3개월에 한 번씩 냉동, 해동 상태 제품 대장균 검사, 자가 품질 검사를 받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비자가 기분 좋게 받아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팜스뱅크의 목표는 고구마를 포함한 우수한 우리나라 농산물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농작물 은행이라는 의미처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농산물을 발굴해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그 첫 타자가 고구마인 것입니다. 전남 목포시에 군고구마 전문 카페 '낭만 고구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구마 쿠키, 김치 군고구마 등 고구마를 활용한 디저트를 선보일 겁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늦어지고 있는데, 어서 개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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