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레 동남아나 제주서 왔겠지 생각했던 망고의 대반전

조회수 2020. 9. 17.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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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옆에서 열대 과일을 키운다고요?

농사 지으려면 ‘시골’ 내려가야 한다?? “이젠 옛말”

스마트농업 시대, 물류 좋은 수도권이 오히려 유리

파주시, 전국최초 스마트농업 전담부서 만들어 지원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 근처에 위치한 농장 ‘윤미농원’. 이 농장에서 재배하는 작물은 애플망고다. 열대과일 애플망고 맞다. 열대 작물을 한국에서 재배하는 것 자체가 신기한데 제주도나 전라남도가 아닌 파주에서 생산한다니 더욱 놀랍다. 실제 파주의 연평균 기온은 제주보다 약 4도 낮다. 농부가 기본적인 기후 정보도 모른단 말인가? 그런데 임윤재(39) 윤미농원 대표는 “파주가 남부지방보다 애플망고 농사에 유리하고, 더 맛있다”고 자신했다. 윤미농원에서 서울 광화문까지는 차로 45분 거리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제서 수확해도 충분하다. 99.9%의 고객이 하루만에 윤미농원 애플망고를 맛볼 수 있다. 수입 상품은 말할 것도 없고, 2~3일 걸리는 제주산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다.

윤미농원 임윤재 대표. '열대과일은 남부지방에서만 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윤미농원 제공

임 대표가 애플망고 재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12년이다. 제주에서 애플망고를 재배하던 아버지의 지인으로부터 권유를 받았던 것. 임 대표는 “제주도로 내려갈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고 한다. 수도권에서 나고 자라 가족과 친구들 모두 여기에 있는데 혼자 외지에 가서 잘 견딜 수 있을까. 각종 ICT 장비를 통해 온실 내 온도부터 습도·일조량까지 관리할 수 있는 시대에 꼭 ‘산지’로 찾아가야 하는 것일까? 그는 파주에서 애플망고를 키우기로 결심했다. 임 대표는 “남부지역에 비해 온실 난방비가 2배 이상 들지만, 일교차가 더 커서 과일의 당도가 높고 단단하다는 평을 받는다”고 했다.


◇스마트농업 시대, 더 이상 ‘산지’는 없다 


농업이 전통적 경작 방식에서 스마트농업으로 진화하며 농업지도도 바뀌고 있다. 사과·△△참외 같이 산지가 고정돼 있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가 많고 온라인 직접판매 등에 유리한 수도권 인근이 스마트농업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실제 파주시의 경우 스마트농업 인구가 늘며 2018년 스마트농업을 전담하는 ‘스마트농업과’를 신설하기도 했다. 전국 지자체 최초다. 스마트농업연구센터를 설치해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고, 스마트팜 테스트베드 교육장에서 농업인 양성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김학용 팜스톤 대표가 자신이 재배한 새싹 인삼을 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개성인삼 하면 북한을 떠올리지만, 실제론 파주 북부지역도 개성인삼의 산지"라고 설명했다. /팜스톤 제공

임 대표가 애플망고라는 독특한 작물을 통해 승부를 걸었다면, 김학용 팜스톤 대표는 원래 지역특산물인 작물을 재배하되 독특한 농법으로 도전한 경우다. 개성인삼이다. 김 대표는 “개성인삼 산지라고 하면 북한 개성시만을 떠올리는데, 실제 개성인삼 산지는 개풍(북한)과 파주”라며 지도를 펼쳐보였다. 그의 ‘인삼밭’은 에어컨이 가동되는 시원한 온실 내부다. 인삼 재배에 최적화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다. 마치 계단처럼 생긴 재배대를 이용하기 때문에 단위면적당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4~6년을 키우는 일반 인삼과 달리 김 대표가 키우는 새싹 인삼은 파종 후 30∼90일만에 수확하는 삼이다. 김 대표가 직접 개발해 특허를 받은 상토로 재배를 한다. 그는 “양액재배(수경재배의 일종) 형태로 키운 새싹 인삼보다 사포닌 함량이 3배 정도 높다”고 강조했다. 일반 인삼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영양분 함유량은 높아 최근 인기가 높다. 김 대표는 “스마트농업은 외부 환경과 완전히 차단된 채 생산을 할 수 있어 기후변화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도 막을 수 있어 소비자에게 언제나 깨끗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식당 한켠서 물고기로 채소 키우자... 관광객이 찾아왔다

장기조 두둑한행복 대표가 아쿠아포닉스로 재배한 쌈채소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채소는 곧장식당에서 소비된다. /두둑한행복 제공

장기조 두둑한행복 대표가 운영하는 식당 ‘두둑한한판’(파주시 광탄면)은 고기보다 쌈채소로 더 유명하다. 이 식당에서 소비되는 채소는 모두 식당 한쪽에 마련된 아쿠아포닉스 농장에서 생산된다. 아쿠아포닉스란 물고기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s)의 합성어로 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길러 수확하는 방식을 말한다. 즉 물고기를 키우면서 발생되는 유기물을 이용해 식물에 양분을 제공하고, 식물은 물을 정화시키는 순환형 시스템이다. 장 대표는 아쿠아포닉스 농장을 기반으로 100% 유기농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고, 볼거리와 체험할 거리 또한 제공할 수 있다”며 “실제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아쿠아포닉스 농장을 보기 위해 가족단위로 식당을 찾는 방문객이 많다”고 했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스마트농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청년 농업 인재를 육성해 미래 농업의 중심지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했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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